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대책 후폭풍]사모펀드 판매, 증권사 중심으로 굳어지나증권 비중 82%, 추가 확대 전망…은행, '내리막' 공모펀드 시장 회생 '과제'
최필우 기자공개 2019-12-12 08:14:34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0일 07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주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자 보호 대책이 확정되면 사모펀드 판매 채널 판도가 현 체제로 굳어질 전망이다. 현재 증권사가 사모펀드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공모펀드 시장 위축 직격탄을 맞은 은행은 사모펀드 시장 틈새를 노렸으나 다시 공모펀드 중심 판매 정책으로 회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은행 사모펀드 판매잔고, 2016년 이후 '첫 하락'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은행에서 판매된 사모펀드 잔고는 27조75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에 비해 1조2064억원(4.2%) 감소한 금액이다. 은행 사모펀드 판매잔고가 분기 단위로 하락한 건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이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뀐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10월말 기준 잔고는 26조6119억원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사모펀드는 증권사 판매채널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지난 10월말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 잔고는 325조2930억원이다. 전체 사모펀드 시장의 82.5% 비중을 증권사가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증권사가 사모펀드 시장 성장을 견인한 셈이다.
공모펀드에 비해 펀드 운용상 제약이 적고 편입 자산군이 많아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증권사 고객의 호응을 불러냈다. 특히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등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헤지펀드가 대거 등장하면서 증권사 핵심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은행이 사모펀드 판매 대열에 합류한 건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면서다.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르면서 국내를 대표하는 가치주펀드, 성장주펀드, 배당주펀드 등이 일제히 부진하자 신뢰를 잃은 투자자가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이에 은행도 사모펀드 판매를 본격화했다. 우리은행이 교보증권 레포펀드와 라임자산운용 헤지펀드를 각각 조단위로 판매하며 외형을 키웠고, KB국민은행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을 파트너로 낙점해 헤지펀드 판매에 시동을 건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은행권의 사모펀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3분기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 잔고가 성장을 이어간 것과 대비된다. 투자 성향이 보수적인 은행권 고객이 받은 충격이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가 예고한대로 오는 12일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대책이 확정되면 은행권의 사모펀드 판매잔고 반등은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은 파생 전략이 가미되고 20~30%를 웃도는 손실이 가능한 사모펀드는 '고난도 금융상품'으로 분류, 은행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파생상품을 편입하는 상품은 물론 선물을 활용한 헤지 기법이 사용되는 롱숏(Long Short), 에쿼티 헤지(Equity Hedge) 전략 헤지펀드도 은행 판매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고위험 고수익 자산군인 메자닌,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전략 펀드는 은행이 자체적으로 걸러낼 가능성이 높다.
◇사모중심 성장 택했던 은행, 공모 회귀 '불가피'
국내 4대 시중은행은 사모펀드 위주 성장 전략으로 쏠쏠한 성과를 올렸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은 올해 4년 연속으로 사모펀드 판매잔고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은행은 주력 상품이 라임자산운용 펀드가 대거 환매되기 전까진 판매잔고 확대가 유력했다. 하지만 내년 사모펀드 성장 지속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 됐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공모펀드 판매잔고는 지난 10월말 기준 총 54조1483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말에 비해 2조9120억원(5.1%) 감소한 금액이다. 지난해 일제히 부진했던 국내외 증시가 올들어 어느정도 반등하면서 전년대비 판매잔고는 소폭 늘었으나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모펀드 성장으로 공모펀드 판매잔고 하락을 상쇄해 온 은행은 이제 공모펀드 시장을 회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공모펀드 시장이 축소 흐름을 이어가면 비이자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고객 자산관리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시중은행은 공모펀드 포트폴리오 영업, 리밸런싱 활성화 등을 대책으로 준비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 판매에 제약이 생긴 만큼 공모펀드를 활용한 고객 자산관리에 주안점을 둬야할 것"이라면서도 "공모펀드에 신뢰를 잃고 사모펀드를 선택한 투자자들이 재차 공모펀드로 돌아오려면 트랙레코드를 통한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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