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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두산그룹 사전 구조조정 ‘신호탄’ 정상여신 분류 불구 부실발생 영향 최소화 일환… 시중은행은 영업점 통해 관리

진현우 기자공개 2020-04-06 10:02:00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2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두산그룹 여신 익스포저를 구조조정본부로 옮기며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선제적으로 부실화 발생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현재 은행별로 위기상황분석(Stress Test)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두산그룹 여신을 각각 기업구조조정본부, 기업구조조정단으로 이관했다. 양사 모두 두산중공업에 1조원 규모 한도대출(Credit Line) 지급결정을 내렸던 시점부터 사실상 구조조정 전담 부서로 업무 이관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무이관은 두 은행 모두 기존 담당 직원들의 소속을 변경하고 파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국책은행 두 곳이 취급하고 있는 두산그룹 여신은 아직까지 ‘정상’ 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다만 일상적이지 않은 거액여신(1조원 한도대출)을 추가 지원했고, 부실발생 징후가 커진 만큼 사전적 관리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물론 구조조정본부로 이관했다고 해서 부실기업 가능성을 예단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1조원 규모의 추가 금융지원을 결정한 만큼 그에 수반되는 업무량이 많아질 것을 대비한 측면도 고려할 수 있다.

실제 국책은행은 대우조선해양과 아시아나항공도 내부 여신평가 등급상 정상여신이었지만 구조조정본부가 주체가 돼 선제 관리에 나선 바 있다. 두 곳의 대기업이 부실화될 경우 채권회수 문제 뿐만 아니라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대규모 실직 등 파장이 예상됐던 만큼, 국책은행 특성상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야 할 당위성이 컸던 탓이다.

두 국책은행이 두산그룹 익스포저의 위험치를 평가한 결과에 따라 향후 주도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의 수위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은 신용위험 평가를 통해 △정상 △부실징후기업이 될 가능성이 큰 기업 △부실징후기업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기업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물론 두산그룹이 자체적으로 자구안을 어떻게 마련하고 실행할지에 따라 국책은행의 행보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선제 행보에 나선 국책은행과 달리 시중은행(우리·농협 등)은 아직 영업점을 통해 여신을 관리하고 있다. 심각한 원리금 연체 또는 채권회수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추가 금융지원에 나서지 않아 현 스탠스에서 크게 바뀔 게 없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중에선 두산그룹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2270억원)과 농협은행(1200억원), SC제일은행(1700억원)이 채권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두산그룹 익스포저에 별다른 변화를 주고 있진 않지만 향후 상황을 고려해 업무효율화와 자산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사후관리’만을 전담하는 부서로 이동시킬 가능성도 있다.

금융업 관계자는 “국책은행이 구조조정실로 여신을 옮겼다는 건 어느 정도 두산그룹의 사전적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전초 신호”라며 “두산그룹 입장에선 유동성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감이 한층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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