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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자루 쥔 회계법인, 바이오기업 부담 'UP' 지정감사제 도입 등으로 회계사 입김 세져…재감사 등으로 비용 확대

민경문 기자공개 2020-03-05 08:18:5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4일 12: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캔서롭, 케어젠, 폴루스바이오팜, 코오롱티슈진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지난해 감사법인에서 ‘의견거절’을 받은 국내 바이오기업들이다. ‘한정의견’을 받은 곳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해당바이오 기업으로선 수억 원의 재감사 비용을 추가로 물어야 한다. 표준감사시간 제도와 주기적 지정제 도입 등은 상장사들의 부담을 더욱 확대시키는 배경이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상업화 단계가 길고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바이오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2018년 말 당국이 연구개발(R&D) 비용의 무형자산화 기준을 만들면서 규제 논란이 일었고 회계법인과의 갈등이 증폭됐다. 올해 초에는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을 종속회사로 처리하는 것을 둘러싸고 감사법인과 잡음이 일기도 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감사보고서 제출 시한을 앞두고 일부 바이오 회사들이 회계법인과 갈등설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임상의 가치를 얼마로 책정할 지에 대해 회사와 감사법인의 의견이 달라서 ‘의견거절이 나온 사례도 있었다”며 “한번 의견거절이나 한정의견을 받은 이후 재감사를 받기 위해 다른 회계법인을 찾을 경우 비용은 천정부지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코스닥 바이오업체 재무책임자(CFO)는 “바이오텍들은 매출이 적고 비용쓰는 일이 많다보니 회계 재무파트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회계법인들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수준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IPO나 자금조달을 앞두고 있는 기업일수록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기존 완전경쟁시장에서 각종 회계수요가 늘어난 만큼 공급자(회계법인)가 우위에 서게 됐고 이 부분이 회계비용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IFRS 적용으로 회계법인에서 평가받아야 할 항목이 많아졌고 표준감사시간제도나 지정감사제도 강화로 감사비 등이 부르는 게 값이 됐다. 특히 IPO를 위한 지정감사 신청 과정(금감원이 두 곳 지정)에서 회계법인들이 제안하는 감사비용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파악된다.

표준감사시간제도는 감사업무의 품질을 높여 투자자 등 이해관계인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감사인이 투입해야할 최소한의 감사시간을 말한다.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는 감사인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기업이 6년간 감사인을 자유롭게 선임하고 이후 3년간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한 감사인을 선임하도록 하는 제도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자산 2조원 이상은 2019년부터 검토가 아니라 감사로 변경) 등도 회계비용을 확대시키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회계법인에 대한 책임 강화로 감사 비용에 회계법인이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가 얹어지는 분위기다. 2~3년전 감사를 받은 회계수치도 현재 감사인이 다 뒤엎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부실회계도 영향을 미쳤지만 실적이 없는 바이오업체의 회계감사는 그만큼 리스크가 더 있다고 생각해서 감사료를 더 요구하거나 처음부터 감사를 거부하는 케이스도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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