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구조조정]대한항공, 매출비중 28% '화물' 덕 봤다미주·동남아·중국 등서 선전, 가동 확대·적재율 개선 효과
유수진 기자공개 2020-05-18 08:41:18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5일 18: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상 후순위였다. 매출 기여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위기상황에서 저력을 발휘해 손실 최소화를 이끌었다.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의 화물사업 얘기다.대한항공은 올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2조3523억원, 영업손실 56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22.7% 줄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작년 1분기 894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은 6026억원으로 7배 가까이 확대됐다. 환율상승으로 5368억원의 외화환산차손실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손실이 2000억원에 달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며 국제선 항공편의 95%를 멈춰 세우는 등 3개월 내내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적자폭이 훨씬 적었다. 여객에 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화물부문 선전 덕분이다.

올 1분기 화물부문의 매출은 6476억원으로 전년 동기(6446억원)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최근 5분기 가운데 최고치를 찍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코로나19의 영향이 전무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인 셈이다. 특히 여객부문의 부진과 맞물리며 화물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로 뛰었다. 그간 주로 20% 초반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기여도가 대폭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이 화물실적을 선방할 수 있었던 건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 등으로 여객기 운항이 줄며 항공화물 공급 부족이 심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객기의 발이 묶이며 화물칸에 실어보내던 물량도 덩달아 소화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 기간 세계적인 경기하락과 무역감소의 여파로 일반화물은 줄었으나 구호품이나 의료용품 등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대한항공은 23대 뿐인 화물기를 대신해 여객기를 띄우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화물운송 확대에 집중했다. 공항에 마냥 세워두던 여객기를 화물 수송에 투입하며 공항 주기료 등 비용절감 효과도 거뒀다.

그 결과 1분기 미주와 구주, 동남아, 중국 등의 노선에서 거둬들인 화물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와 구주는 각각 4%, 6%씩 늘었고, 동남아(23%)와 중국(35%)은 증가폭이 더욱 컸다. 다만 일본(-7%)과 대양주(-29%), 국내선(-28%) 노선에서는 화물매출이 감소했다.
대한항공 측은 "화물사업이 여객기 운항 축소에 따른 공급 감소에도 불구하고 여객기의 화물기 전용 등 가동 확대 및 화물 적재율 개선으로 전년 대비 수송실적(FTK)이 3.1%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여객수요가 정상화되기 전까지 화물을 중심으로 실적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에도 공급과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 갈 계획이다.
특히 다음달 국제선 노선을 일부 운영하기 시작할 때도 항공화물 물동량 증가를 고려할 방침이다. 여객과 화물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노선의 운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대한항공이 재개를 계획 중인 국제선 노선은 전체 110개 중 29% 가량인 32개다. 주요 국가들에서 코로나19가 완화되고 있는 만큼 여객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여객수요 위축으로 매출이 줄었으나 유류비와 인건비 등 영업비용을 축소해 영업손실을 최소화했다"며 "임원 급여 반납과 직원의 휴직 참여 등 전사적인 비용절감을 통해 적자폭을 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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