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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의 '셀' 조직운영 실험…DT예산 400억 투입 셀리더에 전결권 위임, 의사결정 프로세스 간소화

손현지 기자공개 2020-02-18 08:21:3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13: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이 야심차게 시도하는 조직 운영방식인 셀(Cell) 조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셀 운영은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ition)계획을 위해 마련한 예산(2000억원) 중 농협은행에 배정된 440억원을 우선적으로 투입하는 프로젝트다. 농협금융그룹 내에서도 은행에 선제적으로 시범 적용한 뒤 향후 타계열사로 운영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농협금융은 작년부터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전략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다. DT는 2000억원 예산이 투입된 거대 프로젝트로 비은행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추진 중이다. BCG측이 농협금융에 제안한 솔루션은 다름아닌 프로젝트 중심의 '셀' 조직 운영이었다.

셀 조직은 애자일(Agile) 경영의 일환으로 기존 법인과 부서간 경계를 허물고 소규모 팀 형식으로 협업을 도모하는 점이 특징이다. 실무 중심인 IT기업에 주로 취했던 방식이다. IT기업의 특성상 의사결정단계가 복잡하면 성과를 내기까지 많은 시간과 돈이 들었던 탓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융권에서도 애자일을 화두로 내걸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 신규 출현한 인터넷은행이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빠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은 셀 방식을 계열사 중에서 은행에 선제적으로 도입키로 했다. 농협은행 특성상 주택담보대출이나 옴니채널 마케팅 분야에서 빠른 혁신이 필요한데다가 신규고객 유입이 절실한 카드 분사를 내재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올초 8개 프로젝트 임무를 띤 셀 조직을 꾸렸다. 4개 사업부문을 선별했으며 91명의 인원을 배치했다. 사업부문별로 경영기획부문과 IT부문에는 3개, 디지털금융부문과 카드부문에 1개의 셀을 구성했다. 특히 디지털 관련 부서 외에도 경영기획부문과 카드부문에 접목시킨 점이 주목할 만 하다.

셀마다 주요 추진내용은 제각각이다. 먼저 경영기획부문이 관리하는 개인종합자산관리 셀은 모바일 기반의 개인별 맞춤 서비스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주요 임무도 뱅크샐러드 등 기존 서비스 수준이나 고객 기대를 넘어선 서비스 발굴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여신 뿐 아니라 각 부서에서 총 9명의 직원이 발탁됐다.

주택관련대출 셀의 경우 서류절차를 간소화한 여신프로세스 구축 업무를 담당한다. 농협은행의 모바일 뱅킹 플랫폼인 '올원뱅크'에 탑재할 대출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 중인데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한 눈에 다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옴니채널마케팅 셀은 대면과 비대면 채널을 연계한 데이터 관리시스템을 마련하는 조직이다.

디지털금융부문 산하에 있는 올원뱅크 셀은 가장 큰 규모로 구성원이 무려 40명에 이른다. 통상적으로 셀이 3~10명 수준으로 구성되는 것과 달리 대규모다. 이들은 통한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이 주요 업무다. 작년 농협금융 내부적으로 올원뱅크팀을 분리 시켜 농협카드와 비슷한 모습인 분사(CIC, Company In Company) 형태로 운영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농협은행 내에 속해 있되 예산, 인력에 상당한 자율권을 주는 사업 구조다. 그러나 예산, 효율성, 이사회 결의 등의 문제를 감안해 '셀' 형태로 운영키로 했다.

IT부문 내 3개 셀(IT올원뱅크, IT디지털상품, IT카드디지털)은 주요 사업과의 연계업무를 도모한다. 신속한 여신상품과 모바일뱅킹 서비스 등을 개발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부터 컴플라이언스 이슈 대응까지 노력하고 있다. 또 상품 출시 기간 단축을 위해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에 대한 논의도 진행한다. 농협금융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추진에도 나서고 있다. 카드부문 내 비대면회원 셀은 신규고객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카드플랫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한다.

지난달에는 새로운 조직체계 운영에 앞서 사전 실무 조기 교육을 실시했다. 조직구조의 문화를 이해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무와 실습 중심 교육을 이해하는 차원이다. 또 시스템 내재화를 위해 '애자일 코칭시스템'을 도입했다.

농협은행이 도입한 셀 조직의 가장 큰 장점은 셀리더에게 부서장의 전결권을 모두 부여한다는 점이다. 이는 보고절차를 간소화해 신속한 업무처리를 위한 토대가 된다. 또 평가나 보상체계도 프로젝트 단위별로 실시한다. 단기간에 강력한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주기를 짧게 두고 진도점검부터 신속한 피드백까지 실시한 점이 특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평적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호칭도 '셀리더'와 '파트너' 두가지로 압축했다"며 "셀 조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현재 8개에서 2023년 30개까지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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