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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사내이사 내려놓기 '불가피한 선택' '재판+특경가법 개정안' 집중 조명 우려…경영참여는 지속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19-10-07 08:22:14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5일 03: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횡령·뇌물죄 등 혐의를 두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2심 재판 결과를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여파다. 최종 결과를 떠나 당장 사내이사 직무를 유지하기 부담되는 이슈가 맞물렸다. 내달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시행된다는 점이다.

사내이사 자리를 내려놓더라도 부회장 직함만 그대로 유지하면 삼성 경영 참여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도 이를 고려하게 된 이유로 보인다. 이 부회장 입장에서 보면 파기환송 이후 대법원의 재판결까지 한참의 기간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혹여나 부정적 시선이 몰릴 수도 있는 사안은 최대한 피해가며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여러 모로 유리할 수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달 26일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 연장을 위해서는 적어도 지난 4일 이사들에게 이를 알렸어야 했지만 삼성전자는 이 같은 절차를 벌이지 않았다.

등기임원인 사내이사 임기를 연장하려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주총 14일 전 소집공고를 내야 한다. 선행돼야 할 이사회는 주총 7일 전 이사들에게 소집을 통보해야 한다. 결국 날짜를 계산해보면 지난 4일이 '데드라인'이었다.

사실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를 내려놓을 것이란 관측은 지난 8월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부회장의 횡령·뇌물죄 파기환송을 결정한 당시부터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최순실 씨 측에 삼성전자가 제공한 마필과 재단 출연 자금을 뇌물로 볼 수 없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2심 결과를 뒤집는 취지의 파기환송을 했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었던 핵심 사유가 뒤집어질 수도 있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루한 법정다툼을 재차 벌여야 하게 됐다.

특히 대법원의 파기환송은 오는 11월 8일 시행될 특경가법 개정안과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유지 문제를 맞물려 해석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을 불렀다. 특경가법 개정안에 존재하는 '취업제한 조항'에 따라서다.

기존 특경가법에도 범죄행위자의 '기업체' 취업 금지 조항은 있었다. 하지만 '기업체'란 기준 자체가 모호한 탓에 제대로 적용되기는 어려웠다. 개정안은 그 기준을 보다 명확히 했다. 특경가법 개정안 시행령 10조에 따르면 취업 제한 기업체는 △범죄행위로 재산상 이득을 취한 곳 △이와 관련된 제3자의 출자 및 근무기업 △공범의 출자 및 근무기업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적용 범위와 기간은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 △징역형의 집행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2년 △징역형의 선고유예기간 등으로 규정돼 있다.

특경가법 개정안이 내달 시행되더라도 이 부회장은 해당 기준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2016년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 부회장 사건을 이를 이유로 묶게 되면 '소급적용을 하지 않는다'는 형법상 기본 원칙에 위배된다. 반면 대법원 최종 판결 결과가 나오는 때를 개정안 적용 기준 시점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 역시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어느 쪽이든 이 부회장에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를 두고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직책 유지가 집중 조명될 가능성이 열렸다. 사내이사를 내려놓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던 핵심 이유다.

이 부회장은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더라도 그룹 활동을 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대기업 총수일가 경우 법적 책임경영을 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비판을 의식해 등기임원(사내이사)에 오르는 경우도 있다. 최대주주 지위에는 변함이 없는데다 부회장 직함도 그대로 유지된다. 총수로서 역할은 지속해 이어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대법원 파기환송 이후에도 삼성 사장단 회의를 비롯해 사우디 출장 등을 직접 챙기며 경영 보폭을 넓히는 양상을 보여왔다. 파기환송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전과 다름 없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점쳐진다. 비록 사내이사를 내려놓게 되더라도 파기환송에 따른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삼성 경영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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