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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 열전]'타깃 겹친다' GS리테일, 밀솔루션 프로젝트의 진화⑤3년전 론칭 심플리쿡, 연매출 60억…식문화 변화에 PB로 대응

최은진 기자공개 2020-09-18 07:51:09

[편집자주]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알맞은 양의 양념, 조리법 등을 세트로 구성해 판매하는 밀키트는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재택이 일상화 되면서 집밥에 대한 수요 확대로 인스턴트 식품인 HMR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별다른 제조공정이 필요없는 사업이다보니 대기업은 물론 중소·벤처기업까지도 뛰어들며 시장규모를 키우고 있다. 밀키트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과 그 현황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0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리테일은 편의점·슈퍼마켓·호텔·헬스앤뷰티(H&B) 등 젊은세대를 타깃으로 삼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갖고 있다. 밀키트 선호층이 20~30대 혹은 1~2인 가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GS리테일의 유통망과 고객층이 겹친다. 유통사 가운데 가장 먼저 밀키트 시장에 진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초기 시장 진출, 자체 유통망 활용 PB상품 전략

GS리테일은 2017년 말 밀키트 시장에 진출했다. 대기업 가운데선 한국야쿠르트에 이어 두 번째 주자다. 당시 밀키트라는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익숙치 않은 상황이었지만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 시발점이라는 판단으로 선제적으로 뛰어들었다. 브랜드명은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다는 뜻을 가진 '심플리쿡(Simplycook)'이다.


밀키트 시장 진출은 GS리테일의 '밀솔루션 프로젝트'와 맥이 닿는다. 혼밥족 및 1~2인 가구를 위한 대체 식품 등을 연구한 데 따른 결과다. 간편하게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편의점 및 슈퍼마켓, 온라인몰 고객들을 사로잡겠다는 목표다. 도시락 및 간편식의 다음 스텝으로 밀키트를 겨냥한 셈이다.

심플리쿡은 모든 재료를 손질해 셰프의 레시피와 함께 키트 형태로 제공한다. 호텔 셰프 출신의 연구원들이 메뉴를 개발하고, 요리 초보가 만들어도 맛있는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레시피를 최적화 했다. 모든 요리는 6단계 내에 완성될 수 있게 했다. 간편식이나 도시락으로 해결할 수 없는 빈틈을 공략하며 메뉴를 다양화 했다.

심플리쿡의 주요 판매처는 GS리테일의 판매망이다. 1만4000여개의 편의점 GS25와 GS THE FRESH (GS슈퍼마켓) 그리고 자사 온라인 플랫폼인 GS프레시몰이다. 특히 GS프레시몰에서 매출의 60%가 창출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를 감안해 전담 배송매니저가 예약한 시간에 맞춰 원하는 장소로 배송해주는 '콜드체인시스템'도 갖췄다.

판매채널별로 취급하는 제품에 차별을 뒀다는 점도 주목된다. GS프레시몰에서 판매하는 온라인 전용 상품은 집에서 쉽게 하기 어렵고 재료가 많이 필요한 요리가 주메뉴다. 소곱창전골과 같은 한식부터 비프&치킨퀘사디아, 지중해식해산물빠에야, 밀푀유나베 같은 셰계요리 등으로 구성된다.

수퍼마켓인 GS THE FRESH는 주고객층이 '장보기' 고객들인만큼 참나물 두부무침, 아욱된장국 등 일상 반찬류나 얼큰 해물탕 재료, 버섯 불고기 전골 재료 등 부재료 키트를 운영한다. 편리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재료를 모아 만들어 놓은 키트다. 편의점인 GS25에서는 혼밥족을 공략해 냉동 도시락이나 얼큰해물탕 등 즉석에서 바로 먹거나 쉽게 요리할 수 상품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50여개 상품 출시, 대형사 중 최다 구성

사업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난 현재 심플리쿡 브랜드를 달고 나온 상품은 약 100여개다. 이 가운데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밀키트는 약 절반인 50여개 정도다. 밀키트 시장에 진출한 대형사 중 가장 많은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간 기준으로 6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편의점 매출이 9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여도가 매우 미미하다. 다만 경쟁사인 한국야쿠르트나 CJ제일제당 보다 소폭 앞서나가는 실적이라는 점은 꽤 고무적이다. 올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택 수요가 늘면서 주문건수가 약 800%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GS리테일은 PB(Private Brand) 사업의 핵심품목으로 밀키트를 적극적으로 키울 계획이다. 자사 유통채널을 찾는 주요 고객들에게 한끼 식사를 제공하고 식생활의 해결책을 제안하는 '토탈 밀솔루션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유통채널의 콘셉트를 단순 생필품 구매가 아닌 식문화의 주요 플랫폼으로 전환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특히 GS리테일이 확보하고 있는 경쟁력은 밀키트 사업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수퍼마켓 등을 운영하며 확보한 신선식품 역량은 밀키트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제품 경쟁력을 좌우한다. 편의점, 슈퍼마켓, H&B 등을 이용하는 고객층이 트렌드에 민감한 청년층이라는 점도 밀키트와 맥이 닿는다. 타깃 고객층이 겹치는 데 따라 시너지를 내기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GS리테일의 밀키트 사업에서 또 다른 특징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기업과 활발하게 협업을 맺고 있다는 점이다. 식품기업인 대상, 신세계푸드 등과 함께 공동 상품개발 및 마케팅에서 협업을 제휴하는 것은 물론 패션그룹형지와 함께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밀키트 사업 및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밀키트 사업은 GS리테일 내 두개의 사업부문이 협업을 하고 있다. '밀솔루션프로젝트셀'과 '심플리쿡셀'이라는 조직이다. 밀솔루션프로젝트셀은 대체식품에 대한 개발 및 발굴 등을 담당하고 심플리쿡셀은 실제 밀키트 사업을 추진한다.

총괄 임원은 M4(마켓 for) 전략부문의 김경환 상무다. 김 상무는 홍익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GS리테일에 입사해 비식품팀, 디지탈사업부문 등을 거쳤다. 현재 이커머스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밀키트 사업이 이커머스에서 가장 많은 매출이 창출되는 만큼 관련 부서에서 담당하는 형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PB상품을 강화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밀키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50억원을 다소 웃도는 수준의 미미한 매출"이라며 "인구·환경적 구조변화로 인해 식문화가 바뀌는 데 따른 당연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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