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위기감 감도는 ESS시장에 재무상태 '고민' 중대형 전지 시장 찬물 끼얹은 정부 조사…흑자 전환 의구심
김슬기 기자공개 2020-02-10 08:15:5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중대형 전지 부문의 흑자전환을 눈 앞에 뒀던 삼성SDI가 위기를 맞았다. 바로 정부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으로 배터리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ESS를 생산하는 울산사업장을 외부에 공개, 자사의 배터리가 100% 안전하다고 강조해왔다. 발빠른 대응으로 주목받았지만 다시 정부 조사가 원점으로 돌아오면서 기지개를 켜던 중대형 전지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지난 6일 정부가 꾸린 ESS화재사고 조사단은 "지난해 8월 이후 ESS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삼성SDI는 세종정부청사에 임영호 중대형전지사업부장(부사장)을 급파해 조사단 활동 결과에 대해 직접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삼성SDI는 "배터리, ESS 화재와 인과관계 없다"는 공식 자료를 내면서 조사단 결과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권영노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CFO)은 지난달말에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를 통해 "지난해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이슈로 인해서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였다"며 "ESS 안정성 강화 조치는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고 올 6월까지 완료하겠다"고 말한지 일주일만이었다.
삼성SDI가 이렇게 강하게 반발하는 까닭은 중대형전지사업의 향방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2017년 삼성SDI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 이후 대표를 교체하고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했다. 소형전지 중심에서 중대형전지 쪽에 힘을 주기 시작했고, 관련 사업 투자를 늘렸다.
대규모 투자로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했던 중대형전지 부문에서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이 큰 폭으로 뛰면서 사업이 기지개를 결 참이었다. 중대형전지는 전기차 전지와 ESS가 주축이 된다. 삼성SDI는 전지별로 매출과 이익을 공개하지 않지만 컨퍼런스콜을 통해 자동차 전지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70% 가량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대형 전지 성장에 힘입어 매출은 10조원을 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초 2차전지 사업 성장성에 부각되면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유럽이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를 크게 강화하고 있고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시장 확대 기대감을 키웠다. 해외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해당 자동차에 들어가는 2차 전지를 납품하는 기업에도 자연히 이목이 실릴 수 밖에 없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3.5%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중대형 배터리의 한 축인 ESS 배터리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사업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 삼성SDI는 ESS 시장이 올해 전년대비 26% 성장한 15.9GWh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신재생발전이 확대되고 ESS 의무화정책 등으로 해외 전력용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ESS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한 이상 향후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는 올해 중대형 전지 부문이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중대형전지 매출액이 5조1454억원까지 성장하고 영업이익 880억원을 낼 것으로 봤다. 2021년에는 매출 7조8402억원, 영업이익 3370억원을 기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올해 중대형전지 부문이 340억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역시 추가 비용이 사용될 경우 수익성 훼손이 가능하다. 이미 삼성SDI는 ESS 안전대책으로 2000억원 가량의 비용을 사용하면서 지난해 실적이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발표와는 엇갈리는 결론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며 "국내 ESS 혼란이 가중되면서 올해에도 국내 ESS 신규 매출이 거의 불가능하고 해외 ESS 수출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경우 삼성SDI의 추가 매출은 고사하고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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