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SCM생명과학, 바이오업계 첫 전문경영인 성공사례 녹십자·종근당 출신 이병건 대표…M&A·기업공개 등 성과

민경문 기자공개 2020-06-11 07:57:0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0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텍 경영은 ‘연구자’ 중심이 대부분이다. 창업자가 R&D를 책임지고 최대주주로서 경영을 전담하는 식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는 비(非) 바이오기업에서나 가능한 일인 것처럼 여겨졌다.

SCM생명과학은 이 같은 기존 공식을 깨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2년 전 회사로 스카우트된 이병건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SCM생명과학은 송순욱 인하대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시작이었다. 한진그룹이 그의 기술을 바탕으로 2008년 호미오세라피(현 SCM생명과학)를 설립했다. 한진은 지주회사 재편 과정에서 주력인 항공사업과 연관성이 낮고 누적된 영업적자로 이익실현이 요원하다는 판단 하에 2014년 청산을 결정했다.

회사는 청산됐지만 송 교수를 포함한 인력과 기술은 그대로 살아있었다. 송 교수는 신규 투자자를 모아 SCM생명과학을 새로 만들었다. 다만 최대주주인 송 교수는 R&D에 전념하기 위해 외부에서 CEO를 뽑기로 했다. 스카우터는 벤처캐피탈이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김연준 상무가 녹십자, 종근당 등 국내 굴지의 제약사를 이끌던 이병건 대표를 영입했다.
사진_SCM 생명과학 이병건 대표(B.G. Rhee)
흔치 않은 행보였다. 바이오기업의 경우 대학교수나 연구자 등이 창업해 경영까지 도맡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VC 입장에선 부담도 적지 않았지만 오랜 기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이 대표의 경험에 베팅했다. ‘환갑’이 넘은 제약사 출신 CEO는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였다. 그는 벤처기업의 생리에 맞게 직접 발로 뛰며 투자자를 만나러 다녔다.

이 대표의 SCM생명과학 지분은 2.53%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송 교수(21.96%)는 이 대표에 전권을 위임했다. 그는 오랜 기간 쌓아온 해외 빅파마들과의 네트워킹 이력 등을 바탕으로 SCM생명과학의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줄기세포업체로만 알려져 있던 SCM생명과학이 M&A에 본격적으로 나선 시점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녹십자나 종근당에서 번번이 막혔던 M&A 거래를 신생 바이오텍을 통해 현실화시켰다.

작년 제넥신과 함께 인수한 미국 코이뮨이 대표적이다. IPO를 앞두고 줄기세포에 이어 항암제 파이프라인를 장착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코이뮨을 통해 이탈리아 바이오 회사인 포뮬라를 사들이며 항암제 후보물질을 추가했다. 밸류에이션 상승 추이만 보면 초기 투자액의 몇 배 되는 금액을 M&A를 통해 창출했다. 임상 3상 도전과 라이선스아웃(L/O) 등을 넘어서 국내 바이오기업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표는 회사에 걸맞게 사명을 바꾸기도 했다. SCM의 약자를 줄기세포에 국한하지 않고 'Specialized Cell Medicine(세포치료제 전문 업체)'로 바꾼 점도 M&A를 통한 오픈이노베이션 행보라는 해석이다. 한 VC 관계자는 “파이프라인 자체도 중요하지만 CEO 한 명이 바이오기업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 대표가 SCM생명과학의 밸류에이션에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SCM생명과학은 최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이 814.91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약 2조 5000억원에 달했다. 앞서 수요예측에서는 기관들이 몰리며 밴드 상단인 1만7000원으로 공모가가 정해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