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신약물질 '인보사'에 대한 임상3상 보류를 해제했다. 국내 품목허가 취소와 함께 상장폐지라는 벼랑 끝에 섰던 코오롱티슈진은 11개월만에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인보사 논란은 작년 바이오업계를 강타한 최대의 빅 이슈다. 공교롭게도 이 사건을 기점으로 업계에서 임상과 관련한 각종 악재가 연이어 터졌다. 시총이 수조원에 달하는 에이치엘비,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 국내 바이오를 대표 기대주들의 신뢰 역시 크게 흔들렸다. 바이오 업계의 신뢰가 하락한 모든 책임을 코오롱티슈진이 질 필요는 없겠지만 일련의 사태의 진앙지였다는 점은 자명하다.
당시 업계의 신뢰를 허문 대지진의 흔적은 지금도 역력하다. 최근 더벨에서 실시한 바이오마켓 트렌드 서베이 결과를 보자. 제약·바이오업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인 코로나19 신약과 백신 개발과 관련한 서베이였는데도 응답자의 네 명 중 한 명은 국내 업계에 대한 노골적인 불신을 드러냈다.
코오롱티슈진이 20년 가까이 공들인 탑은 이미 한 번 무너졌다. 식약처는 인보사의 국내 판매 국내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미 FDA 임상을 통해 약효를 재차 확인한다 해도 결과를 되돌리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인보사가 품목허가 취소된 이유가 안전성과 유효성 때문이 아니라 더욱 그렇다. 국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와 실제 의약품 성분이 달라진 것은 중대한 결격 사유다.
미국 임상3상이 재개됐지만 갈길은 멀다. 임상3상을 통해 재차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해 내야만 품목허가를 따내고 치료제로 허가를 받을 수 있다. FDA 임상 문턱은 모두가 알듯 높다. 무너졌던 신뢰를 다시 쌓아올릴 기반이 생긴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한다.
그렇다면 코오롱티슈진에게 남은 가능성은 무엇일까. 작년 극도로 혼란한 상황에서 인보사의 주성분을 확인하기 위한 단기염기서열반복(STR) 검사를 자발적으로 실시한 모습이 단초가 아닐까 싶다.
당시 STR 검사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인보사의 주성분 중 하나인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는 연골유래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세포인 것을 재차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코오롱티슈진이 선제적으로 STR을 실시한 덕에 그나마 신뢰가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상황은 면했다.
아직 실낱같은 기회는 남아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진실된 모습이 계속된다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바이오산업의 신뢰 논란을 불식할 수 있는 책임 있는 결자해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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