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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25년만의 수장 교체 한샘, 넥서스·도무스 품고 이펙스 넘겼다지분정리 과정서 종속기업·관계기업도 변동…실적에도 연쇄적 영향

최은진 기자공개 2020-05-06 10:56:3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1: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샘그룹의 1세대 전문경영인(CEO) 최양하 전 회장이 퇴임하면서 그룹 지배구조도 일부 변화를 맞았다.

최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주식을 매각한 데 따른 결과다. 일부 계열사는 한샘 그늘에서 벗어나 최 전 회장 체제로 넘어간 곳도 있다. 이에따라 실적으로 연결되는 재무회계상 분류인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에도 변화가 생겼다.

◇넥서스·도무스 지분 한샘에 매각, 개인회사 통해 이펙스 취득

한샘그룹은 소유와 경영이 철저히 분리된 기업이다.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은 모기업한샘의 대표이사로 자리하고 있기는 하지만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는 않다.

1994년 서울대 후배인 최양하 전 회장을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2010년 회장으로 추대하면서 창업주는 대표이사 자리만 유지할 뿐 완전히 경영에서 물러났다. 최 전 회장은 지난해까지 25년간 대표이사이자 회장으로서 한샘그룹을 이끌었다.

최 전 회장은 대표이사로 자리하는 동안 지분 상당부분을 취득하며 지배구조의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한샘은 물론 계열사 곳곳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다. 2018년 말 기준 최 전 회장이 보유한 한샘그룹 지분은 △한샘 3.95% △한샘도무스 11.48% △한샘이펙스 25.6% △한샘넥서스 28.6% 등이다.


하지만 최 전 회장이 지난해 10월 사임을 결정하고 차기 CEO인 강승수 회장에게 경영전권을 넘기면서 지분도 정리했다. 그가 소유하던 계열사 지분을 한샘에 넘기면서 지배구조는 물론 재무회계상 분류기준에도 일부 변화가 생겼다.

우선 지난해 초 한샘 지분을 부인 원유란씨와 장남 최우혁씨, 차남 최우준씨에게 각각 5만주씩 총 15만주를 증여했다. 당시 시가로 약 120억원 규모다. 증여받은 이들은 연말 전량 처분해 현금화 했다. 최 전 회장은 올해 2월에 장외거래로 10만주를 추가로 매도하면서 지분율을 2.89%로 낮췄다. 단계적으로 추가 매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 한샘도무스 지분율도 모두 처분했다. 해당 지분을 한샘이 모두 매입하며 한샘의 지분율은 38.71%에서 57.18%로 상승했다. 한샘도무스는 한샘의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바꿨다.

또 다른 계열사 한샘넥서스 보유지분 28.6% 전량도 최 전 회장은 한샘에 매각했다. 이로써 최대주주인 한샘의 지분율은 36.5%에서 56.32%로 상승했다. 역시 한샘의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재무회계상 분류가 변경됐다.

반면 최 전 회장은 또 다른 계열사인 한샘이펙스의 지배력을 확실히 챙기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샘이펙스의 지분 38%를 쥐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던 한샘으로부터 28% 지분 등을 취득하면서 과반 이상의 지배력을 확보했다.

최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지분 100%를 소유하고 차남 최우준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개인회사 에스앤씨네트웍스를 앞세웠다. 에스앤씨네트웍스는 한샘으로부터 한샘이펙스 지분 28%, 기타주주에게 2.8% 지분을 취득해 총 30.84%의 지배력을 확보했다. 최 전 회장은 기존 소유하고 있던 25.6%에 더해 총 56.44% 지분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한샘의 관계기업으로 설정됐던 한샘이펙스는 지배력 상실로 한샘 재무회계상 분류에서 금융자산으로 바꿨다.

◇기여도 낮은 이펙스 금융자산 분류…넥서스·도무스 연결반영

최 전 회장의 퇴임으로 지배구조가 변경되고 이에 따른 연쇄결과로 재무회계 분류까지 변동되면서 한샘의 실적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생겼다. 관계기업으로서 지분법 손익으로 실적에 반영되던 계열사들이 종속기업으로 분류가 바뀌면서 연결대상으로 편입됐다. 관계기업에서 금융자산으로 바뀐 계열사의 실적은 제외된다.

한샘넥서스는 매년 1200억원 가량의 매출과 50억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거둔다. 한샘도무스는 각각 200억원, 5억원의 실적을 벌어들인다. 최 전 회장이 이들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며 한샘의 종속기업이 된 데 따라 관계기업으로 지분법 이익만 반영될 때보다 더욱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됐다.

두회사의 합산 매출과 당기순이익으로만 한샘은 연결기준으로 각각 2000억원, 60억원 가량의 플러스(+)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샘이 매년 연결기준으로 1조6000억원 내외의 매출과 90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거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두 회사가 종속기업으로 편입되면서 큰 폭은 아니지만 나름 양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된 셈이다.


반면 한샘이펙스는 연간 약 1200억원의 매출액, 수억 혹은 수십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다. 벽장 및 상판, 스텐 등을 취급하는 업종 성격상 수익성 변동이 극심하다는 특징이 있다. 한샘에 미치는 실적 기여도가 미미했던 만큼 금융자산으로 분류된다고 하더라도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최 전 회장 퇴임과 맞물린 지배구조 변동은 확실한 실적을 내는 알짜 계열사는 한샘의 지배력 하에 편입되고 기여도가 낮은 계열사는 최 전 회장에게 넘긴 셈이다. 일종의 전문경영인에 대한 성과보상 형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샘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말 지분정리가 발생하면서 계열사의 재무회계 분류가 변화한 게 맞고 도무스와 넥서스가 종속기업으로 편입됐다"며 "이펙스는 제조업 중심 회사고 최양하 전 회장의 경쟁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한샘은 서비스업에 집중하고 제조업은 역량이 있는 경영인에게 넘기는 차원의 지분거래로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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