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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약개발 네트워크 분석]CDMO가 말하는 유전자세포치료제 현주소②바이럴벡터 시장 걸음마…탄탄한 공정개발, 소프트웨어, 파트너십으로 생산성 높여야

프랑크푸르트(독일)=서은내 기자공개 2019-11-15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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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이 개발돼 시장에 나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수만가지 후보 중 단 한가지만 신약이 된다. 그 과정도 복잡하다. 후보물질을 발굴, 개발, 임상, 생산하는 과정에서 CDMO(위탁생산개발업체)나 CRO(발굴·분석·임상대행)가 더해져야 한다. 하나의 물질이 완제품이 되기 위해 가공, 장비, 솔루션, 포장재 업체들의 역할도 필수다. 독일 'CPhI Worldwide 2019'에서 만난 글로벌 신약 개발 네트워크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3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전자세포치료 기술(Cell and Gene Technology)이 불치 영역에 있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해결책으로 등장하고 있다. 유전자세포치료제 개발 붐이 가속화되면서 수년 안에 FDA, EMA 등 허가기관들이 승인하는 유전자세포치료제 약물의 숫자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유전자세포치료제 개발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특히 유전자세포치료제는 상업화를 위해 대량으로 생산하는 '스케일업'의 이슈가 업계의 가장 큰 과제다. 생산성 허들 극복이 관건으로 떠오르면서 치료제의 원료 공급, 물질 개발 및 생산을 돕는 CDMO(위탁개발생산업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이들은 유전자세포치료제의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수주 스케쥴이 2년씩 지연되는 상태다.

대표적인 글로벌 유전자세포치료제 CDMO로는 론자, 코브라바이오로직스, 브래머바이오, 옥스포터드바오메디카, 후지필름, 파라곤바이오서비스 등이 꼽힌다. 이들은 치료제 제조에 필요한 바이럴 벡터(Viral vector)나 플라즈미드 DNA를 주로 생산한다

국내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유전자세포치료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대형제약사 중에서는 녹십자도 세포치료제 전용 공장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도 미국 자회사를 통해 플라즈미드 DNA 공장 증설을 예고했다. 에스엘바이젠도 세포치료제 개발에 관심을 갖고 생산시설을 준비 중이다. 셀리드도 공장을 구축하며 항암용 임상샘플 생산에 나섰다. 유틸렉스, 앱클론, 큐로셀 등 카티(CAR-T) 개발사들도 GMP시설 구축에 여념이 없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글로벌 제약박람회 'CPhI 월드와이드 2019'에서도 유전자세포치료 분야는 다수 컨퍼런스에서 핵심 주제로 논의됐다. 특히 '세포와 유전자 치료 기술의 기회에 대한 이해' 세션이 청중들의 관심을 끌었다. 글로벌 CDMO 소속 연사들이 패널로 참여해 해당시장의 생산성 극복과 투자 및 기회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CPhI 2019
지난 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CPhI 2019에서 진행된 컨퍼런스 현장. '유전자 세포치료 기술의 기회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론자, 써모피셔사이언티픽, 옥스포드바이오메디카 등 유전자세포치료제 CDMO 및 장비 업체 소속 연사들이 시장의 핵심 이슈를 짚었다.

좌장을 맡은 피오나(Fiona Barry) 팜소스(PharmSource) 편집장은 "프로벤지(Provenge), 예스카타((Yescarta), 진튜이트(Gintuit), 킴리아(Kymria),럭스터나(Luxturna) 등 유전자세포치료제가 FDA와 EMA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계속해서 더 많은 약물이 허가되고 있다"면서 "유전자세포치료제 중심 위탁생산기업이 증가하고 있지만 원료 확보, 생산성, 치료제 가격 등의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DMO 업계는 탄탄한 초기 공정 개발에 집중하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파트마(Fatma Aybegum Senkesen) 론자 마케팅 전략 총괄은 "바이오텍들이 개발 과제를 들고 찾아올 때 대부분 실험실 규모 수준에 머물러있으며 이를 상업화하거나 혹은 임상용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CMO 입장에서 프로세스 개발, 플랫폼 기술을 통해 견고한 제조공정을 확립하는게 중요하며 케파 확대에 집중하기보다 약물 개발 초기부터 제대로된 튼튼한 공정 개발로 상업화의 가능성을 높이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 유전자세포치료제의 제조는 설비와 같은 하드웨어 보다 궁극적인 생산성을 높일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앤디(Andy Lewin) 옥스포드바이오메디카 부사장은 "CDMO 업체가 충분한 인력을 갖췄는지, 또 직원들이 역할을 확실히 이해하고 필요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품질관리에 대한 기본적인 문화가 형성돼 있는지 점검해야한다"고 짚었다.

유전자세포치료제 생산을 표준화함으로써 가격을 낮출 방안은 없을까. 유전자세포치료제는 환자 맞춤형 치료의 성격상 표준화가, 대량 생산이 어려운 영역이다. 이런 다양한 요인 탓에 치료제 가격도 매우 비싸다.

안젤라(Angela Tsang Myers) 마일포아시그마 유전자편집 분야 총괄은 "유전자세포치료제의 원료인 바이럴벡터 시장은 아직 초창기"라며 "항체 등과 비교할 때 치료제의 시장 진입이 단기간 이뤄졌고 그런만큼 생산성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자동화 기술, 싱글유즈 기술 등을 활용해 생산비, 시간을 단축 시켜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마스(Thomas VanCott) 파라곤바이오서비스 CTO는 CDMO와 치료제 개발 기업간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CDMO가 치료제 개발 고객사와 팀워크를 쌓아간다면 개발 공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제품을 공장에 쌓아놓고 파는 품목이 아니므로 제조사와 개발사가 오랜 시간 유기적 관계, 커뮤니케이션을 형성하는 게 핵심 키"라고 말했다.

치료제 개발업체의 파트너십은 다방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전자세포치료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분야마다 특수하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아웃소싱이 필수"라고 말했다. 필요에 따라서는 '멀티 아웃소싱'도 가능하다.

말테(Malte Kremer) 스트레터지 시니어 매니저는 "유전자세포치료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기 위한 방법으로 합병을 비롯한 각종 파트너십이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 업계는 빅파마나 바이오텍의 인수 합병이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 4월 파라곤바이오서비스는 카탈란트에 12억달러(1조5000억원)에 인수됐으며 11월 초 코브라바이오로직스는 영국 코그네이트 바이오서비스에 인수됐다. 써모피셔사이언티픽도 올초 브래머바이오를 약 1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크리스(Chris Murphy) 써모피셔사이언티픽 부사장은 "치료제의 공급망 가운데 하나의 실수만 있어도 연쇄적 영향을 미치므로 탄탄한 제조 품질, 안정적인 물류서비스, 좋은 소프트웨어 등이 유기적인 파트너십 안에 잘 맞물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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