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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채권 전문가, 김기현 키움운용 전무 [매니저 프로파일]채권형ETF 시장확대 ‘일등공신’, 15년 팀워크 ‘형님 리더십’

이민호 기자공개 2020-06-19 13:27:4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7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 잘한다.” 김기현(사진) 키움투자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전무)에 대한 운용업계의 평가는 ‘만능’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채권 분야 국내 최고 애널리스트로 꼽힐 만큼 채권 자산 자체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은 매니저로서도 다양한 상품군을 성공적으로 운용하는 원동력이다.

김 전무의 주도 아래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내실이 탄탄한 강자로 자리잡았다. 시니어 매니저들을 15년 넘게 똘똘 뭉치게 한 ‘형님 리더십’은 김 전무만의 고유한 경쟁력이다. 국내에서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증명한 김 전무의 시선은 해외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성장 스토리: 베스트 애널리스트, 매니저로 변신해 비상하다

서강대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를 마친 김 전무는 1995년 제일경제연구소에 입사하며 채권을 처음 접했다. 대학원 졸업 당시 경제연구소에서 채권을 다루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고 채권금리 분석에 이름이 높았던 제일경제연구소에 석사연구원이자 채권 애널리스트로 첫발을 내디뎠다.

거시경제실에서 매크로를 담당하며 1년을 채운 김 전무는 증권금융실로 이동하며 본격적으로 채권시장 분석업무를 시작했다. 당시 제일경제연구소 증권금융실은 채권시장을 분석한 ‘본드브리프(Bond Brief)’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었는데 금융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김 전무도 ‘본드브리프’ 발간에 참여하며 채권 애널리스트로서 경력을 쌓아갔다.

1999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로 이직한 김 전무는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분석보고서를 내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이후 채권시장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참여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던 시기였다. 김 전무는 2001년 채권 분야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처음 선정할 때 이 타이틀을 따내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삼성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로 옮긴 2002년은 김 전무 경력에 주요 전환점이었다. 외환위기 때 상승했던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채권시장이 최고 호황기를 누리던 때였다. 채권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알리면서도 운용으로도 활동 반경을 넓혀보고 싶다는 열의가 강하던 중 삼성투신운용에서 매니저 자리를 제의해왔다. 김 전무는 초기 채권 스트래티지스트(전략가) 업무를 주력으로 삼았지만 매니저 업무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김 전무는 채권 애널리스트 출신 1세대 펀드매니저가 됐다.

2005년 우리자산운용으로 전격 스카우트됐다. 그해 LG투신운용과 우리투신운용이 합병해 출범한 우리자산운용은 김 전무에게 채권운용팀장을 맡겼다. 우리자산운용이 2006년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와의 합작으로 우리CS자산운용이 되고 2014년 키움증권에 매각돼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 합병될 때도 김 전무는 채권 운용의 중심축으로 자리를 지켰다. 2009년 채권운용본부장(상무)으로 임명됐고 2017년에는 전무로 승진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팀 어프로치’ 수익추구와 리스크관리 모두 잡다

김 전무가 이끄는 키움투자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는 팀 어프로치(Team Approach)를 운용의 기본으로 한다. 금리방향성에 베팅하는 듀레이션 전략, 수익률 곡선을 예상하고 포지션을 잡는 일드커버 전략,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또는 축소에 베팅하는 크레딧 전략, 금리선물과 금리스왑을 활용한 파생상품 전략, 고평가된 채권을 팔고 저평가된 채권을 사는 상대가치 전략 등 다양한 전략을 이용해 펀드수익률을 제고하는 것은 경쟁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한 명의 매니저가 이런 전략들을 동시에 수행하는 일반적인 운용스타일과는 달리 키움투자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는 전략마다 담당 매니저를 따로 배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명의 매니저가 자신이 맡은 전략에 따라 운용하면 각 담당자의 전략이 합쳐져 본부 전략의 총체가 되는 형태다.

김 전무는 이런 철학을 우리CS자산운용 시절 크레딧스위스의 운용방식에서 착안했다. 당시 크레딧스위스 소속 채권 매니저들과 하나의 본부에서 일하며 그들의 운용 프로세스를 직접 경험한 것이 시초다. 김 전무가 2009년 채권운용본부장으로 임명되며 본격적으로 국내 사정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을 진행했고 현재의 철학을 완성했다.

