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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칼라일, 약진통상 투자 7년만에 빈손으로 퇴장리캡·배당으로 원금 회수…IRR 성과는 미미할듯

한희연 기자공개 2020-08-27 10:34:18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6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이 7년여간 악성 자산으로 남아있던 약진통상을 제이에스코퍼레이션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100%를 지분 기준으로 143억원에 불과하다. 7년전 805억원의 펀드자금을 활용해 약진통상을 매입했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투자 실패로 볼 수 있다. 앞서 수차례 엑시트 시도가 불발되자 욕심을 버린 채 '빠른 정리'에 방점을 두고 이번 거래를 추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칼라일과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전날 약진통상 지분 100%(1936만7555주)의 매매거래를 완료했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이 약진통상 지분을 취득하는 가격은 약 143억원이다. 약진통상의 경우 칼라일이 70%, 조영태 회장 및 일가가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70%의 지분을 보유한 칼라일 입장에서는 이번 거래로 100억원 정도의 현금을 얻게 되는 셈이다. 단순히 매각금액만 놓고 봤을 때 7년간 보유했던 자산의 성과로 보기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다. 그동안 홀딩컴퍼니의 자본재조정(리캡)과 배당 등을 통해 중간 회수 자금을 감안하면 투자 원금 정도는 건진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전체 투자기간을 고려하면 성과가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칼라일은 지난 2013년 12월 그로쓰캐피탈 펀드를 통해 조 회장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약진통상의 지분 100%를 사들였다. 매입가는 2050억원 정도로 이중 44%인 9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칼라일이 펀드를 통해 투자한 에쿼티는 약 805억원이다. 창업주인 조 회장 일가도 345억원을 재투자해 30%의 지분을 확보했다.

칼라일은 약진홀딩스라는 홀드컴퍼니(SPC)를 세워 약진통상 투자를 단행했다. 최초 인수금융 또한 약진홀딩스를 차주로 이뤄졌다. 칼라일은 인수후 1년간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약진통상 수익과 유보 현금 등을 끌어올려 600억원 이상의 대출금을 조기 상환했다.

이후 2015년 칼라일은 약진홀딩스를 차주로 자본재조정(리캡)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텀론 850억원과 한도대출(RCF) 100억원 등 950억원 규모의 차입을 일으켰다. 차입으로 조달한 자금 중 최초 인수금융 잔액을 차환한 후 남은 금액은 배당재원으로 활용했다. 당시 배당 재원이 570억원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칼라일은 약진통상 인수 후 1년여 만에 펀드 출자금의 절반 이상을 이미 회수한 셈이다.

인수 후 2년이 채 되지 않은 2015년 하반기 칼라일은 JP모간을 주관사로 삼아 첫번째 엑시트를 추진했다. 당시 매각 작업은 프라이빗딜 형식으로 이뤄지면서 국내 전략적투자자(SI) 등을 접촉했으나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하고 무산됐다. 당시 매도자 희망가격은 3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인 2016년 칼라일은 약진통상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상장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을 선정하기도 했다. IPO를 추진하며 칼라일은 기존 인수금융 잔액이었던 950억원을 전액 상환했다. 내부자금 300억원과 건물담보의 단기차입금 등을 통해서다. 차입을 위해 필요했던 SPC의 설립 의미가 사라지자 SPC(약진홀딩스)와 사업회사(약진통상)를 합병했다. 기업공개 추진 당시 칼라일이 앞선 리캡과 배당 등을 통해 회수한 자금은 이미 이 시점에 1000억원 정도였다고 알려졌다. 원금을 웃도는 금액을 회수한 것으로 보이지만 7년의 투자 기간을 감안하면 내부수익률(IRR)은 미미해 보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비슷한 시기 상장을 추진했던 의류 OEM업체인 호전실업이 희망 공모가를 대폭 낮추는 등 IPO 시장 분위기가 악화되면서 약진통상의 상장은 흐지부지됐다. 2015년 매각과 2016년 IPO 시도가 무산된 후 칼라일은 2017년 9월 리파이낸싱에 나선다. 리캡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텀론 기준으로 750억원 규모다. 이를 통해 단기차입금 중 일부를 상환하고 배당재원으로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칼라일은 2018년부터 약진통상 매각을 다시 타진했다. 주로 재무적투자자(FI) 위주로 매물을 태핑했다고 알려진다. 패션 산업의 판도변화로 의류 OEM 업체들의 실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딜의 난이도를 감안, 프라이빗 딜로 작업을 추진해 왔으나 이렇다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사실 약진통상 투자와 관리는 칼라일에서도 그로쓰캐피탈펀드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그로쓰캐피탈 부문을 담당하던 박상필 대표가 2017년 말 회사를 떠나면서 약진통상의 관리 주체도 사실상 애매해졌다.

올해 초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매각을 추진하며 칼라일은 딜의 종결성에 보다 방점을 뒀다. 이미 배당과 리캡 등 파이낸싱을 통해 원금 이상을 회수한 이상 더이상 지지부진하게 자산을 갖고 있기보다는 빠른 엑시트를 선호했던 것으로 보인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글로벌 브랜드의 가방 제품을 ODM 방식으로 제조하는 업체다. 가방 뿐 아니라 의류제조로의 사업 확장을 위해 이번 딜을 진행했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약진통상 지분 100%를 143억원에 매입하며 대금 마련을 위해 200억원을 금융권에서 차입했다. 또한 약진통상에 남아 있는 인수금융 차입금 450억원의 상환을 위해 4.6%의 금리에 이를 대여해주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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