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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 계기' 우리금융, KT라는 초우량고객 확보할까 2015년 케뱅 투자 첫 맞손, 미미했던 거래관계…IB, 리테일 등 전부문 호재

진현우 기자공개 2020-06-05 09:56:17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3일 17: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금융의 최강자인 우리금융그룹이지만 2015년 이전만해도 유독 KT와는 거래관계가 거의 없었다. 우리금융과 KT그룹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진 계기는 지난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설립이었다. 당시 KT는 케이뱅크 자본확충 로드맵에 보조를 맞춰줄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춘 파트너가 필요했고, 우리은행도 KT와 협업부문을 늘어갈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 우리나라 1호 인뱅 타이틀을 가진 케이뱅크인 셈이다. 2015년 말 예비인가를 받은 케이뱅크는 이듬해 12월 본인가 그리고 2017년 4월 출범식을 가졌다. 우리은행과 KT는 케이뱅크를 매개체로 교류를 이어갔다.

장밋빛 미래가 될 것이라 생각했던 케이뱅크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돈독했던 관계도 흔들렸다. KT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기 위해 국회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제자리걸음만 보이는 사이 카카오뱅크는 멀찌감치 앞서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본업이 같았던 만큼 저금리 기조 속에서 케이뱅크 투자를 망설였다.

지난해 DGB금융지주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검토하며 케이뱅크 구원투수로 부상하자 우리은행이 빠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돌았다. 우리은행은 KT그룹이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지분율(34%)에 발맞춰 일정비율까지 계속해서 자기자본을 태워야 했다. 지분투자는 대출처럼 단기간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 꽤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우리은행이 동의해주지 않으면 케이뱅크 유상증자를 진행할 수 없었다. 연초 KT그룹 지휘봉을 잡은 구현모 회장은 BC카드를 통한 우회 증자로 계획을 발빠르게 선회함과 동시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양사 간 전사적 차원에서 업무협약(MOU)을 논의했다. 케이뱅크로 만난 금융지주-대기업이 다시 한번 케이뱅크를 통해 결속력을 다지자는 게 두 회장 만남이 갖는 의미다.

이 자리에서 퇴직연금과 정기예금 등과 관련한 업무협의도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어느 한 곳의 금융기관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은 적잖은 부담이다. 특히 공기업으로 출발한 KT는 그 정도가 심했다.

KT가 임직원들의 급여통장을 별도로 정하지 않고 1조2000억원 정도로 알려진 퇴직연금도 자그마치 26개 금융기관(은행·보험·증권사)에 분산시켜 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의 퇴직연금 관련 적립금을 10% 이상 가진 삼성생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25개 금융사는 한 자릿수 비율을 갖고 있다.

실제 양사 간 MOU가 체결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MOU가 공식화되지 않더라도 오는 6월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둔 케이뱅크에 우리은행이 들어갈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감독당국에서 밀고 있는 혁신금융 사업이다.

금융업계의 관심은 우리금융과 KT그룹의 관계가 다시 한번 케이뱅크 투자를 계기로 강화될 것이냐에 쏠린다. KT그룹이라는 대기업을 우량 고객으로 확보할 경우 퇴직연금 등 금융상품 뿐만 아니라 리테일, 기업금융, IB, 외환거래 등 전영역에서 수혜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KT그룹은 34개 계열사를 지니고 직원 수만 6만1700명에 달하는 만큼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중요한 기관 고객일 수밖에 없다”며 “우리금융과 KT가 동반자 관계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거래 관계를 확대할 지 여부가 은행들의 관심사로 부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당장 KT그룹이 우리금융과의 거래 관계를 확대하지는 않겠지만 분명 중요한 기관고객을 확보하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케이뱅크 지분투자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이들의 관계가 한층 두터워질 수 있다는 건 일반적인 상식 수준에서도 예측해 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과 KT 관계자는 이와 관련 "MOU 관련한 내용과 함께 양사 간 금융거래 논의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말해줄 수 있는 사항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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