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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구조조정 투자와 유암코의 역할

조세훈 기자공개 2020-05-27 08:15:0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6일 07: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 말고 기업구조조정 투자에 나서는 곳이 보이지 않는다." 한 사모펀드(PEF)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 올 상반기 기업구조조정 PEF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조성한 이들조차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투자 검토를 모두 하반기로 미룬 탓이다. 그나마 지난해부터 매각 작업에 착수한 성동조선해양만이 딜을 마무리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된 한계기업으로서는 마지막 동아줄인 외부 투자유치마저 끊긴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유암코의 행보는 단연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 기업구조혁신펀드를 결성한 후 반년 만에 영남권 조선기자재 업체인 우리공업과 스타코에 대한 투자를 마쳤다. 모두 법정관리 기업으로 유동성 공급이 절실했던 곳이다. 5년간 워크아웃 상태에 있던 포스코플랜텍 인수도 눈앞에 두고 있다. '살릴 수 있는 기업은 꼭 살리겠다'는 유암코의 투자 철학이 묻어난 결정이다.

실제 부실기업 투자는 타이밍이 핵심이다. 응급처치 기간을 놓치면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 중소기업에게 유암코의 투자는 단비와도 같을 수밖에 없다. 민간 구조조정 시장을 조성하는데 일조해온 유암코가 긴급처방 성격의 투자를 하며 '맏형'다운 행보를 보였다.

사실 유암코의 '선도적 투자'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구조조정 업무를 맡은 2016년부터 민간 구조조정 시장 조성에 앞장서 왔다. 초창기 금융시장이 구조조정 기업 투자에 난색을 보이자 스스로 자금을 조달해 투자에 나섰다. 구조조정 시장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려는 목적이었다. 투자 5년만에 1조6000억원 넘는 돈을 투자한 배경이다.

시장 조성과 함께 플레이어 육성에도 발 벗고 나섰다. '성장 사다리'를 놓아주기 위해 공동투자하는 코지피(Co-GP) 전략을 택했다. 오퍼스PE, 옥터스PE,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파인우드PE 등이 그때 성장한 곳이다. 민간 플레이어들이 자리를 잡은 지난해부터 투자 규모를 줄였지만 올해 시장이 경색되자 다시 선도적 투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유암코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정부가 막대한 돈을 풀고 금융기관들이 원금 상황을 유예하면서 당장 위기가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 한계기업이 속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구조조정 분야에 큰 장(場)이 설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다.

유암코는 최근 현 상황을 고려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투자본부, 운용본부로 이원화된 조직의 칸막이를 해체하고 두 본부 모두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개편했다. 곧 새로운 펀드 결성에 착수할 계획인만큼 투자 유치를 받는 기업은 늘어날 전망이다. 구조조정 투자가 절실한 요즘 유암코가 앞장서 어려운 기업의 버팀목이 돼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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