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운용, 피투자사와 '사기공모' 가능성은 사기행각 주도 H 법무법인 변호사, 옵티머스 등기이사+피투자사 감사
정유현 기자공개 2020-06-24 08:04:13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3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연기 사태가 피투자사와 운용사, 법무법인 간 사기 공모 논란으로 번질 조짐이다. 법률 위탁을 맡았던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등기 이사이면서 투자한 기업의 감사를 역임하고 있다. 운용사와 법무법인, 피투자사가 한 인물에 모두 엮여 있는 셈이다. 더불어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해당 펀드로 투자한 피투자 회사의 대표도 대부분 동일 인물이다.23일 금융투자업계와 금감원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 크리에이터 펀드가 편입한 자산은 대부디케이에이엠씨,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엔드류종합건설(현 부띠크성지종합건설), 라피크 등 5개 업체의 사모 채권이다.
대부디케이에이엠씨는 이 모씨가 대표로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이다. 그런데 나머지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의 대표도 이 모씨로 동일 인물이다. 또한 대부디케이에이엠씨,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의 대표가 겹칠 뿐 아니라 감사 임원도 동일하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투자한 이 업체들의 감사가 바로 H법무법인 소속 윤 모 변호사다. 게다가 윤 변호사는 옵티머스자산운용 등기 이사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처럼 양수도 계약서 위조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때문에 이 대표와 윤 변호사의 연결고리가 끈끈한만큼 이번 사기 사건을 공모했을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대부디케이에이엠씨는 트러스트올, 코리아리츠를 관계사로 두고 있다. 코리아리츠는 2017년 STX건설을 인수하며 주목을 받은 곳이다. 이 대표는 성진건설 상장폐지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MGB파트너스의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펀드 투자금이 이 대표의 사업에 다양한 방식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환매가 연기된 펀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95% 가량 투자해 2.8%~3.2%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안정적'인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공공기관을 내세운 만큼 안정성을 높인 상품으로 리테일에서 자금 몰이를 했던 상품이다. 한국도로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대부업체 등 비우량 기업의 사모사채에 투자됐다. 일례로 대부디케이에이엠씨의 2019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6월~7월 연 4.5%~4.6%의 이율로 500억원 가까운 사채를 발행했다. 옵티머스크리에이터전문투자형 1·5·8호에 각각 100억, 175억, 134억원이 투입됐다. 1·5·8호 펀드는 정상 환매된 것으로 파악된다. 나머지 네개 기업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자 및 만기로 사채를 발행해 편입한 것으로 추측된다.
윤 변호사의 사기 행각은 교묘했다. 한국예탁결제원 등 보관된 서류에 공공기관과 거래한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예탁결제원에 펀드 명세서를 보낼 때 전산시스템이 아닌 수기로 보내고 있는데 이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는 "대표이사로 오기 전부터 회사가 예탁결제원 직원들이 펀드 명세서를 보낼 때 관행처럼 수기로 작성해서 보냈다"고 설명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측은 변호사의 소행이며 회사도 사기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딜 소싱을 맡은 법무법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법무법인 바른 외 1곳을 선임해 대응할 예정이다.
하지만 판매사들은 옵티머스자산운용 측의 해명도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딜 소싱을 외부에 맡길 수 있지만 운용은 내부 매니저가 담당하는데 사기 행각을 몰랐을 리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윤 변호사도 소속 직원인만큼 운용사가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펀드가 대부분 유사한 구조로 설계돼있고 비우량 자산을 편입한 만큼 추가 만기를 앞둔 펀드의 도미노 환매 연기 사태는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다. 판매사들은 현재 펀드에 편입된 자산의 내역을 확인하는 작업이 끝나는대로 운용사와 함께 자산 현금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옵티머스자산운용 임직원들을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감원 현장 조사가 끝나는 대로 검찰 수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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