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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서린빌딩 매각 변수 '콜옵션' 제3자 지정 가능성은 CBD 가격 기준 7000억 상회···권리 보유 SK㈜ 계열사 통해 매입 추진 전망

이명관 기자공개 2020-09-09 08:24:19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7일 15: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본사 사옥으로 활용 중인 서린빌딩 매각이 본격화된 가운데 변수로 우선매수권이 지목된다. 우선매수권의 존재는 잠재 원매자들이 입찰 참여를 꺼리는 요소다. 권리 행사 여부에 따라 최종 인수자가 결정되는데, 이 변수를 잠재 원매자들이 통제할 수 없는 탓이다.

현재 시장에선 서린빌딩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 중인 SK그룹이 권리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친다. 우선매수권을 가진 SK㈜가 직접 매수하기 보다 계열사가 동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계열사를 제3자로 지정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최근 거래된 우선매수권이 포함된 거래에선 대부분 제3자 지정이 이뤄졌다. 다만 계열사에 넘겨준 사례는 없었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운용은 서린빌딩 매각을 위해 세빌스-에비슨영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부동산 운용사를 비롯해 잠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입찰 의사를 타진 중이다. 입찰은 내달께 진행될 전망이다.

입찰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다. 보유 중인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SK그룹이 20년째 본사 사옥으로 활용 중인 서린빌딩을 직접 매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그룹 지주사인 SK㈜가 서린빌딩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우선매수권은 2005년 서린빌딩을 유동화하는 과정에서 확보했다.

앞서 2005년 SK그룹은 서린빌딩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매각했다. 매각 후 다시 임차하는 세일앤리스백 형태였다. SK그룹은 SK인천석유화학(옛 인천정유)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서 본사 사옥을 유동화하는 선택을 했다. 이때 SK그룹은 우선매수권을 가졌다. 이후 하나대체투자운용으로 손바뀜이 있을 때 임대차 계약이 갱신되면서 우선매수권도 같이 남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것은 시장에서 당연시되는 분위기"라며 "관전 포인트는 제3자 지정 여부"라고 말했다.

다만 SK㈜가 직접 인수주체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무적 상황을 고려하면 수천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홀로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중심상업지구(CBD)의 최근 거래가격을 보면 단위면적(3.3㎡당) 기준 3000만원대에 이른다.

단위면적 당 가격이 3000만원으로 형성된다고 가정했을 때 서린빌딩의 몸값은 7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서린빌딩의 연면적은 8만3801㎡ 수준이다. 이에 반해 SK㈜의 보유 현금성 자산은 단기 금융상품 포함 3000억원 초반대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제3자 지정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서린빌딩에 담긴 의미 등을 고려할 때 계열사가 아닌 전혀 다른 제3자에 우선매수권을 넘기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SK㈜가 제3자로 계열사를 지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그룹 차원에서 빌딩을 매수하는 형태로 보면 된다"며 "가장 유력시되는 방안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설립을 추진 중인 리츠AMC에 넘기는 구조"라고 말했다.

현재 SK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리츠(REITs) 자산관리사(AMC) 설립을 추진 중이다. 리츠 설립 작업은 SK그룹 경영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안의 미래 신사업 발굴 조직에서 담당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자산 유동화를 위한 수단으로 리츠에 설립에 나선 것"이라며 "최근 대기업들이 코로나19로 경영상황이 악화하면서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추세인데, SK그룹도 같은 목적으로 유동성 마련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리츠AMC 설립을 위해 올해 초 외부 인사를 통해 관련 강의를 듣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이 리츠를 인수주체로 내세울 경우 재원조달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계열사를 동원해 인수재원을 투입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여기에 레버리지 효과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SK그룹 계열사가 후순위 격인 에쿼티 투자자로 나설 경우 담보대출 형태로 투자하는 대주단을 순조롭게 꾸릴 수 있다. 담보대출 비율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 경우 하나대체투자운용이 서린빌딩을 매입한 구조와 유사한 형태가 된다. SK그룹은 하나대체투자운용이 서린빌딩 매입을 위해 설정한 부동산 펀드에 에쿼티 투자자로 참여했다. 해당 펀드는 현재 SK그룹 계열사들이 65.2%, 국민연금이 3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별 지분율을 보면 SK이노베이션의 지분(23.00%)이 가장 많고 그 뒤로 SK㈜ 13.51%, SK E&S 13.51% 등이다.

이와 함께 최근 진행한 서린빌딩 리모델링에도 적잖이 자금을 쏟아 부은 점도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로 거론된다. SK그룹은 2018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준공된 지 20년 만의 일이다.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투입된 비용은 수백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SK그룹이 전혀 다른 3자를 지정해 매각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임대차 계약을 통해 임대료 조정 등 다양한 형태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 때 우선매수권을 갱신해 향후 다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할 수 있다. 만약 SK㈜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국민연금에게 해당 우선매수권이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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