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7월 22일 08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5년. 두산중공업의 해상풍력 시장 진출 역사다. 한 사업에 15년 동안 몸담았다는 점에서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 LG는 2011년 LCD 유리기판 양산을 시작했다가 약 9년만에 철수했다. SK 역시 2010년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6년만에 접었다. 한 사업을 시작하고 접는 데 10년이면 충분하다. 그런 와중에 두산중공업은 15년 세월을 인내했다.사업이 미지의 영역이라면 '인내의 리스크'는 더 커진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여전히 논란이 되는 이슈다. 풍속이 북유럽 등보다 비교적 느린 국내 여건상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이 여전하다. 기대와 우려 속에서 신념 하나만으로 15년을 보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도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뛰어들었다. 대형 선박을 움직이는 엔진과 블레이드(날개) 제조 기술 등이 풍력발전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2010년대 중반 차례로 모두 철수했다. 재무구조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수익성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상황도 녹록지는 않았다. 2005년 처음 진출한 후 첫 수주(신안풍력)가 2010년이다. 현재까지 누적 수주액은 6600억원으로 두산중공업 사업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미미한 규모다. 충분히 남들처럼 포기할 법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끈을 놓지 않았다. 두산중공업 안팎에서는 박지원 회장의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강조한다.
이 기다림이 빛을 볼수 있을까. 그린뉴딜 정책의 시행과 함께 정부는 세계 해상풍력 5위의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선두주자이자 생존자인 두산중공업이 이를 이끌 전망이다. 논란이 여전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확대는 '팩트'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연 1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화석 연료시대의 종말론도 시간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누군가는 탈원전 정책을 언급하며 정부가 '병 주고 약 준다'고 한다. 틀린 말이 아닐 수 있다. 다만 언제까지 '떠나간 원전 버스'에 미련을 둘 수는 없다. 생존을 목표로 분전 중인 두산중공업에 15년의 기다림에 맞물린 그린 뉴딜 정책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해상풍력으로 다시 순항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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