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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장직 분리 '승부수'…조원태, 믿는 구석은 '사외이사'"사외이사가 의장 맡을 수도"...현 사외이사진, 조 회장에 우호적

박상희 기자공개 2020-02-10 07:52:5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16: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이사회 의장직 분리' 승부수를 띄웠다. 현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된 이사회 체제를 감안하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게될 가능성이 높다. 현 경영진 체제에서 선임된 사외이사진이 'KCGI-조현아-반도건설' 3자연대 등 외부세력보다는 조 회장 측에 우호적이라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진칼은 7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현 정관상 대표이사가 맡도록 되어 있는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진칼은 설명했다.

조 회장은 현재 한진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한진칼은 조 회장과 석태수 사장 공동 대표 체제다. 이사회 의장은 조 회장이 맡고 있다. 이는 한진칼 정관 제37조 및 이사회 규정에 따라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로 하며, 대표이사가 수인인 경우 이사회에서 정하는 자가 의장이 된다는 조항에 따른 것이다.

조 회장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못하면 한잔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상황에서 대표이사와 의장직을 분리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다. 사외이사 수가 월등히 많은 점을 감안하면 이사회에서 선출하는 의장은 사외이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직 분리 배경은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차원"이라면서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게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한진칼 사외이사 4명 가운데 3명이 지난해 주총에서 신규로 선임됐다. 이들은 지난해 주총에서 현 경영진이 내세웠던 후보였다. KCGI 측에서 내세웠던 사외이사 후보를 제치고 선임됐다. 아무래도 현 경영진에 우호적일 수 밖에 없다. 임기는 2022년까지다.

조 회장의 의장직 분리 승부수는 이같은 점이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게되더라도 현 경영진에 유리한 인물들이기 때문에 손해볼 게 없다는 계산이다. 3자연대 등이 내세운 전문경영인보다는 현 경영진이 추대한 사외이사가 의장직을 맡는게 조 회장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의장직 분리는 현재 이사회 규정만 바뀐 상태로 주총에서 정관 변경안도 통과돼야 한다. 의장직 분리는 지배구조 개선 명분이 있는 만큼 3자연대 측에서 반대하기가 어렵다. 조 회장이 본인에게 유리한 이사회 구성을 감안해 3자연대 측에 선공을 날린 셈이다.

이는 사내이사보다 사외이사 수가 더 많은 현 체제를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도 읽힌다.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사외이사 수를 현재 4명으로 유지할 경우 사내이사도 4명까지 선임 가능하다. 3자연대는 공석인 사내이사 자리를 노려 최대한 많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고 있다. 조 회장이 원하는대로 사외이사가 의장 직을 맡으려면 사내이사 수는 사외이사 대비 최소화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영리하게 의장직 분리 프레임으로 3자연대에 선공을 날렸다"면서 "현 경영진에 우호적인 사외이사 체제를 십분 활용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KCGI-조현아-반도건설' 3자연대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요구한 가운데 현 2인 공동 대표 체제가 3인으로 바뀔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단 3자연대가 내세운 전문경영인과 함께 조 회장이 3인 대표체제를 구축한 뒤 이사회 의장직을 놓고 경쟁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조 회장이 주총에서 재선임에 성공했을 경우다.

한진칼 관계자는 "정관에 대표이사 수에 대한 제한은 없다"면서 "물리적으로 3인 대표체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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