채권운용본부의 팀 어프로치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었던 데는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팀워크가 한몫을 했다. 2005년 합류한 김 전무만 하더라도 채권운용본부에만 올해로 16년째 몸담고 있으며 팀장급 매니저들이 서로 호흡을 맞춘 지는 더 오래됐다.

머니마켓펀드(MMF) 운용을 담당하는 문병석 상무는 25년 넘게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안형상 채권운용1팀장(이사)과 박경식 채권운용2팀장(이사)도 LG투신운용 때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인물들이다.

김 전무는 “업계에서 같은 멤버가 원팀으로 15년 이상 호흡을 맞춘 것은 키움투자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가 유일할 것”이라며 “고유의 운용 프로세스와 팀 어프로치를 통한 운용의 성과는 각 개인의 힘을 뛰어넘는 장기적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1: 채권형 ETF 시장확대 ‘일등공신’ 되다

김 전무의 뛰어난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채권형 ETF의 성과다. 2009년 국내에 채권형 ETF가 처음 도입될 당시 대부분 경쟁사가 '국고채3년ETF'를 도입 첫날 상장시켰다. 당시 경쟁사들은 퀀트운용본부 중심으로 채권형 ETF를 설계하고 운용했다. 채권 매니저들에게 채권형 ETF는 생소한 상품이었기 때문에 퀀트인력이 나서서 현물시장보다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선물시장을 이용하려 했고 그 중에서도 시장에서 구하기 쉬운 만기 3년짜리 국채선물이 타깃이었다.

키움투자자산운용(당시 우리자산운용)도 김 전무를 주축으로 KOSEF 국고채3년ETF를 도입 첫날 상장시키려고 했지만 내부 사정이 겹치며 불가피하게 하루 늦게 상장시킨다. 시장 선점에는 실패한 셈이지만 김 전무는 KOSEF 채권형 ETF만의 강점에 확신이 있었다. 퀀트운용본부가 아닌 채권 전문가들로 구성된 채권운용본부가 채권형 ETF을 설계하고 운용하는 곳은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유일했다.

김 전무는 채권 자산의 본질적인 특성을 살리고 투자자들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만기구간을 넓혀야 한다고 판단했다. 유동상자산을 대체하려는 수요를 국고채3년ETF보다 짧은 만기의 상품으로 유입하고 자산배분 효과를 원하는 수요를 긴 만기의 상품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었다. 김 전무는 이후 채권형 ETF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대부분 상품을 선점했다. 현물에 대한 이해가 높은 채권 매니저들이 상품 개발과 운용 전면에 나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만기 6개월 이내 채권으로 구성된 단기자금ETF, 만기 1년 내외 통안채로 구성된 통안채1년ETF, 만기 10년 국고채 중심의 국고채10년ETF, 10년 만기 국고채와 선물을 함께 운용하는 국고채10년레버리지ETF 등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상품들이다.

특히 국고채10년ETF는 보험사와 연기금 등 장기투자 기관들의 자산배분 수요 확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선보인 대표적인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KOSEF 국고채10년ETF는 올해 들어서만 순자산규모를 1400억원 이상 늘렸다. 경쟁사들과 비교해 캡티브(captive) 자금 지원이 없는 특성을 고려하면 값진 성과다.

김 전무는 운용사에서 레포거래를 가장 먼저 시작한 인물이기도 하다. 2006년 기관간 레포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을 무렵 채권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초과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레포거래가 돈을 빌리는 레포매도자와 돈을 빌려주는 레포매수자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전무는 직접 만든 자료를 들고 다른 운용사 채권 매니저들을 만나며 시장에 함께 참여하자고 설득했다.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증권금융과도 미팅하며 전산시스템 구축과 헤어컷(담보가치인정비율) 등에 대한 법제화 개선을 건의했다. 당시 수백억원대 규모였던 레포시장는 현재 100조원대 규모로 크게 확대됐다.


◇트렉레코드2: 크레딧물 손실경험, 분석능력 제고로 돌파하다

애널리스트 출신인 만큼 김 전무는 크레딧 분석에 상당한 노력을 들인다. 채권운용본부 내에 크레딧팀을 두고 크레딧 분석을 전담하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에 파급력이 컸던 다양한 크레딧 이벤트에 직면했을 때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관련 크레딧 채권을 사전에 매각해 손실이 거의 없었던 것도 탄탄한 분석 능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번 바뀌는 시장환경에서 투자손실을 봤던 경험도 있다. 이런 경험은 크레딧팀을 강화해 기존보다 더 철저히 크레딧 분석을 실행하는 계기였다.

