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우리금융 동맹, '종합지급결제업' 진출 포석? 자회사 필요한 BC·우리카드, '마이데이터·마이페이먼트' 협업 넘어 우회진출 가능성
최필우 기자공개 2020-08-21 08:10:22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0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이 금융 동맹을 한층 더 강화한다. 지난 19일 양 그룹 수장이 한자리에 모여 새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마이데이터(My Data,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마이페이먼트(My Payment, 지급지시전달업)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밝혔기 때문이다.표면적인 동맹 사유는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경쟁력 확보지만 양 그룹이 종합지급결제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전업으로 서비스 할 수 있는 법인에만 종합지급결제업을 허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어 BC카드와 우리카드는 사업 진출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양사가 합작법인을 자회사로 설립하면 종합지급결제업 진출 길이 열린다.

양 그룹의 합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리카드는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이후 결제 프로세스 구축 등에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없어 BC카드 결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BC카드 업무 중 30% 이상이 우리카드를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우리카드는 BC카드 지분 7.65%를 보유해 2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KT과 우리금융의 인연은 케이뱅크에서도 이어졌다. 케이뱅크 설립에 주요주주로 참여하면서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올해의 경우 KT의 케이뱅크 유상증자 길이 막히자 BC카드가 기존 KT 지분(10%)을 인수하고 대신 유증에 참여하면서 양 그룹 합작 구심점이 됐다.
또 한번의 합작 논의가 급물살을 탄 건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작되면서다. 지난 5일 데이터 3법(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됐고 금융당국이 사업자 선정에 착수했다. KT와 우리금융 모두 마이데이터 사업자 지위를 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KT의 통신 데이터와 우리금융의 금융데이터가 결합하면 다른 사업자 대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내년으로 예정된 지급지시전달업에서도 BC카드와 우리카드의 협업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우리카드는 이미 BC카드의 결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지급지시전달업이 시작된 후 양사의 데이터 공유와 공동 마케팅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다만 또 하나의 신사업인 종합지급결제업에선 당장 양사가 협업할 내용이 없다. 금융당국은 예대 업무를 아우르는 계좌가 있는 은행이나 대출이 가능한 카드사가 예대 업무가 금지된 종합지급결제업을 영위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BC카드와 우리은행, 우리카드가 전업 자회사를 만들지 않는 한 사업 자체를 시작하는 게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BC카드와 우리은행은 최근 4000억원 규모의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추가로 자회사를 설립해야 하는 건 KT와 우리금융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양사는 향후 종합지급결제업으로 창출할 수 있는 수익과 자회사 설립 여력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설립으로 가닥이 잡히면 이번 MOU에 포함된 합작법인 설립 논의에 재차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합작법인 논의는 당장은 마이데이터 사업에만 적용된다"며 "운영위원회를 통해 정기적으로 논의를 진전시키면서 협업을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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