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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물류 자회사 파장]최정우 회장, 포스코GSP 안착 여부...성과 인정받을까CFO 출신 성향 '비용 절감' 등 수익성 강조...구조조정 완성 평가

박상희 기자공개 2020-09-15 10:59:40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물동량 약 1억6000만톤, 물류비 약 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화주다. 국내 대형 철강사 가운데 유일하게 물류기업이 없는 기업이기도하다. 돌연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물류·해운업계는 기존 생태계를 흔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 최초 재무통 출신 CEO인 최정우 회장의 물류비 혁신 '승부수'가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올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0일 14: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은 역대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눈에 띄는 타이틀을 많이 가지고 있다. 20년 만에 탄생한 비(非) 서울대, 첫 비 엔지니어 출신으로 주목을 받았다. 포스코GSP가 연내 성공적으로 출범한다면 최 회장은 타이틀을 하나 더 갖게 된다. 반백년이 넘는 시간 동안 포스코그룹이 숙원했지만 품지 못했던 물류 계열사를 설립한 CEO가 된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최 회장의 접근법은 남달랐다. 인수합병(M&A)를 통해 해운사나 물류기업을 품으려던 전임자들과 달리 물류비 혁신을 앞세워 자회사를 설립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재무통 출신 CEO인 최 회장이기에 고안할수 있던 묘수라는 평가다. 최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점에서 물류 자회사 설립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전임자들 실패한 M&A 대신 자회사 설립으로 선회

통상적으로 재무통 출신 CEO에게 기대를 거는 건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제고다. 최 회장이 지금까지 써 온 성공 방정식도 이러한 통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부산 출신인 최 회장은 동래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했다. 이후 재무와 기획·전략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최 회장이 재무통 출신으로 특히 빛을 발한건 2015년 가치경영실장을 맡았을 때다. 위기 상황에 놓여 있던 포스코의 구조조정을 설계했다. 이후 포스코의 국내 계열사는 71개에서 38개, 해외 계열사는 181개에서 124개로 줄었다. 최 회장이 주도한 구조조정 결과 포스코는 7조원 규모의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봤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 받아 2018년 2월 포스코켐택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권오준 포스코 전 회장의 갑작스런 중도 퇴임으로 포스코 회장에 취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을 통한 재무개선 결과가 오늘의 그를 만든 요인이다.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시점에서 최 회장이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로 낙점한 건 물류비였다. 재무통인 최 회장에게 조 단위 자금이 소요되는 물류비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리 없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만 물류비로 약 3조원 가량을 썼다. 물류비를 혁신하면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포스코는 물류 자회사 설립 목적으로 물류 업무를 하나의 회사로 통합해 중복과 낭비를 제거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 시절 가치경영실장을 맡으면서 계열사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에 최정우 회장이 추가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분야로 물류를 선택한 것 같다"면서 "기존 제철소장이나 연구소장 CEO가 생각하지 못했던 물류 자회사 설립을 재무 전문가 출신인 최정우 회장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실적 악화…물류 자회사 '성과' 될 수 있을까

포스코GSP 설립과 관련해 특히 관심을 끄는 점은 최 회장이 내년 3월 연임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역대 어느 회장도 시도하지 않았던 물류 자회사 설립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이는 최 회장의 업적이 된다.

과거 포스코는 여러 차례 해운업과 물류업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포스코 계열사로 편입된 포스코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09년 대우로지스틱스의 대주주 지분 27.5%를 인수하며 해운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해운업계 반대로 무산됐다. 2011년 물류회사 대한통운 인수전에 나섰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

M&A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단숨에 일정 수준 이상 '규모의 경제'를 갖춘 물류기업을 계열사로 품을 수 있는 수단이다. 반대로 자회사 설립은 초기 자본이 많이 투입되지는 않지만 물류 경험이 없는 포스코에게는 일종의 도전이다. 다만 포스코 계열 전체 연간 물동량이 1억6000만톤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포스코가 의지만 있으면 수년 내 포스코GSP를 우량 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 단위 물류비가 외부로 지출되는게 아니라 자회사로 간다면 포스코그룹 입장에선 윈윈할 수 있다"면서 "철광석 등 원료 공급이 중요한 포스코로서는 물류 자회사와의 시너지효과도 고려했겠지만 장기적으로 포스코GSP를 글로벌 종합 물류기업으로 키워보겠다는 청사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철강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상반기 연결기준 포스코 영업이익은 87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급감했다. 특히 2분기에는 실적 공시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1085억 원 손실)를 낸 상황이다.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인 악재가 발생했다고는 하지만 리스크 관리는 CEO 경영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다. 최 회장 입장에서 실적 악화는 상당한 부담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물류 자회사 출범과 안착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최 회장에게는 연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이 비용 절감과 이익 극대화로 연결된다면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에도 부합하기 때문에 주주 입장에선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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