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첨단소재의 승부수 '아라미드', 효자 될까 신성장동력 낙점, 재무개선 일조할 캐시카우 될지 주목
박기수 기자공개 2020-05-13 07:51:0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2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첨단소재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아라미드의 증설 작업에 나섰다. 최근 5세대(5G) 이동통신 등 광케이블 보강재와 자동차용 냉각 호스, 산업용 벨트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수요가 증가하며 새로운 캐시카우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500% 이상으로 높아진 막대한 부채 부담을 경감해줄 효자 사업으로 거듭날지도 주목된다.효성첨단소재는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울산공장 아라미드 생산라인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으로만 613억원을 투입한다. 현재 연산 1200톤의 생산 능력이 증설 후에는 3700톤으로 늘어난다. 투자 종료 예상일은 내년 5월 7일이다.
아라미드는 섭씨 400도 고온에서도 불에 타지도 녹지도 않는 가느다란 실이다. 500℃가 넘어도 검게 탄화할 뿐 타서 없어지지 않는다. 철보다 강도도 5배 이상 높아 5mm 정도의 가느다란 실이 약 2톤가량의 자동차를 들어 올릴 정도의 강한 힘을 갖고 있다. 최근 5G 통신망의 광케이블 내부와 광섬유 등을 보강하는 목적으로 사용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제품 중 하나다.
국내에서 아라미드를 제조할 수 있는 업체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효성첨단소재가 대표적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역시 아라미드 사업의 유망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현재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연산 7500톤의 아라미드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생산 능력은 낮지만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알켁스(ALKEX)'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아직 아라미드 사업이 수익성에 큰 기여를 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증설 이후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할지 업계는 기대감을 품고 있다. 특히 지주사 ㈜효성에서의 분할 이후 재무 부담이 크게 가중된 효성첨단소재에 아라미드 사업이 재무 개선의 실마리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효성첨단소재의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368억원에 그친다. 아라미드 투자에 들어가는 투자액이 현재 보유중인 현금성자산을 상회하는 셈이다. 여기에 효성첨단소재의 작년 말 부채비율은 무려 524%를 기록하고 있다. 차입금 역시 1조7575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재무 상황이 여유롭다고 보기는 힘들다.
여기에 코로나19 등으로 기존 사업인 타이어코드 사업에 악영향이 갈 경우 현금창출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채비율이 높음에도 효성첨단소재가 시장의 우려보다 기대를 받았던 이유는 뛰어난 현금창출력 덕분이었다. 작년 효성첨단소재의 연결 영업이익은 1583억원, EBITDA는 3326억원이었다. 차입금 이자비용이 605억원으로 상당한 규모가 있었음에도 높은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던 효성첨단소재였다.
국내 신용평가사들 역시 효성첨단소재의 단기간 재무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효성첨단소재의) 재무 안정성 지표는 열위한 수준"이라면서 "중단기적으로 베트남 광남법인 설립, 탄소섬유 생산라인 증설 등 연평균 1500억원 내외의 CAPEX 소요, 600억원 내외의 금융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자체 창출 현금을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 여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신성장동력이자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르는 아라미드 사업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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