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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 기대감 고조, 과잉공급 부작용 우려도 투자시장 자금 풍부, 투심 위축 주목해야…'선순환 체제' 고민 필요

피혜림 기자공개 2020-03-30 15:04:4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7일 11: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달 본격 가동되는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을 두고 국내 금융시장 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회사채는 물론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시장을 직접 겨냥한 청사진을 내놓자 관련 업계는 이를 계기로 채권시장 내 불안감이 일부 해소될 수 있을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내에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당장 조달길이 막힌 기업들의 숨통을 틔어줄 순 있겠지만 이미 시장에 자금이 풍부하다는 점을 간과한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융사의 지원 여력 자체가 문제가 됐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현재 국내 시장내 자금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투심 위축이 시장 불안을 높이고 있는만큼 유동성 공급 이외에도 금융시장 내 자금이 순환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조' 채안펀드, 유동성 적극 공급…금투업계, 효과 '예의주시'

정부가 다음달 1일 국내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유동성 공급에 나선다.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은 금융시장에 총 41조8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크레딧 위기 때마다 등장한 채안펀드(10조원+10조원)를 포함해 △P-CBO(6조7000억원) △회사채 신속인수제도(2조2000억원) △증권시장안정펀드(10조7000억원) △단기자금시장 안정 지원(7조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나설 전망이다.

국내 채권시장업계는 조달 일정 등을 미루고 내달 가시화될 정책 효과 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CP 시장의 리스크 해소에도 무게를 실었다는 점에서 멈춰버린 국내 장·단기 조달 시장에 온기를 퍼뜨릴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동시에 관련 업계에서는 유동성 과잉 공급에 대한 부작용 우려도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와 현재 시장 환경이 달라졌으나 정부의 대응책은 10년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채안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처음 도입된 지원책으로, 채권시장 내 자금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시장에 돈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이다.

반면 현재 국내 채권시장에는 자금 여력 등이 충분하다. 자금 자체가 부족했던 2008년과 달리, 현재의 금융시장 불안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현금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금융시장 내 돈이 돌지 않는 데 원인이 있다.

실제로 국내 채권시장 내 자금 여력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개선돼 왔다. 단기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원본은 25일 기준 134조원 수준이었다. 10년전(2011년 3월 25일 기준) MMF 설정원본이 59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자금 회수 부작용 우려도, 유동성 선순환 체제 구축해야

관련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는 채안펀드 등으로 투입된 자금이 도리어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사태 직전까지만 해도 국내 채권시장은 풍부한 유동성 등으로 인해 채권 가치가 급등했다. 은행 대출 금리보다도 낮아진 채권 조달 여건 속에서 발행사들은 조달 비용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채안펀드 등을 통한 정부 지원은 이 같은 국내 채권시장에 추가로 20조원 가량의 자금을 유입하는 것이다. 물론 당장 조달이 어려운 기업들이 채안펀드를 활용해 자금을 마련하게 되는 건 긍정적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돼 기관들의 투심이 회복될 경우 시장 내 과잉공급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 내 돈은 풍부한 상황이라 추가로 자금을 공급할 경우 시장이 안정화됐을 때 자금 회수 등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며 "투자자들이 마음을 닫아 유동성 리스크가 커진 만큼 투자를 활성화 시켜 금융시장 내 유동성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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