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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증자·완전 자회사' 의사결정 라인 달랐다 CFO 출신 대표이사 '정상화 방안' 불발…박정원 회장 '구조조정' 결단

최은진 기자공개 2019-12-17 14:11:41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6일 14: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은 두산건설을 중심으로 올해 두가지 중대한 의사결정을 단행했다. 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와 두산중공업의 완전 자회사 편입이다. 이 두 사안은 표면적으로 다른 사안으로 보이지만 두산건설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한 그룹의 전략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면의 의미는 상당히 다르다. 전자는 '정상화', 후자는 '구조조정'에 방점을 두고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어떻게 해서든 두산그룹을 살려보겠다던 그룹의 의지가 1년도 안 돼 급선회 했다. 그 배경에는 전혀 다른 '의사결정 라인'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경영진들이 정상화 과정을 추진했지만 쉽사리 해결되지 않자, 두산건설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이 직접 나서 구조조정의 결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두산건설은 올해 2월 42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5500억원의 적자를 낸 데 따른 부실을 감당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은 이에 대한 자금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했고, 결국 부담은 두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두산이 짊어졌다.

경기도 일산 제니스, 기타 SOC 사업 등 부실사업장에 대한 손실을 최대한 방어하기 위한 조치가 당시에는 자금지원 밖에 없었다. 부실을 털어내고 정상화 하기 위한 과정에서 긴급자금수혈이 필요했고 유상증자라는 카드를 통해 모기업에 손을 벌렸다. 그룹의 연쇄적인 자금난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지만, 그룹은 이를 승인하며 정상화를 지원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주요 의사결정 라인은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등 경영진들이 주축이 됐다. 두산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만큼 계열사 대표이사에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인력들을 선임했다. 따라서 두산건설의 재무적 부실의 처리 방안도 주요 경영진들을 주축으로 대안이 마련됐다. ㈜두산의 김민철 대표이사, 두산중공업 최형희 대표이사 등 CFO 출신들이 당시 의사결정의 주요 라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산건설의 정상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여전히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잠재 부실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또 다른 카드가 필요했다. 두산건설을 상장폐지 시키고 두산중공업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한 결정은 여기서 비롯됐다. 정상화보다 구조조정에 방점을 둔 전략으로의 선회가 필요하다는 그룹 측 판단이 개입됐다.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상장사 자격을 내려 놓는 게 급선무였고, 이는 두산중공업의 완전 자회사 편입결정으로 이어졌다.

이는 단순 두산그룹 계열사의 경영진 라인에서 결정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고 전해진다. 두산건설에 대한 정상화 기대를 접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는 결국 건설사업 포기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결단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산건설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오랫동안 몸 담았던 계열사였던만큼 애착이 남달랐다고 전해진다. 박 회장은 두산건설이 두산그룹 계열로 편입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대표이사 회장으로 경영을 총괄했다. 현재까지도 박 회장은 두산건설의 미등기임원으로 등재 돼 있다.

따라서 재계서는 두산건설에 대한 애착이 남 달랐던 박 회장이 이번 두산건설의 상장폐지 및 두산중공업의 완전 자회사 전환을 최종적으로 결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칫 두산건설의 정상화가 아닌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사안인만큼 큰 결단이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두산건설에서 시작한 악성 재무구조가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은 물론 ㈜두산 등 다른 계열사에 연쇄 충격을 줄 가능성을 축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서 이번 결정으로 향후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가 개편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두산건설을 직접 경영하면서 오래 몸담아 애착을 갖고 있는만큼 정상화를 지원했었던 것으로 안다"며 "최근 두산그룹을 상장폐지 시키고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기로 결단한 데에는 박정원 회장의 결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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