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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式 ‘금융철학’ 담긴 미래에셋생명 경영체제 하만덕·변재상 재신임, 영업·자산운용 투트랙… IFRS17 등 중장기 경영전략 도모

진현우 기자공개 2020-03-09 09:35:2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5일 10: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만덕·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가 1년 연임에 성공하며 장기 경영체제를 이어간다. 박현주 회장이 보여준 신뢰경영에 부합하는 내실성장을 일궈낸 공로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저금리·고령화에 따른 이차역마진과 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 이슈로 부진의 늪에 빠진 경쟁사들이 대거 수장을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행보와는 사뭇 대비된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월 말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하만덕·변재상 대표 추천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는 상정안을 의결했다.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임추위엔 김경한 위원장을 필두로 엄영호·홍완기 사외이사가 두 후보의 역량과 자질을 검증하며 충분한 자격요건을 갖췄는지 유무를 지속적으로 평가했다.

미래에셋생명은 매년 달라지는 경영실적에 따라 수장을 교체하기보단 오래 전 수립한 경영계획을 흔들림 없이 수행할 적임자를 선정하는 데 방점을 두고 인선절차를 진행했다. 어느새 10년 이상 장기 CEO 반열에 오른 하만덕 대표이사 부회장이 그 예다. 하 부회장은 한화생명의 전신이었던 대한생명에서 6년간 근무하고 1992년 미래에셋생명으로 적을 옮긴 뒤 28년을 몸담았다.

28년 중 10년 이상을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 대표직으로 근무했다. 일선 영업현장에서 지점장부터 한 단계씩 밟아온 터라 보험업 전반을 꿰뚫는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다. 2010년을 기점으로 볼륨성장을 지양하고 변액보험 위주의 상품군으로 체질개선을 이뤄 온 것도 하 부회장이 긴 호홉을 갖고 오랜 기간 매진해 온 결과물인 셈이다. 다수 보험사는 외형성장을 위해 일반저축성·보장성 보험 판매에 열을 올렸고, 금리가 1% 초반대까지 떨어진 현재는 자산-부채 듀레이션갭을 맞추는데 애를 먹고 있다.

실적과 숫자로 평가받는 냉정한 금융의 세계에서 하 부회장이 장수 CEO로 거듭날 수 있었던 건 박현주 회장의 금융철학과 신뢰에서 비롯됐다는 게 보험업계 전반적인 평가다. 미래에셋그룹 DNA 자체가 산업보단 금융 성향을 띠고 있는 터라 애초에 20년 넘는 금융상품·서비스를 다루는 보험업 본질을 감안할 때 CEO임기를 길게 가져가야 한다는 기본 공감대가 깔려 있었다.

현재 보험업계에서 장기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대표적인 장수 CEO로 회자되는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과 박윤식 한화손보 대표는 각각 8년, 7년동안 회사를 이끌어왔지만 최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외국계에선 벤자민 홍 라이나생명 대표가 2010년부터 안정적인 경영실적과 일관성 있는 경영원칙을 통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업계 최초로 텔레마케팅(TM) 채널을 활용, 무진단·무심사보험과 치아보험을 출시하는 등 틈새시장을 잘 공략하며 지금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전화와 홈쇼핑을 통한 보험상품을 생각하면 라이나생명이 먼저 떠오르는 것도 이미 시장에서 오랜 기간 공들인 브랜드 포지셔닝에 성공했음을 방증한다.

보험업 관계자는 “단기 실적이 중요하다면 당장이라도 고금리 보험 상품 위주로 공격적으로 영업해 수익성 지표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게 사실”이라며 “박 회장이 내실성장을 위해 기다려주고 중장기 성장 계획을 밀어준 덕분에 미래에셋생명 대표도 지금의 저금리 환경에서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금리 민감도가 적은 포트폴리오를 갖춰 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연임에 성공한 변재상 대표이사 사장은 2019년부터 미래에셋생명 투자부문(자산운용)을 전담하며 이끈 인물이다. 그 전엔 미래에셋증권에서 5년 이상 대표를 역임한 금융 전문가라 주식·채권·대체투자 등의 투자섹터는 전공 분야라 할 수 있다. 저금리 기조에서 보험료수입과 별도로 수수료수입을 올릴 수 있는 변액보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다만 변액보험상품은 펀드 운용결과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터라 고객들이 위험부담을 해야 하는 상품이다. 보통 수익률이 나오지 않아 중간에 해지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소비자들의 민원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상품도 변액관련 보험이다. 감독당국에서 변액보험 상품 판매에 대한 규제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금융업계 DLF, 라임자산운용 환매연기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도 안정적인 펀드 자산운용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자산운용 수익률 여하에 따라 변액보험 실적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운용수익률은 곧 고객수익률이자, 순이익 계정에서 차감되는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을 결정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에 미래에셋생명은 시장금리 대비 초과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변동성을 많이 낮추는 방향으로 자산운용 부문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작년 12월 기준 국내 보험사들의 변액펀드자산 중 약 90%가 국내에 치우쳐 있는 반면 미래에셋생명은 국내와 해외 비중을 각각 33%, 67%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약 1조7000억원에 달하는 MVP(Miraeasset Variable Portfolio) 펀드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펀드에서 투자한 자산 비율을 대내외 경제 요인에 연동돼 자동으로 변경해주는 게 특징이다.

큰 틀에서 영업과 자산운용 각자대표를 맡게 된 하만덕 부회장과 변재상 사장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고마진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기본 경영방침으로 가져간다는 계획으로 전해진다. 또 보험심사와 보험금지급 등 전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는 방향으로 모바일비즈니스 본부에서 디지털라이제이션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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