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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영구채 발행…스텝업 떼고 콜옵션 10년 신평사 지적에 구NCR 비율 높이기, 신용도 방어 총력

이지혜 기자공개 2019-12-23 13:12:12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0일 1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이 다른 영구채보다 자본성을 더 높게 평가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콜옵션 행사기간이 훨씬 긴 데다 스텝업 조항도 없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의 기준에 맞춰 구NCR(영업용순자본비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투자은행업계도 이번 신종자본증권이 흔치 않은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증권사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경우가 드물고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북클로징을 진행한 12월에 이뤄진 딜이기 떄문이다.

◇10년 콜옵션에 스텝업 조항 없어…"자본성 높을 것"

메리츠종금증권은 20일 신종자본증권을 2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콜옵션은 10년이며 스텝업 조항은 없다.

신종평가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메리츠종금증권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자본성이 다른 신종자본증권보다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보기 드문 사례"라며 “자본성을 인정해주는 요건을 비교적 많이 충족시켰다”이라고 말했다.

과거 포스코와 SK텔레콤도 콜옵션은 있지만 스텝업 조항이 없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자본성을 인정받는 비율을 높여 신용등급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 이후로 스텝업 조항을 뺀 신종자본증권이 발행되는 사례는 매우 적었다. 실제로 올해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은 대부분 콜옵션 기간이 3~5년 정도다. 이 기간 안에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금리가 대폭 높아지는 스텝업 조항도 대부분 붙어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포스코, SK텔레콤과 같은 효과를 노린 것으로 파악된다. 자본성을 최대한 많이 인정받아 구NCR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신NCR은 증권사의 투자여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본적정성의 질을 따지기에는 구NCR이 더욱 적합한 지표라고 신용평가업계는 여긴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사들은 구NCR 비율이 150%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는 증권사는 신용도 하방압력이 있다고 바라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구NCR이 150%에 가깝도록 떨어지면서 신용평가업계로부터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됐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업대출, 우발채무 등 신용 익스포져가 늘어나며 자본적정성 지표가 떨어지고 있다”며 “RCPS 상환, 연차 배당 등으로 자본 확충 속도가 더뎌진 가운데 위험투자는 확대될 전망이라서 위험 대비 자본완충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 확보 총력, 금리 메리트로 어필?

메리츠종금증권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까지의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후순위채 아닌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은행, 금융지주 등과 비교해 증권업의 사업안정성에 대한 불신이 커 투자자를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은행이나 금융지주 등은 신종자본증권을 종종 발행하지만 그만큼 엄격한 국제 회계기준의 적용을 받는다. 제조기업 등은 그런 규제가 느슨한 대신 콜옵션 기간이 짧고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막대한 금리를 물어야 한다는 스텝업 조항을 넣음으로써 투자자들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신종자본증권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이 때문에 메리츠종금증권이 투자자에게 매력도를 어필하기 위해 금리를 높여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4.8%다. 이는 올해 발행된 일반 회사채는 물론 금융채외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높은 금리를 책정한 것은 향후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일찍부터 서두르기도 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12월 이뤄졌지만 발행을 준비한 기간은 3개월 전부터라고 한다. 증권신고서를 작성하고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공모채 준비기간이 2달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긴 편이다. 연말로 갈수록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여력이 줄어들 것을 대비해 서두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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