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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범현대가 시너지' 언급한 속내는 부채비율 1400%, 자본잠식 등 재무상태 심각

유수진 기자공개 2020-02-14 09:21:2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13: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HDC그룹에 성공적으로 인수돼 범(汎)현대가와의 시너지 창출을 기대한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피인수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새 주인인 HDC그룹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지난해 대폭 악화된 재무구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12일 오후 지난해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연결 기준 매출 7조80억원, 영업손실 4274억원, 당기순손실 8378억원이다. 매출과 당기순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327.7% 감소하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실적 배경과 올해 계획, 미래 전망 등의 내용이 담긴 설명자료도 냈다. 투자자 등 시장 관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매분기 실적발표 직후 배포해오던 것이다. 해당 자료에서 적자 확대의 원인으로 △보이콧 재팬 및 항공사간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저하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및 물동량 감소 △환율상승으로 인한 외화비용 증가 △정시성·안전운항 향상을 위한 투자 확대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료 하단에 조만간 편입 예정인 HDC그룹의 자금 수혈에 대한 기대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항공사 측은 “올해 매각 및 인수 절차 완료시 2.2조원 수준의 자본이 유입돼 부채비율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이러한 재무안정성을 바탕으로 신용등급 상향 및 손익개선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이 12일 배포한 2019년 연간 실적 설명자료 발췌.

특히 HDC그룹의 일원으로서 여객 상용 및 화물 수요 유치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심지어 HDC그룹을 넘어 범현대가와의 사업 시너지를 통한 실적 개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동안 항공업계에서는 HDC그룹의 인수를 계기로 아시아나항공이 범현대가의 상용 수요를 대거 흡수하게 될 거란 얘기가 심심찮게 나왔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아시아나항공이 이를 직접 언급한 적은 없었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은 주제를 막론하고 새 주인인 HDC그룹과 관련된 얘기 자체를 입에 올리지 않아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단 피인수기업으로서 조심스러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호그룹을 떠나 HDC그룹의 품에 안기는 입장에서 성급히 기대감을 드러내거나 시너지 효과에 대해 전망하는 게 다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지난해 말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사실상 HDC그룹의 가족이 됐지만 이후로도 마찬가지였다. 대신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이 신주발행 형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가 한층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던 아시아나항공이 갑작스레 새 가족과의 시너지 얘기를 꺼낸 것을 두고 지난해 실적 악화로 재무상태가 크게 나빠졌기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DC그룹, 더 나아가 범현대가와의 직간접적인 지원과 사업 시너지 등을 강조하며 빠른 시일 내 실적 및 재무구조가 개선될 거란 시그널을 시장에 주기 위한 의도란 해석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대규모 적자가 잇따르며 재무구조가 심각한 상태다. 부채비율은 2018년 말 649%에서 2019년 말 1407%로 1년새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변경된 리스회계 기준이 적용된 지난해 3분기 말 808%와 비교하더라도 3개월만에 600%포인트가 치솟은 셈이다. 심지어 자본잠식도 시작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 8884억, 자본금 1조1162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20.41%다.

국토교통부는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인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재무구조 개선을 명할 수 있다. 이후로도 2년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항공면허 정지나 취소까지도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이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아니지만 1400%를 상회하는 부채비율과 자본잠식이 시작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단 해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올해 M&A 완료시 대규모 신규 자금 유입 및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재무안정성 및 수익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M&A를 통해 예상되는 계열사간 다양한 사업시너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금호산업과 HDC그룹은 지난해 말 SPA 체결 이후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M&A 딜은 올 상반기 중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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