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의 한국밸류, '가치투자 확장' 돌파구 모색 [자산운용사 경영분석]①공모펀드 설정액 감소, 실적 하락세…헤지펀드 시장 진출, 행동주의 전략 시동
이효범 기자공개 2019-10-15 13:00: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0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채원 대표(사진)가 지난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경영 지휘봉을 잡은 이후 가치투자를 기반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또 적극적인 주주활동과 연계한 행동주의 전략도 선보일 계획이다. 사실상 가치투자의 외연을 넓히는 것으로 이 대표가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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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설정액 감소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주수익원인 펀드운용보수는 최근 몇년동안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뿐만아니라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하우스들이 대부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넓게는 공모펀드 운용사들의 현주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설정액은 올상반기말 기준 3조5339억원이다. 2015년말 5조6597억원과 비교해 2조원 넘게 감소한 셈이다. 펀드운용보수는 2015년 상반기 142억원에 달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75억원에 그쳤다.
그동안 시장상황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코스피지수는 2000선 안팎에서 머물다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초까지 급등해 한때 25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들어 다시 2000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최근 3년새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였다. 변동성이 커지자 국내 투자자들은 주식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체투자에 몰렸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시장의 트렌드에 따라 대체투자로 하우스로 변모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계열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투자영역이 중복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유지해온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직 주식으로 승부해야 하다보니 최근 수년간 운용자산 감소는 불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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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적인 부분은 이 대표가 경영을 맡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펀드 설정액 감소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전체 펀드설정액은1조765억원 감소했으나 2018년 1250억원, 2019년 상반기에는 오히려 506억원 늘었다. 주식형펀드와 혼합채권형펀드에서 자금유출이 있었지만 전문투자형사모펀드 설정액은 2017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올 상반기말 4000억원 가까이 커졌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또 강점을 가졌던 중소주식형, 배당주식형 펀드 운용에 집중했다. 올해에는 신규로 공모펀드를 출시하지도 않았다. 특히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판매사들로부터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 9월말 기준 연초후 수익률은 7.76%를 기록했다. 이는 벤치마크(BM) 수익률인 -1.35%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국내 증시가 최근 1년간 지속된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성과로 평가된다.
올들어 헤지펀드 시장에도 진출했다. 공모펀드 시장과 달리 매년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점도 출사표를 던진 배경으로 꼽힌다. 헤지펀드는 공모펀드에 비해서 운용상 제약이 덜하다. 극단적인 예로 국내 증시 하락세가 예상된다면 헤지펀드에 주식을 편입하지 않아도 된다. 이를 통해 수익률 방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동안 공모펀드에 적용했던 가치투자 전략을 헤지펀드에 걸맞게 재구현하는 시도다.
스튜어드십코드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주주활동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해왔던 주주관여 활동을 공개적으로 전환하는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행동주의 전략과도 연계해 내년 주총시즌을 앞두고 기업 가치개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공모펀드 시장 침체에 대응해 가치투자를 기반으로 외연을 넓힐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것도 그 일환으로 기본적인 운용철학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모펀드 중에서는 배당주펀드 운용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수익률이 양호해 최근 판매사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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