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리포트]한국지엠 로열티 첫 공개 '3073억'…흑전도 가능했다업무지원비까지 포함 3516억원 건네, 작년 적자 규모 상회…매출 거래 도움은 지속
김경태 기자공개 2020-04-14 09:28:25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8: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지엠(GM)은 작년에 매출이 전년보다 줄었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손실 규모를 2018년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면서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적자를 기록한 영향 등으로 배당을 하지 않았다.다만 글로벌 본사에서 배당이 아니고도 한국지엠에 매년 받는 금액이 있고 이를 통해 지원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로열티를 비롯한 관련 비용을 지급하는데 그간 금액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는 작년에 지급한 비용을 밝혔는데 약 3500억원 정도를 최대주주에 건넸다. 만약 이 비용을 주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단순 계산하면 한국지엠은 작년에 흑자를 거둘 수 있었다.
◇로열티 3073억·포괄 업무지원 443억 지급
과거 한국지엠이 경영 위기를 겪고 GM의 철수설이 불거질 때 시장에서는 대주주에 지급하는 비용 문제가 거론됐다. 그중 하나가 로열티 비용으로 매출의 5%를 지급해 대주주 측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알려졌다.
그간 한국지엠은 정확한 로열티 금액을 공개한 적이 없다.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2002년부터 2017년까지 별도 감사보고서에는 로열티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다 2018년 감사보고서에 로열티가 언급됐다.
2018년에 한국지엠과 GM의 관계사인 'GM Global Technology Operations LLC'와의 비용분담합의(Cost Share Agreement)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9년 회계연도부터는 한국지엠과 캐딜락코리아㈜와의 로열티 계약으로 대체된다고 설명했다.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이달 공시한 작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는 로열티 금액을 사실상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국지엠은 "GM 관계사인 지엠아시아퍼시픽지역본부 주식회사와 로열티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당기 중 인식한 비용 3073억원은 부품 및 기타매출원가로 계상됐다"고 기재했다.
한국지엠의 작년 매출은 8조4537억원이다. 로열티 비용을 매출과 비교하면 3.6%에 해당한다. 그간 알려졌던 5%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대주주는 한국지엠으로부터 로열티 외에 또 다른 비용도 받고 있다. 재무·자금·회계·세무·내부감사 등에 대한 '포괄 업무지원' 명목으로 돈을 받고 있다. 이 비용은 2013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언급되기 시작했다. 당시 "최상위 지배자인 GM으로부터 재무 및 자금, 회계, 세무, 내부감사 등의 포괄업무지원을 받고 있다"며 "최상위 지배자는 2013년부터 모든 GM의 자회사에 적정한 지분의 분담을 요청했고 그 결과로 당기 중 당사에 USD 81백만(원화 859억원 상당액)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작년에도 포괄 업무지원에 대한 비용 443억원을 지급했다. 2018년에는 145억원을 지급했는데 3배 이상 증가했다. 작년에 지출한 로열티와 포괄 업무지원 비용을 더하면 3516억원이다. 이 금액은 작년 별도 매출의 4.2%에 해당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로열티 비용 등은 한국지엠뿐 아니라 GM의 글로벌 계열사들이 공통적으로 내는 것"이라며 "정확한 산정 기준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손실 대폭 축소…대주주 지급비용이 적자 규모 상회
한국지엠은 2010년대 들어 초반에는 선전했다. 2010년과 2011년에 흑자를 거뒀다. 하지만 2012년에 적자 전환하며 위기를 겪었다. 2013년에는 영업이익 1조원,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나타내며 부활의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다시 손실을 거두기 시작했고 작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손실 규모를 대폭 축소해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작년 영업손실은 3304억원, 당기순손실은 3202억원이다. 2018년과 비교하면 영업손실은 절반 수준, 당기순손실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적자 규모를 크게 줄이기는 했지만 아직 흑자로 전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대주주에 지급한 비용에 대한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작년 로열티와 포괄 업무지원 비용 합계인 3516억원은 한국지엠의 작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상회한다. 이 비용들은 손익계산서상 매출원가 등 비용으로 잡힌다. 만약 작년에 대주주 측에서 금액을 줄이거나 받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관련 비용을 단순 대입할 경우 흑자를 거둘 수도 있었던 셈이다.

다만 대주주가 한국지엠으로부터 로열티 등 비용만 뽑아 가고 지원이 아예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지엠은 GM의 특수관계기업과 거래를 활발히 하고 있는데 매출 거래가 매입 거래를 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사업적으로 보면 분명 대주주 측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
작년 GM의 관계사인 특수관계기업을 통해 올린 매출은 5조2468억원이다. 기타수익은 330억원이다. 여기에 GM의 조인트벤처(JV)를 통한 매출은 609억원이다. 이를 더하면 5조3408억원이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별도 매출의 63.2%에 해당한다.
반면 GM의 관계사에 대한 매입 거래는 6521억원, 기타비용은 4370억원이다. GM의 조인트벤처에 대한 매입 거래는 22억원이다. 총 1조91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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