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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KCGI 주주제안, '올해는' 상정된다한진칼, 제안 의안 모두 상정…작년엔 주총 직전 '삭제'

유수진 기자공개 2020-03-05 08:18:1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4일 19: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의 주주제안이 올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다뤄진다. KCGI는 2대주주였던 지난해에도 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안 등을 주주제안했으나 자격 미달 논란이 불거지며 안건 상정에 실패했다.

한진칼은 4일 오전 서울시 중구 대한항공 사옥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오는 27일 주총에 상정할 안건을 확정했다. 이날 이사회가 의결한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이다.

특히 주총 상정 의안에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이 제안한 내용들이 모두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달 13일 사내·사외이사 8인(1명 사퇴)을 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정관에 전자투표제 도입과 이사 자격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명시하는 안건을 제안했다.

심지어 그로부터 10여일 뒤인 지난달 25일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의안상정가처분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진칼이 자신들의 제안을 무조건 주총에 올리도록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한진칼은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인 이날 이사회를 열고 안건 모두를 주총에서 표결에 부치기로 최종 결정했다.

주주연합이 의안상정을 위해 가처분신청을 낸 걸 두고 지난해의 악몽을 되풀이하기 싫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KCGI는 지난해에도 한진칼을 상대로 주주제안을 했으나 당시에는 자격 미달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주주제안 자격 적격성 여부를 놓고 양 측이 수차례 줄다리기를 벌였으나 결국 법원이 한진칼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2018년 말 한진칼 지분 9%를 사들이며 시장에 깜짝 등장한 KCGI는 2019년 정기 주총을 두 달여 앞두고 한진칼에 주주제안서를 송부했다. 해당 제안서에는 KCGI가 추천하는 사외이사와 감사를 선임하고 이사 보수 한도를 축소하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특히 KCGI는 임기가 만료되는 석태수 대표이사 자리에 충실한 의무수행이 가능하고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없는 인사를 이사회 추천으로 선임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진칼은 주주제안 자격을 내세워 제동을 걸고 나섰다. KCGI가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를 설립한 날이 2018년 8월28일로 지분 보유 기간이 6개월이 채 되지 않아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상법 제542조의6(소수주주권) 제2항에 따르면 주주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선 지분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한다. 주총이 3월29일에 열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로부터 6개월 전인 2018년 9월29일부터 지분을 보유한 상태였어야 한다는 논리다.

KCGI는 주주제안권을 규정하고 있는 상법 제363조의2를 들어 맞섰다.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갖고 있는 주주는 주주총회일 6주 전까지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양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달라 좀처럼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KCGI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의안상정가처분신청을 냈다.

1심에선 KCGI가 이겼다. 재판부가 6개월 보유조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3% 이상 지분을 보유하면 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한진칼은 즉시 항고했다. 그러면서 KCGI가 주주제안한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안 등을 조건부로 포함시켜 주총소집결의를 공시했다. 항고심 결과에 따라 주총에서 해당 안건들을 표결에 부칠지, 삭제할지 추후 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2심 재판부는 상장사 특례 규정을 우선 적용해 한진칼의 손을 들어줬다. 한진칼은 KCGI 제안 내용들을 의안에서 제외해 재공시했다.

올해도 반도그룹 계열사인 대호개발이 한진칼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비슷한 논란의 반복이 예상됐다. 실제로 한진칼은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3자연합 측에도 대호개발의 주식 취득시기 증명자료를 요구했다. 그러자 주주연대는 올해도 법원에 의안상정가처분신청을 내며 맞대응했다.

다만 한진칼은 대호개발이 기타 반도그룹 계열사 및 KCGI, 조 전 부사장과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한 후 주주제안을 해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칼 관계자는 "작년엔 주총 직전에 KCGI가 주주제안 자격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와 안건에서 뺀 것"이라며 "자격이 안돼서 못 올린 걸 마치 우리가 안 올리겠다고 거부한 걸로 생각해 올해도 가처분신청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주주연합의 주주제안을 다 검토해서 주총 의안으로 올리려고 했었고, 이사회 의결을 통해 상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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