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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콘텐츠업 리포트]바른손E&A, '포스트 기생충'에 사활 건다해외수익 정산 후 캐시플로우 확보 필요…곽신애 대표 주도 멜로물 차기작 거론

조영갑 기자공개 2020-04-08 08:40:14

[편집자주]

'오스카 4관왕'에 오른 기생충 이후 한국 영상 콘텐츠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등 OTT의 영향으로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세계 곳곳에 ‘K-Contents’가 침투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영상 콘텐츠의 가치를 재입증해주고 있다. 더벨은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할 한국 영상 콘텐츠 산업의 전방에서 활약하는 기업을 조명해 발전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생충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바른손E&A)가 '포스트 기생충'을 찾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생충 글로벌 수익정산이 완료되면 향후 영화부문에서 마땅한 캐시플로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간 실적을 이끌던 게임부문 자회사 매각으로 인해 영화부문 비중이 커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기생충 제작을 주도한 곽신애 바른손E&A 대표는 현재 2개 정도의 후속작을 놓고 저울질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영화투자배급 시장이 얼어붙은 점을 감안할 때 1개 프로젝트 제작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바른손E&A는 현재 매출구조의 변동을 겪고 있는 만큼 차기작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매출구성 2018년 게임 6 : 영화 4 → 2019년 게임 3 : 영화 7

바른손E&A의 모바일 게임 HIT는 2017년 매출 312억원을 기록할 만큼 회사의 효자상품이었다. 그러나 2018년 관련 사업부문을 매각하면서 매출은 181억원으로 감소했고, 매각 이후에도 8억원의 로열티만을 수취할 수 있었다. 2019년 온라인 기반 MMORPG인 '아스텔리아'를 출시했으나 31억원 수준의 매출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총매출액 대비 게임부문의 비중은 2018년 60.21% 수준에서 2019년 23.1%로 줄었다.

이에 바른손E&A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바른손E&A는 지난해(연결기준) 매출 170억원, 영업적자 177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과 비교해 영업적자 폭은 줄었지만 매출은 43% 감소했다. 특히 2017년 1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3연속 적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게임부문 매출이 줄면서 영화부문의 의존도도 커지고 있다. 전체 매출 대비 영화부문 매출비중은 2018년 39.62%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66.95%로 상승했다. 문제는 기생충 외에는 작품이 없다는 점이다. 올 1분기 해외개봉 수익이 정산되면 바른손E&A 실적은 개선될 전망이지만, 기생충 이후를 책임질 포트폴리오가 없는 상황이다.

바른손E&A는 2018년 기생충으로만 11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화 제작기간에 매출원가로 상쇄되는 비용이 반영된 것이다. 상영수익, 판권료 등 '진성매출'로 분류되는 매출은 113억원으로 2019년 정산됐다. 해외개봉 수익 및 판권료 정산되면 약 200~300억원 수준의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박스오피스 사이트 모조(MOJO)에 따르면 전세계 기생충 개봉수익은 2억7000만(한화 약 3334억원)달러 수준이다. 통상 해외 메이저 배급사들의 경우 영화개봉 총매출액에서 비용을 제외한 후 30~40% 정도를 가져간다. 여기서 다시 비용을 제외한 순익의 40%를 제작사(바른손E&A)의 몫으로 책정하면 최대 200억~300억원이 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업계에서는 바른손E&A의 1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바른손E&A 측은 "지난해 감사를 진행하면서 국내 개봉수익에 대한 부분은 2019년 사업보고서에 거의 전액 산입이 된 상황"이라며 "다만 글로벌 배급을 전담한 CJ 측과의 해외개봉 수익 정산이 남아 있어 1분기 실적에 추가로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저비용 고효율' 드라마 차기작 기획 "연내 크랭크인 목표"

문제는 영화부문 매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생충 이후 마땅한 작품이 없다는 점이다. 바른손E&A가 현재 '포스트 기생충'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특히 게임부문에서 2018년 마이너스(-)322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 -209억원 등 현금유출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영화부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바른손E&A는 기생충으로 검증된 곽 대표의 기획력에 대해 기대감을 품고 있다. 곽 대표는 현재 드라마 멜로물을 놓고 기획,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다. 기생충이 15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었기 때문에 차기작은 '저비용 고효율' 기조로 가닥을 잡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멜로 드라마물은 개런티 비중이 크지만 제작 총액은 크지 않다. 50억원 이상이면 대작으로 분류된다.

곽 대표는 드라마물 기획에 전문가로 꼽힌다. 영화 전문지 키노 시절부터 드라마나 다양성 영화에 대해 조예가 깊었다. 남편 정지우 감독 역시 해피엔드(1999), 사랑니(2005), 은교(2012), 4등(2016), 유열의 음악앨범(2019) 등을 연출하거나 각본을 쓴 드라마 전문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차기작은 정지우 감독과 함께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바른손E&A도 올해 후반기 '크랭크 인(촬영돌입)'을 목표로 투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주요 투자배급사들이 영화제작 투자에 소극적인 점은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올해 1분기 기생충 글로벌 수익이 정산되면 바른손E&A가 '자체 제작'에 나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향후 수익배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3연속 적자로 실적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비용 지출을 확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바른손E&A 관계자는 "연내에 최소 1편의 사전제작에 돌입하고 후반기 크랭크인한다는 계획에 변함없다"며 "연출과 투자유치 등에 대해 현재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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