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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린바이텍 합병, 무자본으로 '두토끼' 잡다 주식 맞교환 방식…지주 지배력 확대, 유동성 지원·재무개선

최은진 기자공개 2020-04-03 13:16:1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1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이 지난달 마무리 지은 ㈜하림과 그린바이텍의 합병은 단 한푼의 현금을 들이지 않고도 지주 지배력을 늘리는 동시에 재무개선 효과를 본 묘수로 평가되고 있다. 하림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하림이 스마트 팩토리에 대규모 투자를 강행한 결과로 재무여건 및 실적기반이 악화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꺼낸 카드가 바로 그린바이텍 합병이었다. ㈜하림의 신주를 그린바이텍의 최대주주인 하림지주에 넘기고 합병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말 종속기업인 ㈜하림과 그린바이텍의 합병을 결정했다. 이 회사는 당초 ㈜하림의 협력업체로 단백질사료 가공 및 농축산물 매매 수탁업을 담당하던 회사다. 2004년 ㈜하림이 72억원을 들여 지분 100%를 사들였다. 이후 지주사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하림지주의 종속기업이 됐다.

15년간 독립 경영을 유지하던 두 회사가 갑작스레 합병을 발표한 건 ㈜하림의 재무구조 악화 및 적자기조 때문이다. 2017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2600억원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가 큰 출혈을 안기면서다. 예년대비 두배 이상 증가한 단기차입금을 돌려막아야 하는데다 공급과잉 여파로 닭고기 값까지 하락하면서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가 필요했다.


지난해 말 합병발표를 했고 최근에서야 그 작업이 모두 마무리 됐다. 합병방법은 ㈜하림의 신주를 발행해 그린바이텍의 최대주주에게 넘기는 방식을 활용했다. 보통 국내서는 현금거래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룹 내 인수합병(M&A)인 만큼 주식거래를 활용했다.

외부회계기관의 평가결과 그린바이텍의 기업가치는 905억원, 수익가치는 765억원으로 산정됐다. 액면가 5000원, 발행주식수 54만3152주로, 수익가치 기준 주당가격은 14만817원으로 추산됐다. 합병가액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가중산술평균해서 계산된 9만6150원으로 결정했다. 상장사인 ㈜하림은 액면가 500원에 주당 2711원으로, ㈜하림과 그린바이텍의 합병비율은 '1:35.4666175'가 됐다.

㈜하림과 그린바이텍의 최대주주는 하림지주로 같다. 하림지주가 ㈜하림의 지분 47.92%, 그린바이텍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합병에 따라 발행된 ㈜하림의 신주 1926만3764주 전량이 하림지주에 넘어가게 됐다.

합병으로 얻게 되는 효과는 두가지였다. 우선 하림지주가 ㈜하림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서 기존 지분율보다 10%포인트 높은 57.37%를 차지하게 됐다. ㈜하림이 하림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만큼 과반 이상의 지분확보로 지배력 강화를 꾀할 수 있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또 다른 효과는 그린바이텍의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내재화 하면서 흑자전환을 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고 약 50억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은 물론 그외 유무형 자산도 추가로 취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그린바이텍은 매출 변동성이 다소 있긴 하지만 캡티브(Captive) 수요가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연간 200억~400억원의 매출과 20억~7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하림이 지난해 별도기준 8048억원 매출에 400억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린바이텍의 실적이 크게는 아닐지라도 일정부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그린바이텍의 건전한 재무여건 덕도 봤다. 그린바이텍은 차입금이 약 100억원 안팎 정도고 부채비율은 20%대로, 현금성 자산 등을 고려하면 나름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림은 그린바이텍과 합병하면서 별도기준 부채비율을 72%에서 69%로 낮췄다.


하림그룹은 ㈜하림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차원에서 그린바이텍 합병 외에도 ㈜하림이 보유하던 미국법인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고 3000억원에 달하는 단기차입금 상환이 돌아오는 만큼 추가지원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림 관계자는 "그린바이텍을 돈한푼 내지 않고 합병하면서 상당한 효과를 보게 됐다"며 "부채비율을 줄이고 흑자실적 기반을 내재화 하는 등 스마트 팩토리로 인해 생긴 출혈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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