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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회계처리 논란]쟁점의 핵 '해외사업', 중심에 선 대표이사⑥해외사업 확대, 트리삭티 잔여지분 사들인 장본인···KT&G "충분히 소명 가능"

정미형 기자공개 2020-03-11 11:35:2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6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 KT&G 회계처리 적합성 논란의 중심에는 백복인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있다. 공채 출신 첫 사장인 백 사장은 그간 해외 사업에 강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됐지만 그때마다 모두 법적으로 무죄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엔 금융감독원 회계 감리에 따라 또 다시 곤혹스러운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백 사장은 2015년 10월 취임했다. 1993년 전신인 한국담배인사공사에 입사해 해외사업과 마케팅을 담당하며 승승장구했다. 사장 취임 이후에는 해외 사업을 집중 육성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 중심으로 적극적인 개척에 나서며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2015년 8078억원이었던 해외 매출은 2017년 1조482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2018년 연임에도 성공했다.

KT&G가 해외사업에 불을 당기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다. 당시 민영진 전 사장은 2011년 경영목표를 ‘해외 진출 확대’로 정하고 공격 경영에 나섰다. 지속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현지 담배 회사 인수·합병(M&A)도 불사한다는 전략으로 앞서 주식과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3000억원 가량의 실탄도 채워둔 상태였다. 백 사장은 당시 3년간의 터키법인장 생활을 마치고 마케팅실장으로 국내에 복귀했을 때였다.

◇문제의 인도네시아 사업 책임자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집중적으로 키우기 시작한 때는 2011년부터다. 국내에서 담배 관련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내수 시장 성장 둔화가 우려되면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기존의 주 공략지였던 중동시장이 2000년대 중반부터 부진하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했다. 세계에서 손꼽는 규모의 담배 시장을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빠질 수 없었다.

KT&G는 2011년 7월 인도네시아 현지 담배회사인 트리삭티(PT Trisakti Purwosari Makmur)를 1534억원에 인수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인수 뒤 현지 법인의 이중장부가 발견됐고 지급보증 과정에서는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백 사장은 바로 이 지급보증을 추진한 장본인으로 지목됐다. 백 사장은 2013~2015년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내면서 해외 신사업을 주도했다. 이때 트리삭티를 담당하며 자회사 센토사(Sentosa Ababi, Purwosari)와 푸린도(Purindo Ilufa)에 대해 약 55억원 규모의 지급 보증을 추진했다. 문제는 센토사와 푸린도는 당시 해외투자 신고가 누락됐음에도 지급보증을 추진했다는 점이다.

2017년 트리삭티의 잔여지분 매입 결정을 내린 것도 백 사장이었다. 2015년 사장 취임 이후로, 트리삭티 지분 49%를 보유한 원주주가 트리삭티 잔여지분을 556억에 매입하지 않으면 법적 권리를 통해 담배 공장 가동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공문을 보내면서다. 이에 KT&G는 트리삭티의 경영 악화로 모회사인 렌졸룩 주식을 장부가액 0원 처리하고도 잔여 지분을 562억원에 매입했다.

이는 2018년 백 사장 연임 시기 때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2대 주주인 IBK기업은행이 사장 후보 결정 과정에 공정성 문제가 있다며 백 사장 연임에 반대하고 나서며 연임 여부가 주주총회 당일까지도 불투명했다. 기업은행 측은 트리삭티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배임 의혹 등으로 금감원 조사를 받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앞서 백 사장은 트리니티 인수 관련 업무상 배임과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KT&G 전(前) 임직원들에 의해 검찰 고발되기도 했다.

KT&G 관계자는 “현재 백복인 사장 검찰 고발과 관련 수사 중인 사안이 없고, 이미 모두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며 트리니티와 관련된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해외사업 드라이브’ 다시 도마 위로

이번에 불거진 분식회계 의혹 중 하나인 중동 수출 파트너사인 알로코자이(Alokozay International Limited)의 충당부채 문제에서도 백 사장은 자유롭지 못하다. 알로코자이는 KT&G와 30년 가까이 거래해 온 중동 담배 수입상이다. 금융당국에선 긴 거래기간 동안 악성 매출채권이 누적됐지만 충당부채를 충분히 쌓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도 알로코자이와 판매권 부여 계약을 다시 체결에 나선 점을 보더라도 백 사장이 관련 의혹에 관해 모를 수가 없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밖에도 백 사장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2016년 광고대행업체 선정 과정에서 청탁을 받고 이에 대한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2011년 2월부터 2012년 초까지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직하며 광고대행업체 선정 및 계약 유지 등의 청탁 대가로 총 6회에 걸쳐 55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그러나 2017년 무죄가 확정됐다.

백 사장과 관련된 사안은 이번 금감원의 회계감리 결과에 따라 다시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금감원은 회계조사국 감리를 거쳐 고의적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결론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며 최종 확정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T&G는 백 사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앞선 KT&G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KT&G에 중요한 시장으로 해당 기업을 인수하는 게 맞다고 판단, 장기간 노력 끝에 인수를 성사시킨 사안"이라며 "트리삭티 자회사 지급보증의 경우도 당시 백 사장은 전략기획본부장으로 해당 사업은 글로벌본부장 책임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알로코자이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서도 “백복인 사장이 수장이긴 하지만 사업 담당은 결국 글로벌본부에서 하고 있다”며 “금감원 감리절차 진행에 성실히 임해왔으며 향후 소명할 게 있다면 충분히 소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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