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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온화한 카리스마' 이승열 CFO, 하나은행 성장 주역④통합 이후 하나은행 재무 전략 주도…숫자로 증명한 실적

이은솔 기자공개 2020-04-13 13:34:46

[편집자주]

하나금융은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변화를 시도해왔다. 1971년 한국투자금융에서 출발해 1991년 하나은행으로 전환했고 2005년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했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등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체질 개선도 지금의 하나금융을 만든 원동력이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하나금융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을 소개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0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지주 회사에 대해 이야기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먼저 떠올리는 것은 '4대지주'다. 지금은 이 문구가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10년 전만 해도 상황이 달랐다. 1990년대 국내 은행업을 대표하던 '조상제한서'가 사라진 자리에는 '3강 1중'이라는 단어가 새로 등장했다. 2010년 초반까지 하나은행은 우리, 국민, 신한은행이라는 '3강'에 비해 자산 규모에서 다소 밀리는 '1중'으로 불렸다.

하나은행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은행으로 거듭난 건 외환은행 인수합병 이후부터다. 2015년 외환은행과 조기통합에 성공하면서 하나은행의 재무적 성과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을 '1중'에서 '4강'으로 격상시킨 성장 뒤에는 경영기획과 재무를 총괄했던 이승열 부사장이 있었다.

◇'숫자로 말하는' CFO…"시장 보는 눈 밝아"

이 부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엘리트'다. 1963년생인 그는 경북고를 졸업하고 학·석사까지 연달아 취득한 후 1991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잠시 지점과 종합기획부를 거친 기간을 제외하고는 입행 직후 10년 가까이를 신탁부에서 보냈다. 1993년 신탁부 행원을 시작으로 대리를 거쳐 차장 직전까지 신탁 업무를 담당했다. 이 부사장과 함께 근무했던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 부사장이 과거 채권, 주식시장 등을 경험한 덕에 시장을 보는 눈도 밝다"고 전했다.

은행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역할로는 전략, 재무, 리스크관리가 꼽힌다. 은행이 성장하기 위한 전략 수립,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재무 실행,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 이들 삼박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2006년 리스크관리부를 거쳐 2007년부터는 재무기획부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고, 2014년에는 전략기획부장을 맡기도 했다. 은행의 세 축을 모두 경험한 셈이다.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와 통합에서도 굵직한 역할을 맡았다. 론스타가 하나은행으로 매각을 타진하던 2012년 당시 이 부사장은 외환은행의 IR팀장을 맡아 피인수 관련 실무를 담당했다. 이후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조기통합을 추진할 때도 노사 협상단에 포함돼 통합에 대한 행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은행 외부의 객관적 지표 뿐 아니라 내부 행원들에 대한 이해도를 갖추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강점을 인정받은 이 부사장은 통합 직후인 KEB하나은행의 경영기획부장에 선임됐다. 경영기획부는 재무와 전략 등 사실상 은행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부서다. 이 부사장은 경영기획부에서 상무, 전무를 거쳐 약 5년 간 근무하며 하나은행의 재무 전략을 책임졌다.

◇합리적 성격 소유자…온화한 카리스마로 직원들 이끌어

이 부사장이 경영기획부에서 재무 전략을 총괄하는 동안 하나은행의 수익성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15년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9970억원이었다. 2016년 하나은행은 통합에 필요한 여러 부침에도 불구하고 순익을 1조3730억원으로 끌어올렸고, 이듬해인 2017년에는 다시 2조3040억원으로 한 번 더 고삐를 당겼다.

수익성 뿐 아니라 자본적정성도 꾸준히 개선됐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5년 3%에서 2016년 6.3%, 2017년 9.4%까지 증가했다.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BIS비율도 2015년 14.7%에서 2016년 이후 16%대로 안착했다.


이 부사장은 하나은행이 타 시중은행과의 격차를 좁히고 4대 시중은행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무부서에서 함께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CFO는 말이 아닌 숫자로 이야기한다"며 "수익성과 자본비율 등 재무성과를 크게 올려놓는데 기여했다"고 전했다.

경영기획부는 직접적으로 고객을 상대하며 '돈을 벌어오는' 부서는 아니다. 실적에 대한 계획과 전략을 세울 수는 있지만 실제로 수익을 내는 것은 수많은 영업 현장에 있는 행원들의 몫이다. 때문에 경영기획 업무에서는 분석력과 기획력 못지 않게 각 사업부에 대한 통솔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 부사장과 함께 일한 이들은 '온화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라고 입을 모았다. 직원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기보다는 본인이 자료 한 장을 더 읽으며 솔선수범하는 성격이라고 전해진다. 앞선 관계자는 "임원들에게는 워낙 과중한 업무와 책임이 몰리다보니 예민할 수도 있는데 이 부사장은 한 번도 화내는 걸 못 봤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전사적 협업을 이끌어내고 계획한 재무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도 이러한 성품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해진다. 무리한 성과를 설정하고 실적을 압박하기보다는 손익을 올릴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제안하고 필요한 부분은 지원을 약속하면서 행원들의 노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다른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지 않고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각 사업부 실무자들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듣고 지원을 약속하며 독려한 것이 은행 순익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내부적으로는 행원들의 신임을 얻고, 외부적으로는 끈끈한 투자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하나금융의 외형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국인 주주들이 67%에 달하는만큼 투자자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이 부사장은 IR팀장을 역임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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