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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인베스트먼트를 움직이는 사람들]'투자 귀재' 박하진 상무, '경험·학습·성실' 3박자 하모니'지식+능력' 겸비한 멀티플레이어, 딜 소싱·사후관리 넘나들어

양용비 기자공개 2020-08-12 08:06:02

[편집자주]

지난 1999년 튜브인베스트먼트로 시작한 HB인베스트먼트가 최근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2018년 안신영 대표 체제의 개막과 함께 기존 심사역의 역량이 어우러져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운용자산(AUM) 5000억원 시대를 눈앞에 둔 현재 실리 있는 투자로 새 도약을 준비 중이다. HB인베스트먼트의 황금시대를 이끄는 주역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1일 07: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지식과 능력을 갖춘 인물을 ‘멀티플레이어’라고 칭한다. 어느 포지션에 배치해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만큼 조직에서 믿을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성공한 멀티플레이어의 면면을 살펴보면 뚜렷한 특징이 나타난다.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는 학습능력과 성실성, 풍부한 경험 등을 갖췄다.

HB인베스트먼트에도 3가지 능력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멀티플레이어가 있다. 목표를 세우면 익숙하지 않은 영역이라도 꼼꼼히 공부하고 면밀히 분석한다. 컨설턴트 생활을 통해 다양한 산업과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도 풍부하다. 산업과 영역을 넘나들며 투자하는 전천후 플레이어 박하진 상무(사진·투자1본부장)가 주인공이다.

카이스트에서 경영정책학 학사(91학번)와 경영공학 석사(95학번)를 거친 박 상무는 원래 시스템 엔지니어를 꿈꿨다. 업무가 정형화돼 안정적인 삶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1997년 LG-EDS(현 LG CNS)에 입사했지만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신규 사업 기획이었다.

박 상무는 “당시 계획했던 신규 사업 중 하나가 택시무선지령시스템인데 현재의 카카오택시와 유사한 개념”이라며 “이후 기획한 IT 아웃소싱 서비스는 지금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SaaS를 합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업들을 박 상무가 20년이나 앞서 기획했던 셈이다.

다만 정형화된 업무를 꿈꿨던 그에게 신규 사업 발굴은 어울리는 옷이 아니었다. LG-EDS에서 삼일회계법인 컨설팅본부로 둥지를 옮긴 것도 SAP 컨설팅 같은 반복적인 업무를 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삼일회계법인에서 그에게 부여한 업무 역시 신규 사업 발굴이었다. 신규 사업은 결국 피할 수 없는 운명과 같았다.

LG EDS와 삼일회계법인이 박 상무에게 신규 사업을 맡긴 것은 끊임없는 스터디에서 발현된 다재다능함 때문이었다. 그는 새로운 분야나 기술을 맞닥뜨리면 개념을 소화할 수 있을 때까지 정보를 찾아보고 학습한다. 현재 HB인베스트먼트에서 바이오·헬스케어부터 IT, 소프트웨어까지 영역을 가리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도 끊임없는 학습과 분석의 결과였다.

그는 “새로운 분야의 지식이 전무할 경우 고등학교 참고서를 보고서라도 개념을 이해하려 한다”며 “산업의 흐름과 방향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된 국내외 레포트를 꼼꼼히 찾아보고 투심보고서를 작성한다”고 말했다.

신규 사업 발굴을 운명이라고 받아들인 이후 박 상무는 본격적으로 투자가의 길로 들어선다. 2000년에는 지인들과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해 투자 기업에 경영자문, 시스템 개발, 마케팅 등을 적극 지원했다. 그러나 영향력있는 주주가 되지 못하면 조직 관리가 힘들다는 한계를 실감하며 1년 만에 컨설팅 회사로 컴백했다. 쓰디 쓴 실패의 경험이었다.

액셀러레이터 창업은 쓰디 쓴 실패로 끝났지만 향후 투자가로서 몸에 좋은 보약이 됐다. 박 상무는 “투자 실패로 손실을 본 경험들이 투자자로서 더욱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며 “여러 경험이 쌓여 기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10년간 경영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던 박 상무가 벤처캐피탈업계로 복귀한 때는 2008년이다. 현재는 역사속으로 사라진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하면서부터다. 이후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서 나온 뒤 개인자산가의 자금을 관리하던 그는 2018년 4월 안신영 대표와 함께 HB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HB인베스트먼트에서 박 상무의 역할은 그야말로 전천후 플레이어다. 딜 소싱부터 심사, 투자, 사후관리와 회수까지 업무 전반을 담당한다. 지난해부터는 'HB-KIS 2019 투자조합'을 결성해 대표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명성을 떨칠 수 있는 회사라면 산업 영역과 투자 단계를 따지지 않는다. 콘텐츠와 플랫폼, 게임, 화장품, 바이오,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교육, 장비, 제조, 정밀화학, 여행, 호텔 등 칩을 던진 산업은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박 상무는 전도유망한 기업이 나타나면 사업모델과 기술력, 창업자의 신뢰성을 철저하게 따져보고 투자를 고민한다. 사업 초기인 회사는 창업자의 능력, 프리IPO 단계인 회사는 기업 구조나 시스템을 따져본다.

크래프톤 자회사인 지노게임즈(현 PUBG)는 박 상무의 투자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난 포트폴리오다. HB인베스트먼트 합류 이전 2014년 5월 투자한 지노게임즈는 당시 다른 벤처캐피탈로부터 외면받던 곳이었다.

당시 박 상무는 창업멤버의 역량과 열정을 높게 평가해 칩을 던졌다. 이후 지노게임즈는 블루홀과 합병하면서 멀티플 25배의 큰 수익을 안겼다. 초기 회사들의 사업모델이나 기술력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창업자의 능력이 성과를 크게 좌우한다는 철학을 반영한 투자였다.

HB인베스트먼트에서 베팅한 기업으로는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와 딕스젠, 스튜디오씨드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바이오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상이한 산업을아우르는 만큼 꼼꼼한 스터디 이후 투자를 결정한 포트폴리오다.

박 상무는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엑소좀 플랫폼 기술을 보유했다”며 “딕스젠은 체외진단 분야에서 기술력과 영업력을 갖춰 조만간 좋은 소식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할 때 중요한 부분을 놓칠까 항상 경계하면서 솔루션을 찾을 때까지 시뮬레이션한다"며 "다른 투자자가 특정 기업의 가치를 낮게 평가해도 제가 찾은 가치와 미래에 확신을 갖게 되면 증거 자료들을 모아 설득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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