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CFO 워치]배당·상환, '두마리 토끼' 잡는 두산밥캣 박상현분기배당 통한 배당 확대…2019년 두 차례 차입금 조기상환

김성진 기자공개 2020-03-11 10:29:2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0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두산밥캣의 그룹 내 위상 변화를 나타낼 때 흔히 사용하는 수식어다. 두산그룹에 인수됐을 당시만 해도 유동성 문제를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됐지만, 최근에는 매년 50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뽑아내며 없어서는 안 될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할 일도 많아졌다. 특히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심각한 실적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두산밥캣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단순히 돈을 잘 벌어야할 뿐 아니라 번 돈으로 빚도 빨리 갚고, 또 배당을 통해 현금을 위로 전달하는 '현금 펌프질' 역할도 맡았다.


현재 두산밥캣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박상현 부사장이 맡고 있다. 박 부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2004년 ㈜두산에 합류한 이후 두산인프라코어 CFO, ㈜두산 CFO 등을 역임한 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통이다. 박 부사장은 두산밥캣의 재무를 총괄한 이후 배당을 확대하는 등의 변화를 주고 있다.

◇자회사 돈 끌어와 배당 재원 마련

두산밥캣은 지난 9일 자회사 클락 이큅먼트(Clark Equipment)가 총 853억2000만원의 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지급은 3~4월 중 분할해 지급될 예정이다. 두산밥캣은 이번 배당에 대해 “클락 이큅먼트는 자사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로 배당금 전액은 두산밥캣이 수령하며 향후 결산배당금 지급, 법인세 납부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이 클락 이큅먼트로부터 배당금을 수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9년 7월에도 클락 이큅먼트로부터 약 800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한 바 있다. 배당 이전에는 유상감자를 통해 현금을 마련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클락 이큅먼트의 배당은 두산밥캣의 자체 배당금 재원 마련 차원에서 이뤄졌다. 두산밥캣은 본격적으로 실적이 좋아지기 시작한 시점부터 배당을 실시하고 있는데, 매년 눈에 띄게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 165억원을 배당한 이후 2016년에는 700억원을 배당했고 2017년에는 800억원으로 규모를 늘렸다.


특히 2018년부터는 분기 배당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이는 박상현 부사장이 CFO로 부임한 이후 생긴 변화다. 이전과 비교해 더 많은 현금을 더 자주 공급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배당금의 절반 이상은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로 흘러 들어간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지분 51.05%를 소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두산밥캣이 배당으로 지출한 총액은 약 4000억원으로 이중 절반인 2000억원을 두산인프라코어가 수령했다.

◇2019년 두 차례 차입금 조기상환…그룹 재무건전성 확보 일조

박 대표의 임무는 배당금 지급을 통한 현금 펌프질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동안 실적 부진 탓에 쌓아뒀던 차입금을 빨리 상환해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일조하는 것도 주요 역할 중 하나다.

실제로 두산밥캣은 지난해 두 차례나 차입금을 조기상환한 바 있다. 6월 1억5000만달러(한화 약 1800억원)를 상환한 데 이어 8월에도 1억달러(한화 약 1200억원)를 상환하며 2014년 17억달러(한화 약 2조원)를 리파이낸싱으로 조달한 이래 총 8차례에 걸쳐 9억2000만달러를 갚았다.


두산그룹은 큰 줄기로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수직구조를 이루고 있다. 두산밥캣은 두산그룹 지배구조 말단에 위치해있지만 현재 주요 계열사 중 가장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핵심 회사로 꼽힌다. 두산밥캣은 두산인프라코어뿐 아니라 ㈜두산에게도 종속회사로 설정돼 있어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곧 그룹 전체 재무부담을 완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다만 지속적인 현금 유출로 인한 현금 보유량의 감소는 관리해야 할 부분으로 지목된다. 두산밥캣이 올해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실적자료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두산밥캣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억8300만달러(한화 약 2200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4억8900만달러(한화 약 6000억원)와 비교해서 3억달러나 줄어든 수준이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보유현금 감소는 지난해 1억6500만달러의 자체 신용한도를 획득을 통해 효율적으로 현금을 운용하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