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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캐스팅보트 '반도그룹', 권홍사 회장 행보는 부산 작은 건설사서 시평 13위로 성장…한진칼 4대주주 등극

고진영 기자공개 2019-10-11 11:00: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0일 1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의 족적은 주택 외길에서 40년간 크게 벗어난 적이 없다. 그간 본업에만 집중해왔다는 점에서 한진칼 주식 매입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주택사업만으로는 반도건설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힌 만큼 외부 연계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한 게 아니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반도건설은 부산의 작은 건설업체에서 시작해 시공능력 평가 순위 13위의 회사로 성장했다. 권 회장은 경북 의성이 고향이지만 사업은 부산에서 일궜다. 건설사에 입사했다가 3년 만에 사표를 던지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1980년 반도건설의 전신인 태림주택을 설립했고, 차츰 빌라와 아파트 등으로 사업규모를 키웠다.

000000000000000000000권홍사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부산 대표 건설사로 성장한 2005년에는 주무대를 서울로 옮겼다. 당시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지만, 권 회장은 한술 더 떠 오히려 국내도 좁다고 판단했다. 이듬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진출한 것이다.

반도건설은 당시 사상 최대의 부동산 호황기를 달리던 두바이에 총 공사비 5억 달러의 복합건물 '두바이 유보라타워'를 짓기로 했다. 두바이에서 단순 도급이 아닌 자체 개발사업을 한 것은 반도건설이 국내 최초였다. 잘 나가던 두바이 경제가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어려움이 닥치기도 했지만 2011년 결국 무사히 준공에 성공했다.

안심은 일렀다. 2011년은 건설업계 위기가 절정에 달하던 때였다. 중견 건설사들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고 대형 건설사들마저 몸을 사렸다. 권 회장은 설계 혁신을 카드로 꺼내 들었다. 대형 주택의 전유물이었던 4.5베이(전면에 거실과 방 3.5개 배치)를 소형 아파트에 적용하는 평면 특화를 시도한 것이다.

도전이 성공을 거두면서 반도건설은 분양 무덤으로까지 불리던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대형브랜드 아파트를 제치고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후 경남 양산 신도시, 송산 신도시, 동탄2신도시, 다산신도시 등에서 분양 성공을 이어가며 회사는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이 신도시들의 입주가 연이어 이뤄지면서 들어온 잔금 덕분에 반도건설 시공능력이 12위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2016년 44위에 불과했는데 2년 만에 30계단 이상을 건너뛴 셈이다.

그러나 반도그룹은 이제 주택사업에만 집중해서는 쉽지 않은 업황에 직면해 있다. 작년 반도건설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들의 별도매출은 단순 합산 2조8306억원으로 전년보다 29.2%나 줄어들었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자체 분양과 공사 수주가 모두 움츠러든 탓이다.

물론 2015년 이후 분양대금이 활발하게 유입된 만큼 현금흐름은 견조하고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도 26.2%에 그쳤지만 이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필요해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간 존재감이 희미했던 반도그룹 계열사들의 주식 투자 행보는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아직 반도그룹의 한진칼 보유지분은 5% 정도에 불과한 만큼 향후 차익 자체에 큰 의미부여를 하긴 어렵다. 하지만 앞으로 추가적 주식 매입 등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0000000000000반도재무

시장에서도 반도그룹이 한진칼 4대 주주로 등극한 목적을 두고 관심이 가라앉질 않고 있다. 반도그룹 측에서는 "경영 참여 의도가 없다"고 못 박았으나 투자자들의 의문 섞인 시선은 여전하다. 한진칼 1대주주는 지분 28.70%를 차지한 한진그룹 오너일가. 2대주주는 KCGI(15.98%), 그 뒤로 3대주주 델타항공이 10.00%를 보유했다.

현재 반도그룹은 모태인 반도건설과 반도종합건설을 축으로 시행사 법인들을 거느리고 있다. 반도홀딩스가 두 중심계열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권 회장이 이 반도홀딩스 주식 69.61%를 쥐었다. 한진칼 지분을 각각 2.46%, 1.75%씩 소유한 한영개발과 대호개발은 반도종합건설의 100% 자회사다. 또 한진칼 지분 0.85%를 들고 있는 반도개발은 권 회장의 장남 권재현 반도개발 상무가 지분 전체를 가졌다. 세 회사는 기존 한진칼 지분을 총 4% 보유하고 있었는데 한영개발이 최근 4만주를 추가 취득해 5.06%로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단순 투자 의도일 수도 있지만 시기가 너무 공교롭다"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나 KCGI 쪽에서 접촉이 없을 리가 없는데 반도그룹의 입장을 표면 그대로 믿기는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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