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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현대제철-글로비스, 핵심은 '비계열 비중 확대' 글로비스 캡티브물량, 매출 절반 이하로…제철, 가격 협상 실패로 수익성 '악화일로'

박상희 기자공개 2020-07-10 10:31:28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9일 08: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 필요에 의해 설립된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넌캡티브(비계열) 물량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며 '홀로서기'에 성공한 반면 현대기아차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제철은 차 강판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의 보유 지분율이 높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꼽혔던 현대글로비스는 비계열 물량 비중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 해왔다. 반면 최대주주가 기아차인 현대제철은 외연 확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마진율 하락으로 애를 먹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인 폴크스바겐그룹의 대(對) 중국 해상운송 독점 권한을 따냈다고 밝혔다. 중국은 폴크스바겐그룹 글로벌 판매의 4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24년 12월까지 5년간(기본 3년+연장 옵션 2년) 폭스바겐그룹의 대 중국 해상운송을 단독으로 맡는다.

전체 계약 규모는 2년 연장 옵션까지 포함할 경우 2031억원이 추가돼 총 5182억원에 이른다. 지금까지 현대글로비스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따낸 운송 계약중 최대규모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외에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17개사와 물류 계약을 맺고 있다.


이번 거래로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물량 비중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016년 현대차그룹 매출 비중이 60%에 달했지만 2017년 58%, 2018년 56%에 이어 지난해 47%까지 낮췄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의 완성차 운송 매출은 2조510억원이었는데, 비계열 매출은 1조원을 넘겼다. 이번 수주로 비계열 매출 비중은 10%포인트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물량 비중을 낮추는 것은 현대글로비스의 오랜 과제였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회사로 지목돼 과거부터 지속해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왔다. 현재 정 수석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9.99%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지속적으로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한 반면 현대제철은 사업 다각화에 실패해 외형 확장은 물론 수익성 확보에도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업계에서 포스코에 이어 2위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철강에만 치중해 사업구조가 단조롭다. 2차전지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에 사활을 건 포스코와 대조된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 그룹 의존도가 높아 실적 개선 방안을 찾기도 쉽지 않다. 포스코가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고르게 강판을 공급하고 있는 반면 현대제철은 판로가 현대기아자동차에 집중돼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의해 매출 규모와 수익성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익성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7개 상장 계열사 가운데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은 현대제철이 유일했다. 현대제철 영업이익은 2017년 1조3675억원에서 2018년 1조260억원으로 1조원 문턱을 간신히 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312억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계열사 현대기아자동차에 자동차 강판을 제공하는 현대제철은 안정적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지만 동시에 제품 가격 인상이 쉽지 않아 마진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현대기아차 눈치를 보느라 제품 가격 인상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강판 가격은 2017년 2분기 톤당 6만 원 오른 이후 동결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철광석 가격이 톤당 12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가격인상에 번번히 실패했다.

현대제철 매출은 2018년 20조7803억원에서 지난해 20조5125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매출원가는 18조7082억원에서 19조1151억원으로 되려 늘었다. 이로 인해 매출총이익은 2조720원에서 1조3974억원에서 크게 감소했다. 강판 가격 인상 실패가 수익성 악화로 고스란히 귀결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정 수석 부회장이 현대제철 사내이사에서 사임하면서 현대제철의 입지는 더욱 약화됐다. 현대기아차의 일정 수준 마진 확보를 위해 차 강판을 공급하는 현대제철이 희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는 모두 현대차그룹의 필요에 의해 세워진 회사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에 차강판을 공급하기 위해 세워졌고, 현대글로비스는 현대기아차가 생산한 자동차 글로벌 운송이 당초 설립 이유다.

오너일가 지분이 높아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시달렸던 현대글로비스는 계열사 비중 낮추기와 외연 확대에 성공한 반면 현대제철은 어려움에 봉착했다. 현대제철의 최대주주는 기아자동차로 17.2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가 보유한 지분율은 6.8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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