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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역대 최저금리 달성…한국물 위상 제고 [Deal Story]주문 폭발, 5년물 쿠폰금리 1.125% 경신…흑자전환, 그린본드 효과 톡톡

피혜림 기자공개 2020-06-10 15:16:2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9일 16: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공사가 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RegS/144a) 발행에 나서 역대 최저 쿠폰(coupon) 금리를 달성했다. 미국 금리 인하 등으로 절대적인 금리의 기준점이 낮아진 데다 견조한 투심에 힘입어 스프레드(가산금리)를 대폭 끌어내렸다. 이번 금리 절감은 한국물 전반의 스프레드를 축소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충분해 보인다.

한국전력공사는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으로 사회적책임투자(SRI) 기관을 사로잡았다. 시장 내 견고한 지위와 더불어 올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점 역시 호재였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실적이 꺾이는 기업들이 급증해 한국전력공사의 실적이 더욱 돋보였다는 평가다. 각국의 양적완화 기조로 시장 내 유동성이 풍부한 점 역시 흥행을 이끌었다.

◇한전, 5년물 최저 쿠폰 달성…금리 경쟁력 돋보여

한국전력공사는 이달 15일(납입일 기준) 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한다. 트랜치(tranche)는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스프레드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5T)에 75bp를 더한 수준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른 쿠폰금리는 1.125%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HSBC, JP모간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한국전력공사는 이번 조달로 5년물 기준 한국물 최저 쿠폰금리를 달성했다. 8일 진행한 투자자 모집(pricing)에서 이니셜 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로 미국 5년물 국채 금리에 120bp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했으나 투심에 힘입어 스프레드를 75bp까지 끌어내렸다. 270여개 기관이 52억달러의 주문을 넣는 등 폭발적인 투자 수요가 스프레드 축소세를 가속화 시켰다.

미국 금리 인하 효과 역시 상당했다. 올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00~0.25%로 낮춰 쿠폰을 결정지을 절대적인 금리 수준 자체가 낮아졌다. 최근 한국물 발행 스프레드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지 못한 상황 속에서도 역대 최저 쿠폰금리에 도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스왑 조건 등을 감안하면 이번 조달의 비용절감 효과는 더욱 돋보인다. 한국전력공사는 원화 스왑 등을 통해 조달금리를 0.5%대 수준까지 떨어뜨린 것으로 전해진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8일 기준 한국전력공사의 5년물 원화채 금리는 1.404% 수준이었다.

◇흑자실적·그린본드로 투심 겨냥…한국물 호조 이끌어

이번 흥행은 한국전력공사의 펀더멘탈 개선과 조달전략, 시장 분위기라는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결과다. 한국전력공사는 올 1분기 연결기준 536억원의 당기순익을 벌어들였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에만 2조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 실적을 이어갔으나 올 1분기 원재료 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흑자로 전환했다. 연이은 대규모 손실로 국제 신용평가사가 크레딧에 경고음을 울리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적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급감한 가운데 한국전력공사는 흑자 전환해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이 코로나19가 기업에 미칠 부정적 효과를 우려하는 가운데 한전은 오히려 펀더멘탈 측면의 확신을 얻을 수 있었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린본드 발행으로 투자 저변을 확대한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최근 글로벌 기관은 사회적책임투자 비중을 높이는 등 의사결정 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부문을 중시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역시 이같은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그린본드 발행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채권이 그린본드 형태라는 점에서 조달 자금의 사용처는 친환경 프로젝트 등으로 제한된다.

글로벌 채권시장 내 투심 회복세가 뚜렷한 점 역시 흥행에 기여했다.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이 코로나19발 경기침체에 대응해 양적 완화 기조를 이어가자 시장 내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이에 힘입어 코로나19 사태로 급등했던 글로벌 채권시장 내 스프레드는 최근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이번 조달은 한국물 시장내 최고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 국책은행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KDB산업은행은 유로본드 프라이싱에 나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스프레드를 두자릿수 대로 떨어뜨렸다. 이어 한국전력공사는 이번 딜에서 KDB산업은행이 발행한 해당 채권의 유통금리 수준(T+75bp)까지 스프레드를 축소시켰다. 통상적으로 공기업 스프레드는 국책은행 대비 10bp가량 높게 형성된다.

한국전력공사의 이번 딜로 글로벌 채권시장 내 온기는 한국물 시장 전체로 확산됐다. 한국전력공사의 프라이싱 직후인 9일 KDB산업은행의 유통금리는 하루 만에 75bp에서 60bp대까지 떨어졌다.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의 스프레드에 맞춰 국책은행 또한 적정 금리수준을 찾아간 것이다. 이는 국책은행은 물론 한국물 전체적인 유통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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