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박희원 회장, 트루윈에 77억 사재 투입…성패는 [지배구조 분석]②'장내매수·유상증자' 지분 취득…경영 불안정 주가 부진 지속

강철 기자공개 2019-12-11 08:19:58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0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조대리석과 합성왁스를 제조하는 라이온켐텍(LION CHEMTECH)은 2013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1973년부터 라이온켐텍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박희원 회장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지분 12.5%를 시장에 매각해 약 12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라이온켐텍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3배 가까이 급등한 이듬해 8월에는 시간외 매매로 지분 7%를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약 220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그 결과 상장 전 70%를 상회했던 박 회장의 라이온켐텍 지분율은 2014년 말 44%까지 떨어졌다.

박 회장은 구주 매출로 확보한 340억원의 현금을 상당 부분 트루윈(Truwin) 지분 매입에 투입했다. 2016년 5월 약 24억원을 들여 트루윈 주식 31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같은 시기 트루윈이 단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5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며 지분율을 10.6%까지 높였다.

이후 2017년 1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수시로 장내에서 트루윈 소수 지분을 취득했다. 트루윈이 2016년 8월 계열사로 편입한 적외선 이미지 센서 개발사 시리우스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지금까지 트루윈에 투자한 사재는 약 77억원에 달한다.

트루윈은 2006년 5월 설립된 자동차용 변위센서 개발사다.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거점을 운영하며 SLS, TPS, IAPS 등 각종 센서를 양산한다. 최근에는 비냉각식 적외선 이미지 센서, 카메라 모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4년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창업자는 남용현 트루윈 대표다. 삼성SDI, 동희산업을 거친 남 대표는 트루윈테크놀로지에서 한솥밥을 먹은 최경배 전 상무, 심준보 이사 등과 트루윈을 설립했다. 이후 15년 가까이 최고 경영자(CEO)로 재직하며 트루윈 살림을 총괄하고 있다.

박 회장과 남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 CEO'와 '대전광역시'라는 공통 분모가 존재한다. 두 오너는 이 같은 접점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의 기업인들이 1989년 출범한 대덕이업종교류회의 회원으로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2015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것은 두 CEO의 관계를 한층 돈독하게 만드는 윤활유로 작용했다. 실제로 두 CEO는 대전에서 토크 콘서트, 골프 모임 등 기업인 관련 행사가 열릴 때마다 대부분 함께 참석했다. 박 회장의 트루윈 투자는 이 같은 남 대표와의 친분이 기반이 됐다.


3년에 걸친 77억원 투자의 결과는 박 회장 입장에서 무척 아쉽다. 박 회장이 처음으로 지분을 매입한 후 한때 1만3000원까지 올랐던 트루윈의 주가는 2017년 1월을 기점으로 하락을 거듭했다. 현재는 5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박 회장의 평균 매입 단가인 6600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부진한 실적이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트루윈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년 연속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다. 2년 누적 영업손실만 약 175억원에 달한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도 2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말 기준 결손금은 237억원으로 불어났다.

외부 감사인이 2016년 감사보고서의 의견을 거절한 탓에 2017년 3월부터 8월까지 5개월동안 거래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외부 감사인이었던 삼일회계법인은 트루윈의 매출액, 매출원가, 매출채권, 미수금, 재고자산 등에 대한 적정성을 확인할만한 충분한 감사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에는 남 대표가 캡스톤인베스트를 비롯한 투기 세력에 트루윈 경영권 지분 21%를 매각하려다 철회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경영권 매각 소식이 알려진 후 반등하던 주가는 계약 해지가 결정되자 한때 52주 최저가인 4200원까지 떨어졌다.

박 회장은 이 같은 트루윈의 불안정한 경영 상황을 감안한 듯 2018년 말 주식 30만주(2.7%)를 처분했다. 당시 트루윈의 주가가 4500원 안팎에서 형성된 점을 고려할 때 지분 매각으로 15억원가량을 회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 매입 단가를 단순 적용할 시 5억~10억원의 손실을 봤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부터는 지분 매매에 전혀 나서지 않고 있다. 주식 87만678주(7.3%)를 거래 없이 1년 가까이 보유 중이다. 박 회장이 보유 지분 전량을 현재 주가로 매각할 경우 약 50억원을 회수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