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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기업 육성 서두를 필요 있나

안경주 벤처중기부 차장공개 2019-11-25 08:19:28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2일 07: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에 '유니콘'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상장 이전의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은 유니콘처럼 상상에서나 볼 수 있다는데서 착안했다.

정부부처와 공공기관들은 올 들어 유니콘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제2벤처 붐 전략' 보고회 이후 투자지원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고회 당시 6개에 불과하던 유니콘 기업의 수를 2022년까지 20개로 늘리겠다는 정부의 야심찬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지난 18일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열린 '코리아 벤처투자 서밋 2019' 행사가 대표적이다. '차세대 유니콘', 즉 향후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 30여곳을 모아 기업설명회(IR)와 투자, 인수·합병(M&A) 상담회 등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뤼이드, 아이지에이웍스, 밸런스히어로, 뷰노, 중고나라 등이 차세대 유니콘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국내 펀드 출자자(LP) 중에서 큰 손으로 꼽히는 산업은행 역시 국내 7개 벤처캐피탈(VC)과 '메가 세븐 클럽(Mega-7 Club)' 협의체를 결성하고 유니콘기업 공동 발굴 및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다섯 번의 '딜 쉐어링 데이(Deal Sharing Day)'를 통해 10여개 기업들이 '프리(Pre) 유니콘'이란 이름으로 IR에 참여했다. 와디즈, 스파크플러스, 버즈빌, 퀠슨, 상화, 디앤디파마텍 등이다.

모두 언급하지 못했지만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은행 뿐만 아니라 서울시, 신용보증기금 등 다양한 곳에서 유니콘기업 육성에 뛰어들고 있다. 그리고 유니콘기업 육성 목표 아래 이뤄진 이 같은 지원은 모처럼 되살아난 벤처창업과 투자 열기를 확산시키는데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제2 벤처 붐 전략' 보고회 이후 7개월여 만에 국내 유니콘기업 수가 6개에서 9개로 늘어났다고 한다. 한 발 더 나아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연말에 (유니콘기업 수가) 10개를 넘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유니콘기업 수가 늘어난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다. "유니콘기업의 수가 몇개냐가 국가경쟁력의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는 박 장관의 말을 상기시키지 않더라도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감도 있다. 유니콘기업 육성을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유니콘기업이 하루 아침에 탄생하지 않는 탓이다. 현재 약 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국내 유니콘기업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크래프톤만 보아도 지금의 성장까지 10년에 걸친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정부부처와 공공기관들은 유니콘기업을 찍어내 듯 얘기를 한다. 오히려 빠른 시간 내에 유니콘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서두르는 인상을 준다. 이 때문인지 최근 벤처캐피탈 심사역을 만나보면 국내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가 고평가 됐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비상장 기업의 정확한 밸류에이션 측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니콘기업 육성 정책에 밀려 기업 가치만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기업 가치가 고평가 된 스타트업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는 듯 하다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유니콘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100% 동의하고 공감한다. 하지만 급할수록 길게 보는 '긴 호흡'이 중요하다. 유니콘기업 육성도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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