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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중모색 코인거래소]빗썸, 회원예치금 급감…1위 자존심은 지켰다②1.3조→1985억으로 감소…EBITDA 700억대로 위축

원충희 기자공개 2020-06-02 08:12:22

[편집자주]

지난 3월 통과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으로 암호화폐는 '가상자산'이란 새 이름을 달고 제도권에 진입했다. 반면 자금세탁방지, 테러자금조달방지 등 각종 의무를 지고 시스템을 갖춰야하는 등 진입장벽도 높아졌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일정수준 이상의 재무여력을 갖춘 사업자만 가능하다. 그러는 사이 가상자산을 둘러싼 투기 열풍이 사그러들며 시장 규모가 줄어들었다. 더벨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 암중모색을 거듭하는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영상태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7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루 거래량 최대 7조원, 회원 수 450만명 이상, 회원예치금 1조2993억원. 한때 글로벌 1위를 달렸던 빗썸코리아의 기록이다. 그러나 회원예치금은 2년 만에 1985억원으로 7분의 1 토막이 났다. 가상자산 시장 위축으로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2000억원대를 지켜오던 현금성 영업이익(EBITDA)도 7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다만 자기자본과 현금성자산이 2500억원을 웃돌고 있는 등 재무여력은 중소형 업체들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자금세탁방지, 고객확인체계, 실명계좌 등 선제적으로 도입한 덕분에 제도권 진입 가능성이 큰 업체로 꼽힌다.

빗썸의 지난해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71% 감소한 746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2655억원, 2018년 2606억원으로 2년째 유지하던 2000억원 선이 무너졌다. EBITDA는 기업이 본연의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창출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잣대다.

EBITDA가 급감한 데는 거래량 부진의 영향이 크다. 빗썸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는 블록체인 기반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회원예치금 등을 받아 고객의 거래지시를 이행하고 받아주며 수수료를 얻기 때문에 자산·수익구조는 금융회사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거래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회원예치금이다. 이는 거래소 회원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구매한 금액(원화)을 빗썸이 받아 은행계좌에 예치해두는 것이다. 회원이 보유하던 가상자산을 팔고 원화로 바꿔가려 할 때 이곳에서 현금이 인출된다. 회원예치금은 가상자산 시세에 따라 증감하는 경향이 있다.

빗썸의 회원예치금 규모는 2017년 1조3709억원에 달했으나 2018년 2330억원, 지난해 1985억원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회원예치금 감소는 그만큼 거래에서 손 뗀 회원들이 많다는 뜻이며 거래량이 줄었다는 의미다.

한때 거래량으로 글로벌 1위를 했으나 현재는 순위가 많이 내려갔다. 코인마켓캡 코리아에 따르면 5월 27일자 24시간 조정 거래량 기준으로 빗썸은 50위에 랭킹됐다. 국내에선 1위다.

회원예치금이 빠지면서 곳간에 쌓여있던 현금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빗썸은 2017년 가상자산 시장 활황으로 회원예치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이 1조4654억원으로 2016년(83억원) 대비 177배나 늘었다. 하지만 2018년과 2019년의 경우 영업활동 과정에서 유출된 현금이 유입된 돈보다 더 많아 마이너스 상태를 면치 못했다.

이 가운데 관계기업 투자와 가상자산 매입, 경영에 필요한 유·무형자산 취득과 배당금 지급 등 투자·재무활동에서 지출이 있었다. 곳간에 쌓여있던 1조4718억원 규모의 현금이 계속 소진되면서 작년 말에는 2511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빗썸은 아직 적자 전환할 정도로 경영상태가 어려워지지 않은데다 재량껏 활용할 수 있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지난해 말 기준 2589억원 수준으로 여력이 있는 편이다. 지난 3월 통과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도 이미 구축돼 있어 제도권 진입 가능성이 큰 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허백영 전 대표를 다시 최고경영자(CEO)로 복귀시킨 것도 제도권 진입에 힘을 보태는 조치다. 씨티은행과 씨티캐피탈, ING은행, ING증권 등을 거친 허 대표는 2018년 빗썸의 CEO로 재직하면서 금융사 준법감시업무 경험을 살려 자금세탁방지(AML)시스템과 고객신원확인(KYC) 기반을 구축하는 등 거래소 준법감시 체계를 대대적으로 정비한 바 있다.

빗썸 관계자는 “2017년 하반기는 가상자산 시장이 비이성적으로 과열됐던 시기라 현재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당사는 오히려 시장 안정기에 영업력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져 수익을 늘리고 국내 선두 거래소로 자리 잡는 등 차분하게 제도권에 진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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