채권 자산의 특성상 매일 채권 자체의 이자인 캐리일드를 쌓아가는 것도 본질적인 운용전략 중 하나다. 캐리일드를 높이려면 만기가 더 긴 채권을 사거나 일드 자체가 높은 채권을 사야 하는데 채권운용본부는 일드가 높은 크레딧 채권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금융시장 불안으로까지 번지자 크레딧 채권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졌다. 크레딧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던 채권운용본부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2분기 들어 손실분을 대부분 만회했지만 여전히 크레딧 시장에 양극화가 존재해 이를 해소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무는 "크레딧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다 보니 코로나19 국면에서 예상치 못한 손실을 봤다"며 "시장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크레딧 분석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2011년부터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로 강단에도 서고 있다. 2014년 서강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할 정도로 지식에 대한 열의가 높다. 김 전무는 “강의를 준비하면서 모르고 있던 사실이나 잊고 있었던 사실을 알게 돼 오히려 배우는 것이 더 많다”며 “투자 프로세스를 다시 되돌아보고 보완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업계 평가: ‘형님 리더십’ 팀워크 토대를 만들다

운용업계에서는 김 전무를 ‘만능형’ 매니저로 평가한다. 채권 자산 자체에 대한 탁월한 이해 덕분에 어떤 전략의 상품이라도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것이다. 최근 혼합형 상품이 인기를 얻으며 활동범위는 더 확대되고 있다. 이른 곧 미래에도 확장 가능성이 풍부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채권 운용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체적인 흐름에 대한 인사이트가 중요한 채권 운용 특성상 수익추구에서나 리스크관리에서나 김 전무 같은 깊이 있는 이해도를 보유한 매니저의 쓰임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런 인물은 어떤 상품을 맡겨도 회사나 투자자들이 신뢰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내부에서는 김 전무의 ‘형님 리더십’을 특히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채권운용본부 시니어 매니저들이 15년 넘게 호흡을 맞춘 것도 직급의 높고 낮음을 떠나 한 데 아우를 수 있는 김 전무의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집단지성을 추구하는 크레디트스위스의 운용방식이 현재 채권운용본부의 모태가 된 것은 맞지만 이런 시스템적인 운용은 헤드의 리더십이 없다면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다”며 “개별 매니저의 의견을 취합해 공통된 의견을 뽑아내고 펀드 운용에까지 녹여내는 것은 김 전무의 ‘형님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새로운 먹거리’ 해외로 시선을 돌리다

김 전무는 해외시장으로 시선을 돌려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유럽과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에 진입하고 국내시장에서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8%를 기록하는 등 0%대 금리가 현실화되면서 초저금리 시대가 열렸다. 김 전무는 국내 채권금리는 저성장과 고령화가 겹치며 중장기적으로 더 낮아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내채권의 메리트가 갈수록 감소하는 상황에서 해외채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4년 전 채권운용본부 내에 글로벌채권팀을 신설했다. 김 전무는 글로벌채권팀 출범을 준비하기 위해 해외채권 투자에 강점을 보유한 일본과 대만의 자산운용사들을 직접 살펴볼 정도로 공을 들였다.

글로벌채권팀에는 현재 4명의 매니저를 두고 있으며 2명이 추가로 겸임하고 있다. 김 전무는 글로벌채권팀에 추가적으로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글로벌채권팀은 국내채권팀과 함께 회의에 참여하면서 본부 차원에서 역량을 공유하고 있다.

글로벌채권팀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새로운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운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8년 10월 출시된 이 상품은 채권 듀레이션에 베팅하는 글로벌 헤지펀드에 주로 재간접투자하는 펀드로 순자산규모가 4500억원을 넘길 정도로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키움달러표시우량채권’도 글로벌채권팀이 운용을 전담하는 인기상품 중 하나다.

김 전무는 “글로벌채권팀이 출범한 지 4년으로 아직은 경쟁사에 비교해 규모 면에서는 작지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증명하고 있다”며 “해외자산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시장 상황인 만큼 경쟁력을 끊임없이 갖춰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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