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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CJ대한통운 재무라인 강화, '레버리지' 기조 변화?1분기 차입금 의존도 28%, 새얼굴 윤상현 상무 역할 주목

유수진 기자공개 2020-05-19 08:40:5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5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대한통운이 재무라인을 강화하면서 그간 유지해오던 레버리지 기조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수년간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그 과정에서 차입금의존도가 확대되고 이자 부담이 커지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CJ대한통운은 올 1분기 매출액 2조5154억원과 영업이익 582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3.4%, 28.3% 증가한 실적이다. 당기순이익도 11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코로나19 사태로 E커머스 물류 등의 수요가 증가하며 택배사업 손익 개선으로 이어진 결과다.


하지만 호실적과 달리 재무구조는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CJ대한통운이 게재한 2020년 1분기 실적 관련 IR자료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2조6522억원으로 전년 말 2조918억원 대비 5500억원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49.2%에서 154.8%로 증가했고, 차입금의존도도 23%에서 28.1%로 5.1%포인트(p) 높아졌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는 시장이 괜찮지만 언제 상황이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현금 보유를 위해 차입을 일으킨 것"이라며 "긴급자금이 필요하다거나 운영자금이 부족한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차입 확대는 지금의 CJ대한통운을 있게 한 주요 재무전략이다. 이 회사는 2017년부터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해 글로벌 인수합병(M&A) 등 물류 인프라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인도 다슬로지스틱스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이브라콤, 베트남 제마뎁, 미국 DSC로지스틱스 등 물류기업들을 차례로 인수해 40개국, 155개 도시, 277개 해외거점을 잇는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재무적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최근 수년간의 사업보고서 등을 살펴보면 CJ대한통운은 총차입금이 2018년 하반기 2조9000억원 수준까지 치솟았고 차입금의존도도 37%로 높아졌다. 작년 말 2조1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가 3개월 만에 다시 2조6500억원대로 되돌아왔다. 차입규모가 좀처럼 줄지 않으며 이자비용 등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수익성 악화가 뒤따르는 건 물론이다.

지난해 금융손익은 마이너스(-)1256억원으로 금융수익(560억원)보다 금융비용(1816억원)이 세 배 이상 많았다. 그 중 이자비용이 1282억원으로 금융비용의 71%를 차지했다. 작년 영업이익이 3072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계산해보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중 42% 가량이 고스란히 이자로 나갔다는 의미다.

CJ대한통운이 그룹 차원의 방침에 따라 당분간 M&A 등 대규모 투자를 자제하기로 하면서 차입금을 줄여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거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올 초 재무라인에 인력을 보강한 것도 재무기조에 변화를 주기 위한 하나의 시그널로 해석 가능하다.

CJ대한통운은 올 1월 그룹 내 재무·기획통인 윤상현 상무를 경영지원실장에 임명했다. 그동안 경영지원총괄(CFO)인 정준교 부사장이 실장직을 겸직해왔으나 재무라인을 확대 및 강화하는 차원에서 새 인물을 추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사장이 재무와 관련된 내용을 총괄하고 윤 상무는 자금 운용 등 실무를 직접 챙기고 있다.

윤 상무는 CJ그룹 내에서 재무와 전략, 기획 등을 두루 경험해 온 인물이다. 1972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CJ㈜에서 재무, CJ제일제당에서 재무전략, 기획, M&A 등을 골고루 담당했다. 2018년 10월 다시 CJ㈜로 넘어와 경영전략1실장을 지내다 올 초 CJ대한통운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사업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보다 효율적인 자금운용 등을 위해 재무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필요시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도록 사전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금융기관 차입한도와 기업어음 발행한도를 각각 3500억원, 1500억원 증액하기로 결의했다. 운영자금 및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CJ대한통운은 측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선제적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 차입한도 및 기업어음 발행한도를 사전 승인하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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