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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차입 증가, 외부 자본의존도 '심화' 1분기 6000억 단기 차입, '빚으로 빚갚는' 악순환 우려

구태우 기자공개 2020-05-20 08:46:1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철강시장 '불황의 장기화'에 대비해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1분기에만 4000억원이 넘는 단기차입금을 시장에서 조달했다. 영업현금 창출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외부조달에 의지하고 있어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대제철이 지난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1분기 총차입금은 11조1851억원으로 분기 동안 5189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증가분의 대부분은 단기차입금이었다. 1분기 단기차입금은 6087억원으로 지난해 말(1943억원)보다 4143억원 증가했다. 장기차입금은 같은 기간 1566억원 감소했고, 사채는 823억원 늘어났다. 순차입금 비율은 1분기 60.0%로 2.7% 포인트 상승했다.


순차입금 비율은 전체 자본 대비 차입금 중 회사가 보유한 현금 자산을 뺀 순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수치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재무건전성이 높다고 평가하는데, 현대제철의 순차입금 비율은 높은 편이다. 1분기 부채비율은 92.8%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렇듯 현대제철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최근 부정적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현대제철의 차입금 중 대부분은 일관제철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빌린 장기차입금이다. 상환기간이 여유있게 남아있어 차입 상환의 부담은 적다. 2024년 3조6000억원을 상환하고, 2025년까지 나머지를 상환하면 된다.


그럼에도 재무건전성이 우려스러운 점은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외부자본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미지급금 등 운영자금 소요로 차입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영업현금 창출력이 악화된 영향으로 운전자금에 활용하기 위해 차입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현대제철의 순이익률은 0.1%를 기록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7196억원으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 밑으로 하락했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886억원의 순이익 적자를 냈다. 2분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 내부자본과 외부자본을 적절히 활용해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을 투하자본으로 활용하거나, 신규 투자에 활용한다.

그런데 현대제철은 영업환경 악화로 운전자금 등에 활용하기 위해 외부자본을 활용했다. 철강업은 해외에서 원재료(철광석)를 구입해, 생산된 제품을 국내외에 판매한다. 이 때문에 원가 부담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1분기 기준 매입채무는 2조6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제철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될수록 외부자본 의존도는 높아지고, 재무건전성 악화도 불가피하다. 지난 4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현대제철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자본시장 접근성도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평이다.

현대제철은 사업구조 개편 등 혁신 활동을 추진 중이다. 단조 사업을 물적분할했고, 중국의 스틸서비스센터(SSC)의 통합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잠원 사옥 등을 매각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영업활동의 효율을 높이고 외부자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전사적으로 비핵심 자산과 원가 절감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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