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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본드, 금리여건·진입장벽 '만만찮네' [이종통화 시장 전망]⑤달러채 대비 경쟁력 약화…시장 데뷔 관건, 조달 안정성 강점

피혜림 기자공개 2020-02-05 15:36:11

[편집자주]

달러채권 일변도였던 한국물 시장이 유럽과 스위스, 대만, 호주, 일본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달러 중심의 외화채권 발행을 이어갔던 국내 이슈어들이 이종통화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들은 통화·투자자 다변화 효과를 기반으로 조달 안정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비용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종통화 시장 각각의 특성을 살펴보고 2020년 성장 가능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na Paper) 시장 내 이종통화 채권이 성장하고 있지만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는 존재감을 잃고 있다. 일본 마이너스(-) 금리 여건과 달러채 호황 등으로 달러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자 외면 받는 모습이다. 한일 간 정치적 이슈가 해결되지 않은 터라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이슈어 역시 늘고 있다.

시장은 녹록지 않지만 사무라이본드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하다. 사무라이본드는 일본 역내 투자자가 대부분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한다는 점에서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는다. 다만 첫 발행을 위한 절차 작업 등이 복잡하기 때문에 초도발행에 나서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달러채 변동성 완화, 열기 식은 사무라이본드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9년 한국물(공모 기준) 시장에서 발행된 사무라이본드는 11억 8830만달러(미화 환산 기준)였다. 전체 발행량의 4.57%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통화별 발행비중 기준 달러(71.02%)와 유로화(11.88%), 스위스프랑(6.18%), 호주달러(4.97%)의 뒤를 이었다.

사무라이본드 성장세는 지난해 주춤했다. 지난해 사무라이본드 발행량은 2018년(21억 7976만달러) 대비 45% 감소했다. 2019년 1월 한국석유공사(700억엔)를 시작으로 대한항공(한국수출입은행 보증, 300억엔)과 KT(300억엔) 등이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나섰지만 한일 갈등이 본격화된 7월 이후 명맥이 끊겼다.

사무라이본드 발행량 감소는 금리 여건 등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사무라이본드 발행 시 금리 기준이 되는 엔화 오퍼스왑(Yen Offer Swap·YOS)이 지나치게 낮은 상태를 유지한 점이 주된 이유였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최소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높게 형성해야 해 달러채 대비 가격 메리트가 줄어든다.

달러채 시장 호황은 사무라이본드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렸다. 지난해 미국의 연이은 금리 인하로 달러 채권 시장은 호조를 이어갔다. 대부분의 한국물 이슈어가 달러채 프라이싱에서 오버부킹과 금리절감 등을 거듭하자 이슈어들이 사무라이본드를 찾을 이유 역시 줄었다.

이같은 시장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2019년에 이어 2020년 1월에도 달러채권 시장은 호조를 이어갔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달러채 발행사들은 사상 최저 금리 달성을 거듭하고 있다. 엔화 오퍼스왑 역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한동안 사무라이본드 시장을 찾는 한국물 이슈어는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초도발행 장벽, 데뷔 후 안정성은 강점

사무라이본드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점 역시 한계다. 보수적인 일본 시장 특성 상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하기 위해선 국제 신용등급 기준 A급 이상의 크레딧을 보유해야 한다.

초도발행 절차 역시 까다롭다. 일본 재무성에 발행 등록서(SRS: Securities Rdgistration Statement)를 제출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해 서류 작업 및 조달 준비 작업이 상당 기간 소요된다.

시장 데뷔는 어렵지만 일본 기관 특성 상 꾸준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이다. 사무라이본드 투자 기관은 대부분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기 때문에 유통시장 내 가격 변동성이 미미하다.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통해 한번 투자자 기반을 확보하면 향후 수요 확보 측면에서의 우려 역시 줄어든다.

달러채 시장이 다시 흔들릴 경우 사무라이본드를 찾는 한국물 이슈어가 다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앞서 사무라이본드를 찍었던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 등의 국책은행과 현대캐피탈, KT 등은 일본 기관과의 장기적 관계를 구축한 상황이라 조달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호적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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