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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LG상사, '현상유지' 기조 바뀌나민병일 상무 부임 후 재무구조 큰 변화 없어…올해 경영전략 변화 전망

김성진 기자공개 2020-02-03 08:26:52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1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민병일 상무(사진)가 2018년 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은 이후 LG상사의 재무상태에 큰 변화는 없었다. 우선 지난 1년 간 사업적으로 특이할 만한 움직임이 없었던 데다 최근 영업실적이 악화해 재무부담을 줄이는데 주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부터 변화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민 CFO와 비슷한 시기 LG상사 최고경영자에 오른 윤춘성 대표(사진)가 집권 2년차에 들어가는 만큼 신사업 육성에 본격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실적 악화 속 재무상태 소폭 개선

지난 1년 간 LG상사의 재무전략은 '현상유지'로 요약할 수 있다. 빠듯한 살림에서 부동산이나 일부 사업을 매각하며 재무부담 확대를 억제하는 데 집중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왼쪽부터) 윤춘성 LG상사 대표이사, 민병일 LG상사 CFO. / 사진=LG상사

우선 민 상무의 CFO 부임 초기인 2019년 3월 LG상사는 보유 중이던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매각해 1336억원을 손에 쥐었다. 처분 부동산은 토지 2161㎡, 건물 2만3920.44㎡로 전체 자산 총액 대비 2.69%에 달하는 규모다. LG상사는 당시 매각 목적에 대해 "자산운용의 효율화와 함께 매각 대금으로 재무구조 개선 등을 이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일부 해외자원개발 투자 지분을 정리했다. 광물자원공사와 함께 보유하고 있던 미국 로즈몬트 동광사업 지분 7.95%를 캐나다 허드베이사에 1억달러(당시 1131억원)에 매각했다. 허드베이사는 4500만달러를 먼저 내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매년 1000만달러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LG상사는 총 424억원을 확보했다.

물론 자산을 팔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에는 작은 규모지만 투자도 단행했다. LG상사는 2019년 4월 'GS E&R' 법인 지분 2%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기존 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LG상사가 콜옵션 행사를 통해 ㈜GS가 보유한 지분 89.9% 중 2%를 220억원에 취득하는 방식이었다. GS E&R은 집단에너지 및 화력·풍력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매해 300억~400억가량 순이익을 내고 있다.

LG상사 재무현황. / 표=LG상사 IR자료

LG상사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은 소폭이지만 성과가 있었다. 민 상무가 CFO로 부임한 이후 변화를 살펴보면 2018년 말 3420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236억원으로 81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을 1조679억원에서 9941억원으로 줄인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1조4306억원이던 차입금은 1조3148억원으로 1158억원 줄었으며, 순차입금은 1조838억원에서 8846억원으로 1992억원 감소했다.

자본의 변화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부채가 줄어들며 부채비율은 225%에서 215%로 10% 포인트 떨어졌으며, 차입금비율은 92%에서 85%로 7% 포인트 개선됐다. 순차입금 비율 역시 70%에서 57%로 13%포인트 낮아졌다.


이처럼 재무안정화 전략을 펼친 이유로는 최근 몇 년 간의 실적 악화 탓으로 분석된다. LG상사는 △자원 △인프라 △물류 등 크게 세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는데, 지난 몇 년간 자원과 인프라 부문 실적 부진 탓에 전체 실적이 악화했다. 2017년 8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던 자원 부문은 2019년 87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고, 인프라부문 역시 2016년 700억원이 넘던 영업이익이 2019년에는 3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물류부문 영업이익이 75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12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전체 실적 부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올해 어떤 변화 생길까

LG상사의 지난 1년간 재무구조에 큰 변화가 없던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런 현상이다. 새로운 사업을 적극 추진하거나 부실 사업을 정리하는 등 경영 측면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부터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윤춘성 대표가 LG상사 대표에 오른 지난해가 탐색기였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한 시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윤 대표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M&A를 통해 신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M&A 사례가 없었던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더한다.

특히 LG상사는 지난해 말 조직구조 개편을 통한 변화를 예고했다. 기존 인프라와 자원 2개 사업 조직을 에너지, 산업재, 솔루션 등 3개 사업부로 재편하고 인도네시아 및 인도차이나에 지역 총괄을 신설했다.

윤 대표의 경영 스타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자원개발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향후 자원개발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표는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석탄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자원부문장을 역임하며 전문성을 키웠고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2019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LG상사가 올해 본격적으로 신사업 진출에 나설 경우 민 상무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라 유연하고 효율적인 자금관리 능력이 요구된다. 민 상무는 LG전자 출신으로 2013년 상무에 오른 이후 약 6년간 금융담당을 맡다가 2018년 말에 LG상사로 자리를 옮겨 CFO를 맡았다.

LG상사 관계자는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팜 사업을 차기 수익원으로 육성하고, 상사 본원적 기능인 유통 및 트레이딩 역할과 비중을 확대해 안정적인 성장을 해나갈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한 신규 분야 진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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