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도전하는 크래프톤]집단지성의 힘…공동창업에 공동 의사결정②개발 자회사와 연합 체계 구축도 특이점…장 의장 지분율은 10% 대
성상우 기자공개 2020-06-09 08:13:51
[편집자주]
크래프톤이 게임산업 판도를 바꾸고 있다. 3N으로 불리는 대형 3사 독식 체제를 흔들고 있다. 크래프톤은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 게임시장을 평정했다. 크래프톤이란 사명은 중세 장인들의 연합체를 뜻하는 '크래프트 길드'에서 따왔다. 집단 지성의 힘에 수 많은 개발사들을 연합체로 엮는 독특한 지배구조도 보인다. 빅4에 도전하는 크래프톤의 경쟁력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5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의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크래프톤은 창업 초기부터 집단 지성으로 움직였다. 6인의 공동 창업자가 함께 창업을 했고 주요 의사 결정은 이사회를 통해 집단으로 결론을 내렸다.
지금이야 집단 의사 결정이 많아졌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진 창업자가 회사 전반의 의사결정 과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영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장병규 크래프톤 창업자는 초기부터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의사결정권한을 실질적으로 분산했다.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모든 의사결정을 이사회 멤버들과 논의 후 결정한다는 원칙이 있었다. '공동 창업'과 '이사회 중심 체제'가 그가 가장 중시하는 2가지 경영 철학이다.
회사의 지배구조도 마찬가지다. 한 회사에서 모든 것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개발 자회사와 연합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갔다. 블루홀이란 이름에서 크래프톤(공방)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연합'의 의미를 담기 위해서였다.
◇ 수차례 창업 경험에서 '공동창업+이사회중심경영 원칙' 고수
크래프톤은 지난 2007년 장 의장을 비롯해 김강석, 박용현, 황철웅, 박현규, 김정한 등 6인이 창업했다. 장 의장은 창업 첫해부터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고, 대표이사는 네오위즈에서 게임퍼블리싱을 담당했던 김강석 대표가 맡았다.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2 개발 핵심인력이었던 박용현 당시 팀장은 테라 개발실장을 맡았다.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인 황철웅 PD, 박현규 디자인팀장, 김정한 프로그램팀장도 테라 개발팀으로 합류했다. 스타급 개발자로 꼽히던 이들이 모여 창업한 '블루홀스튜디오(현 크래프톤)'는 당시 업계에서 화제였다.
이는 장 의장의 창업 철학인 '공동 창업' 철학에서 비롯된 창업 멤버 구성이다. 색깔있는 파트너들이 만나 창업을 한다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철학이다. 크래프톤 이전에 창업한 회사인 네오위즈와 첫눈 역시 공동창업했다.
공동창업은 최근 스타트업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다. 개발자와 재무전문가, 관리전문가 등이 모여 합을 맞춰 공동 창업하는 형태가 최근의 창업 트렌드인데, 장의장은 20여년전부터 이 개념을 실행에 옮긴 셈이다.
장 의장은 모든 의사결정을 이사회에서 논의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절대적인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오너 중심 의사결정 구조는 장 의장이 가장 경계하는 경영 형태다. 임직원과 경영자 및 주주가 견제와 균형을 갖춰야만 회사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이같은 이사회 우위 의사결정 구조 탓에 이사회 개최 전부터 미리 결과를 짐작할 수 있는 경영사안은 크래프톤에선 찾기 힘들다는 게 내부 관계자 전언이다.
1분기 기준 이사회 멤버는 장병규·김효섭·김창한·김강석·윤원기·샤오이마·송인애 등 7인이다. 대표직에서 물러난 김효섭 대표는 이사 명단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주요 주주인 텐센트(샤오이마)·IMM인베스트먼트(윤원기)·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송인애) 측 인사들이 이사회 멤버로 포함돼 있다.
개발 자회사들과 '연합 체계'를 추구하는 점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크래프톤은 △펍지 △피닉스 △레드사하라 △딜루젼스튜디오 △En Masse(해외)를 포함한 6개 개발사의 연합체라고 지칭한다. 모두 100% 자회사다. 각 개발사 대표들이 모여 연합체의 개발 프로젝트와 경영전략 등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체를 갖추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번 실패하더라도 연합체 내에서 다시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 타게임사와의 차별화점"이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이라는 사명 역시 '장인들의 연합'이라는 의미다.
◇ 52%→17%로 낮아진 지분율…지배력은 여전
현재는 창업 멤버 중 상당수가 크래프톤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뗐다. 박용현 실장은 지난 2011년 블루홀을 떠나 현재 넥슨의 개발자회사인 넷게임즈를 창업했다. 약 10년간 CEO직을 맡았던 김강석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대표직에서 물러나 이사회 멤버인 기타비상무이사직만 맡고 있다.
장 의장 지분율은 지난 10여년간 점진적으로 낮아졌다. 수 차례의 투자 유치와 M&A 등을 통한 지분율 감소를 감내해야했다. 특히 지난 2015년 이뤄진 4곳의 개발사 인수는 피인수 회사 주식에 대해 크래프톤 신주를 발생하는 주식 스왑 방식으로 큰 폭의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했다. 당시 인수한 개발사 중에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지노게임즈도 포함돼 있다. 2017년 텐센트로부터 유치한 투자 역시 지분율 희석 요인이다. 당시 투자 규모는 5000억~6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창업초기 보통주와 상환전환우선주를 합쳐 실질 52% 수준으로 확보했던 지분율은 17.47%로 낮아졌다. 중국 게임사 텐센트가 자회사 'IMAGE FRAME INVESTMENT'를 통해 13.21% 지분율로 2대 주주 지위를 유지 중이다. 그밖에 벨리즈원 유한회사(6.88%)와 케이넷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5.72%)이 3대와 4대 주주로 올라있다.
이 중 '벨리즈원'은 초기 투자사인 IMM인베스트먼트와 JKL파트너스가 결성해 만든 사모펀드다. 여기엔 장 의장의 지분도 포함돼있다. 장 의장은 지난 2018년 본인 보유 주식 일부를 이 사모펀드에 현물출자했다. 벨리즈원에 본인의 크래프톤 주식을 넘기고 펀드 지분을 취득한 형태다. 당시 장 의장이 처분한 지분은 약 1.2% 수준이다. 이로써 벨리즈원은 당시 7% 수준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이는 텐센트의 대규모 투자 이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본인 지분을 소폭 희생해 7%대의 우호지분(벨리즈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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