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항공사ABS, 커지는 신용위험…평가사 시각은 '제각각' 나신평, 등급유지 vs 한신평, 하향조정…기존 방법론 한계, 변화 요구도

피혜림 기자공개 2020-05-14 15:09:14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3일 0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사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대한 국내 신용평가사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ABS에 대한 리스크가 고조되자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 신용등급을 1 노치(notch)씩 하향 조정했다. 반면 NICE신용평가는 항공사 신용도와 매출 회복 가능성 등을 이유로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통상적으로 국내 신용평가사는 항공운임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ABS의 등급을 항공사 크레딧 대비 2 노치(notch) 높은 수준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사 ABS에 대한 불안정성이 높아지자 평가사별로 접근법이 달라진 모습이다.

◇나신평·한신평, 항공사ABS 두고 엇갈린 등급 평정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조달한 ABS 신용등급을 각각 1 노치(notch)씩 하향조정했다. '칼시리즈'로 일컬어지는 대한항공 ABS는 A(sf)에서 A-(sf) 등급으로, '색동이 시리즈'로 불리는 아시아나항공 ABS는 BBB+(sf)에서 BBB(sf)로 신용등급이 변경됐다. 다만 은행 신용공여가 제공된 색동이 시리즈 일부는 여전히 전과 동일한 AAA(sf) 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매출 감소가 주된 원인이었다. 올 3월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자 국내외 항공사들의 운항이 대거 중단됐다. 매출 급감과 함께 장래매출채권(신탁원본)을 기초로 발행한 항공사 ABS의 회수실적 역시 악화됐다. 기초자산으로부터 적정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자 가지금 중단 기준에 도달하는 ABS가 속출했다. 채권 상환에 대한 리스크가 고조됐다.

한국신용평가는 항공사 매출 저하 추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항공수요 회복 시점 및 속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초자산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현금흐름을 확보해야하는 항공사 ABS의 상환 안정성이 저하됐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반면 NICE신용평가는 항공사 ABS 신용등급을 전과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달 정기평가와 수시평가 등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매출 급감에도 현재 수준의 크레딧을 유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NICE신용평가는 항공사 신용도와 정부 지원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장래매출채권 발생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특히 항공사ABS 평가 시 회수되는 채권 규모가 가변적이라는 점을 이미 전제로 한 만큼, 특정 시점의 회수 실적 저하만으로 쉽사리 등급을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항공사ABS에 대한 상환 가능성에서도 두 신용평가사의 시각차는 두드러졌다. NICE신용평가는 ABS에 설정된 각종 조건 등을 기반으로 상환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평가했다. 항공사ABS는 회수실적이 일정 수준 이하로 급감할 경우 장래매출채권이나 현금 등을 추가신탁해 상환 능력을 보완한다.

NICE신용평가는 이같은 사전 대응이 이뤄지는 데다, 기초자산으로부터 회수되는 현금이 월별 평균 상환액을 뛰어넘을 경우 상환이 가능하다는 점에 방점을 뒀다. 한국신용평가가 기초자산으로부터 발생하는 현금흐름 자체에 집중한 것과 대조적이다.

출처 : NICE신용평가

◇항공사 ABS 크레딧 '흔들'…등급 적정성 논란도

한국신용평가의 등급 하락으로 견고했던 항공사 ABS에 대한 크레딧에 균열이 가해지는 모습이다. 항공사 크레딧 대비 2 노치 높은 등급을 부여했던 기존 ABS 평정 관례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신용평가사는 국적 항공사라는 시장 지위 등에 힘입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ABS 등급을 항공사 크레딧보다 2 노치 높은 수준으로 평정했다. 국내 신평사는 항공운송의 경우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입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영업활동이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적 항공사도 실적 직격탄을 맞자 상황은 달라졌다. 전세계적인 항공운항 감소로 항공사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기업들의 이익창출력이 급감했다. 유럽 최대 항공사로 꼽히는 루프트한자조차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이 1 노치 하향조정돼 투기등급으로 전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항공ABS 신용등급이 항공사 크레딧 대비 2 노치 상향조정됐던 것은 명확한 모델 등을 기반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속됐던 것"이라며 "최근 신탁에 쌓이는 현금흐름이 트리거가 발동될 정도로 급감한 점을 확인한 만큼 ABS 노칭업에 대한 재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