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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코스메슈티컬 점검]유한양행, 뉴오리진 돌풍 뒤엔 축적된 화장품 노하우⑨‘유한필리아’ 설립·‘코스온’에 400억 투자…뉴질랜드 ‘사슴유’서 착안한 화장품 개발

강인효 기자공개 2020-01-03 07:43:43

[편집자주]

화장품이 제약사들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되고 있다. 제약사들은 의약품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으로 기존 화장품과 차별에 나서고 있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을 일컫는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인다. 코슈메슈티컬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2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시장에서 조용히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브랜드는 '뉴오리진'이다. 프랜차이즈 매장에 내놓는 제품들은 입소문을 타고 매진사례를 보이기도 한다. 뉴오리진의 돌풍 뒤엔 유한양행의 숨겨진 화장품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국내 1위 제약사(매출 기준) 유한양행은 2015년 이정희 대표 체제가 시작된 이후 사업 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2017년 뷰티·헬스 전문 자회사 ‘유한필리아’를 설립해 유아용 화장품을 먼저 선보인 이후 2019년에는 성인용 화장품도 출시하며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2018년에는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업체 코스온에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를 통해 자체 개발 브랜드 화장품과의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한필리아, 유아용 화장품 브랜드 ‘리틀마마’ 론칭

유한양행의 화장품 사업은 2017년 5월 미래전략실 내 뷰티신사업팀을 분사해 설립한 ‘유한필리아(현 유한건강생활)’가 시작이다. 유한양행이 유한필리아 지분 100%(14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유한필리아 설립은 유한양행이 직접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정희 사장은 2015년 유한양행 대표로 올라서면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약 개발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는데, 최근에 가시적인 기술수출 성과가 나오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사장은 신약 연구개발(R&D)뿐 아니라 화장품 사업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필리아는 2017년 12월 성인용 기능성 화장품이 아닌 프리미엄 유아용 화장품 브랜드 ‘리틀마마’를 론칭했다. 리틀마마는 유한필리아가 자체 개발한 화장품은 아니지만, 국내 유아용 화장품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유한양행이 도입한 화장품 브랜드다.
리틀마마의 스킨케어 제품인 알프베베 3종 / 사진=유한필리아
유한필리아는 리틀마마 브랜드 출범과 함께 스킨케어 제품인 ‘알프베베’ 3종과 유아용 목욕 가운과 스펀지 등도 출시했다. 알프베베 3종은 세계적인 스파 명소이자 알프스의 심장이라 불리는 오스트리아 티롤 지역에 위치한 천연 유기농 화장품 전문 연구·제조사에서 천연 유래 원료로 생산한 영·유아 및 어린이용 스킨케어 제품이다.

유한필리아는 2017년 설립 첫해 약 1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이보다 20배 넘게 늘어난 3억1275만원의 매출을 거두며 화장품 사업은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다만 2019년 3분기까지 매출액은 1억4336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줄었다.

◇화장품 OEM 업체 ‘코스온’ 최대주주 등극…생산라인 확보

유한양행은 유한필리아 설립에 앞서 2015년 10월 화장품 제조업체인 코스온(코스닥 상장사)에 투자를 단행하고 화장품 사업 진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당시 유한양행은 코스온이 실시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했다. 보통주 전환시 지분율 4%(68만9053주)에 달하는 상당한 투자였다. 코스온 투자는 유한양행이 간접적으로 화장품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던 계기가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유한양행은 이로부터 3년 뒤인 2018년 10월 코스온에 대한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마찬가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250억원을 들여 전환우선주(CPS) 201만6129주를 받았다. 유한양행은 기존에 보유 중이던 68만9053주에 더해 코스온 지분 12.18%(270만5182주)를 확보하고 이 회사 최대주주에 올랐다.

2015년 유한양행의 코스온 첫 투자 당시 이 회사 사외이사로 경영에 참여했던 김상철 유한양행 상무는 후속 투자가 완료된 2018년 11월 코스온 등기임원에 올랐다. 김 상무는 이보다 앞선 같은해 3월 전무로 승진하면서 유한양행에서는 R&D본부장을 맡고 있다. 유한양행은 코스온에 대한 추가 투자를 계기로 전용 생산라인을 확보함으로써 화장품 사업을 더욱 더 강화한다는 포석이다.
유한양행의 뉴오리진 브랜드를 통해 출시된 스킨케어 라인 ‘디어리스트(DEEREST)’ / 사진=유한양행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오리진’, 디어리스트 화장품 출시

유한양행은 2019년 들어서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오리진’을 통해 스킨케어 라인인 ‘디어리스트’ 화장품을 선보였다. 디어리스트는 뉴질랜드의 청정 남섬 와이카카 밸리에서 사슴유(디어밀크)를 착유하던 농부의 거친 손이 회복됐다는 이야기에서 착안해 유단백을 주요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이다.

유한양행은 연구를 통해 피부 장벽 사이를 메워 촉촉함을 유지해주는 ‘리포텐 콤플렉스’ 포뮬라를 개발했다. 5월 출시된 디어리스트는 유단백 보습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 특성을 전면에 내세워 1차 생산물량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2019년 10월 뉴오리진 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푸드앤드헬스 사업부문을 유한필리아에 양도하며 디어리스트 화장품도 넘겼다. 그러면서 사명을 유한건강생활로 변경했다. 유한필리아를 이끌어온 박종현 유한양행 부사장(약품사업본부장)은 이 회사 대표에서 물러나고, 이 자리는 뉴오리진 사업의 시작부터 컨설팅·기획을 담당하며 브랜드를 이끌어온 강종수 대표가 이어받았다.

디어리스트 화장품은 유단백 보습이라는 핵심 속성을 기반으로 바디 클렌징 등으로도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이다. 채널과 타깃층 다각화를 위해 전용 제품도 개발 중이다.

유한건강생활 관계자는 “뉴오리진은 기존에 건강기능식품에서 추구하던 ‘약식동원(음식과 약은 근본이 같다)’의 개념을 뷰티에서도 그대로 구현해 자연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효능과 영양적인 시너지가 피부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적의 함량을 연구해 제형 안에 안정적으로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한건강생활은 디어리스트 라인 외에 뉴오리진이 전 세계에서 찾아낸 자연의 원료들로 만든 스킨케어 라인들을 2020년부터 연달아 출시할 계획”이라며 “여성 이너 뷰티에도 일조할 수 있는 여성청결제와 같은 제품들도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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